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눈에서 봉룡광천의 마인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섬뜩한 마기가 흘러나왔다.
- 고오오오오오오!
대기가 음산하게 떨리는 가운데, 사신무제 벽옥이 마관에 든 자들 중 오존을 제외하고 최강자인 네 사람의 이름을 크게 불렀다.
“레니, 폭렬천사, 간결, 수면선인!”
“네? 네, 무제….”
얼결에 답하는 그들에게 벽옥이 명했다.
“마후를 막기 위해선 사방신의 힘을 결집해 복마사신무를 펼쳐야 한다. 당신들의 조력이 필요해. 여기서 그녀를 막지 못하면 문낙원은 파멸이야!”
“말씀하십시오. 무엇을 해야 합니까?”
“레니, 자운도는 수성의 기운, 북방 현무의 좌에 서라. 폭렬천사는 화성의 기운, 남방 주작의 좌에. 간결, 백전춘무(白戰春舞, 하얀전쟁: 봄의 왈츠)는 금성의 기운, 서방 백호의 좌에. 정신차려, 수면선인! 정녕 문향이 마후로 거듭나길 바라는 것이냐? 네가 동방 청룡좌를 맡아야 한다. 움직여!”
기이한 마기에 둘러싸인 문향을 중심으로 네 고수가 사방좌를 맡아 서자, 벽옥이 두 팔을 높이 쳐들며 외쳤다.
“복.마.사.신.무(伏魔四神舞)!”
그와 함께 네 고수의 몸에서 붉고, 푸르고, 희고, 검은 네 가지 색의 기운이 솟아올라 벽옥의 몸에 흡수되었다.
그리고.
“황.룡.파.천(黃龍破天)!”
벽옥의 몸에서 거대한 금빛 구체가 쏟아져 나와 마후로 깨어나는 문향을 덮쳤다.
- 아아아아아아악!
문향의 비명인지 마후의 비명인지 모를 비명 소리와 함께.
- 콰과과과과과과광!
신록마관이 붕괴되었다.
*
폐허 위에 선 34명의 고수들이 백짓장처럼 창백한 안색으로 누워 있는 벽옥의 곁으로 모여 들었다.
수면선인이 그녀의 곁에 무릎 꿇으며 말했다.
“마후의 힘은 사라졌습니다. 무제님 덕에 문낙원이, 문향이 제 목숨보다 사랑했던 문낙원이 파멸의 운명에서 벗어났습니다.”
“내 덕이 아니에요. 당신들의 힘이에요.”
“…….”
“이제 오존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케이, 명마, 그리고 칠우.. 당신들도 동의하나요?”
세 사람이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는 가운데, 사신무제 벽옥이 미소를 머금고 당부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는 법. 당신들로 인해 문낙원이 다시 태어나기를 바랍니다.”
벽옥의 눈에서 생기가 급격히 사라져갔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음을 감지한 군웅들의 시선이 착잡하게 가라앉았다.
벽옥이 마지막 힘을 쥐어짜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웃으세요, 여러분. 이제…… 신록대전은, 끝났습니다.”
새로운 세상을 알리는 태양이 떠오르며 숨결 없는 그녀의 얼굴을 환하게 비추었다.
* 너무 길어서 끊기나봐요.. ㅠㅠ
* 6천자에 가까우니.. 저도 압니다. 미친 짓이라는 거.. 하지만, 급하게 써서 문장은 좀 엉망이어도 내용은 다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이게 생각해 보니, 제 첫 완결작이더라구요.. ^^;;
* 취록옥님이 갑자기 뜬 이유는 보니까 저하고 2009년 연재 시작 동기시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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