한때 사악대마왕이라는 필명을 쓰시던 "묘한"님의 점소이 작삼을 추천합니다.
이 작품은 원래 묘한님과 댓글 이야기를 하기 전부터 좋아했던 작품이죠. 결정적으로 얘기를 하게 된 것은, 코믹무협에 대한 비판에 대해 묘한 님이 울분을 터뜨린 이후 였습니다.
그 때 일부 코믹 무협을 씹던(?) 제가 묘한 님에게, "점소이 작삼은 저도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라고 말해서 화해 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이런 대사가 오고 갔다는 것에서 눈치 빠르신 분들은 어느정도 눈치 채시겠지만 ...
점소이 작삼은 단순히 말장난이나 기발한 설정에만 의존하는 코믹 무협이 아닙니다.
1. 시대적 배경에 구속받지 않으려는 의도적인 공간의 설정.
묘한 님은 "코믹"의 상황을 극대화하며 다른 유해성분(?)의 침해 가능성을 제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특정 시대 배경을 넣지 않았는데 ...
사실 그러한 작업은 설정을 0에서 부터 새로 만들어야 하는 어려운 작업이 될 수가 있죠. 그런데 ... 그 작업이 된 소설입니다. 아마 설정집만 따로 만들면 그 분량도 엄청나 질 수 있는 소설이죠.
그만큼 구성이나 전개, 반전에 신경을 쓴 탄탄한 코믹 무협입니다. (웬만한 진지 무협 보다 더 플롯 구성이 돋보이죠.)
그렇다고 언어 구사 능력이 떨어지는 분인가? 그건 절대 아닙니다. 재치 만땅이죠. 거의 매 편 마다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강자 시점의 대리만족이 아닌 약자 시점의 대리 만족
아주 묘해질 수 있는 아슬아슬한 설정이죠. 어쩌면 가장 쉬운 길은 짱쎄고 잘난 운빨 캡 주인공입니다. 하지만 ... 이건 진정한 대리만족이라기 보기 힘든게 ... 주인공과 현실의 나 사이의 엄청난 "괴리감" ... 때문에 로또 복권에 제대로 당첨 된 경험이 없는 저 같은 경우에는 .... 아예 통쾌하기 보다 비참함을 느끼기 조차 합니다.
점소이 작삼의 설정은 그러한 이질적인 강자에 대한 부분을 예리하게 파고들죠. 약하고 평범한 (건전 만땅하고는 거리가 먼) 어떤 점소이의 엄청난 운 ...
그러나 그 운은 결코 화려한 그런 것이 아닌 ... 얻어맞아야 강해지는 다소 우스꽝 스러운 상황이죠. 또한 작삼이라는 존재가 야망의 존재가 아니기에 선택 받게 되는 역설적인 세상의 진실 조차 묘하게 그려집니다.
그러한 어리 버리하지만 현실에 가까운 우리의 자화상을 통해 작가는 다소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와 대입 될만한 일부 인물을 등장시키며 (제 기억에는 29만원과 그의 친구의 메타포에 해당하는 캐릭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밟습니다.
지. 근. 지. 근.
3. 상당히 현실적이고 개연성 있는 관계 설정 또한 매력적입니다.
툭 튀어나오는 그런 것이 아니죠. 흔히들 우리는 그러한 이야기의 진행을 가지고 "작가가 억지로 짐수레를 끌고 간다." 라고 비웃습니다. 드라마에 걸핏 나오는 백혈병이나 순애보, 신데렐라 같은 것들 ...
하지만 그게 들어가면 욕을 먹어도 이상하게 (어쩌면 당연하게) 드라마가 잘 되는 것처럼 ...
무협에도 어떤 인기 메뉴가 있다고 저는 봅니다.
작삼은 그러한 메뉴를 비틀어서 보여주죠. 몰입이 되면 함께 독자와 작가가 함께 비트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그 비틀린 것들 속에서 묘한 웃음과 자신의 모습을 찾을 수 있게 되죠.
그런 소설은 결코 흔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저는 점소이 작삼을 수준높은 코믹으로 봅니다. 캐릭터가 수준이 높다던가, 구타를 찬양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어리버리 작삼이나 구타와 같은 소재는 그리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든 소재죠.
하지만 묘한 작가님의 손에서 살아난 작삼이라는 인물은 ... 그런 소재를 멋진 다른 무엇으로 탈바꿈 시키죠. 만화 요리왕 비룡에 나왔던 숙주나물, 숙주나물은 봉황이 되어 만한전석을 이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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