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크스, 두 개의 심장>
에룬디아 대륙의 패권국인 서고트 제국.
체르반 대제는 40년간 이 대제국을 안정적으로 통치하며 북방 영토 수복 및 샤델란 정복의 대업을 이룬다.
그러나 영광의 군주라 불리던 황제의 시대도 세월의 흐름 속에 어느덧 황혼을 맞이하고,
늙은 황제는 불안정한 후계 구도를 생각하며 시름에 잠긴다.
황태자 갈리우스는 병약하고, 그의 장남이자 황제의 장손인 레덴프리스 황자는 뛰어난 자질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를 닮은 체질로 인해 황제를 만족시키지 못한다. 황제는 자신의 장손을 시험하기 위해 그를 샤델란 사절단에 합류시키고, 샤델란의 관문 도시에서 소년 황자는 노예 소년 렌과 조우하게 되는데...
누구보다 뛰어난 황제의 자질을 갖추었으나 병약함을 타고난 황자 레덴프리스,
그의 막내 동생이자 태어나기도 전부터 모후의 사랑에 굶주려야 했던 황자 베네크스,
자유의 독배를 마시고 고난의 길을 걷기 시작하는 노예 소년 렌.
이 세 사람의 이야기를 날실로, 수많은 다른 등장인물의 이야기를 씨실로 하여 엮어가는 기나긴 여정.
"너는 권좌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
어린 원손은 흰자에 새파란 빛이 돌 정도로 맑은 눈으로 할아버지를 응시하다, 잠시 후 황제가 앉은 안락의자를 가리켰었다.
"지금 할아버님께서 앉아 계신 자리가 황제의 권좌입니다."
"이것은 그저 안락의자가 아니냐."
"황제가 선택하지 않은 권좌는 더 이상 권좌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니 황제가 어떤 자리를 선택하여 앉았다면, 그 자리가 곧 황좌가 아닙니까?"
황제가 웃었다.
"우문현답이구나. 그래. 신으로부터 왕권을 받은 진정한 군주라면, 설사 짚풀 위에 앉아도 그 자리가 곧 권좌가 되는 셈이지."
황제는 맏손자의 백금발을 쓰다듬으며 한 마디를 덧붙였다.
"하지만 때론, 권좌가 군주를 만들기도 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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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크스, 두 개의 심장’은 군주, 성장, 통치에 관한 장편서사물입니다.
기본적으로 황제와 왕들의 이야기, 군주와 그 혈족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정쟁, 권력다툼, 영토싸움이 주된 테마는 아닙니다.
황실 로맨스도 아니고, 성장물로 분류하기도 무리가 있습니다.
다양한 군주들이 사람으로 살아가는 이야기,
그리고 국가의 테두리 속에서 살아가지만 그 속에 함몰되어선 안 될 모든 사람의 이야기.
거대 서사를 타고 흘러가지만
거대 서사로 환원될 수 없는 인간의 이야기.
미시나 거시로 나눌 수 없는 사람과 시대의 이야기를 표현하고 싶습니다.
주의: 묘사 중심, 만연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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