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피아에서 유료연재를 시작한다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유료연재가 시작되면서, 양질의 작품을 써낼만한 역량있는 필자들도 많이 유입될 것이고,
독자들의 정당한 비판을 외면하거나, 작가의 절필을 우려해 정당한 비판도 하지 못하는 경우는 줄어들 것입니다.
적어도 지금보다 장르문학의 질이 향상되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 공감하는 바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액제에 대하여 마냥 비판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는가에 대하여는 의문이 듭니다. 정액제가 가지는 폐해는 분명하지만, 순기능도 분명합니다. 이것을 고려하여 더 나은 방안을 고심해야 하는 것이지, 정액제가 장르문학 필자를 비롯한 다양한 이들에게
경제적 타격을 주는 주범이라고만 생각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장르문학의 위기가 고조되는 것은 소비자의 숫자의 감소 때문입니다. 더불어 장르문학 필자가 증가하였기 때문입니다.
소비자의 숫자는 장르문학의 주된 소비층인 청소년층이 줄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왕년의 소비층이었던 청소년들은 장년이 되어, 그중 상당수가 장르문학을 외면하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자세히 논하지 않겠습니다만, 그럼에도 이것을 언급한 것은 장르문학 소비층의 다수는 권당 수천원(적어도 1~2천원이 아닌)의 가격으로 다수의 작품을 구독할
수 없습니다. 그들이 즐기는 문화컨텐츠가 장르문학만이 아닌 것이 첫번째 이유이고, 장르문학이 싸게 소비된다는 편견이 두번째 이유입니다.
두번째 이유는 극복되어야 하는 문제이지만, 첫번째 이유는 장르문학이 경쟁해야하는 다른 문화컨텐츠에 비해 얼마나 경쟁력이 있느냐의 문제이므로 고민해봐야 합니다. 정액제를 마냥 거부할 수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정액제는 작가들의 수익구조에 근본적인 문제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만, 이는 정액제 가격자체를 인상하고, 정액제를 통해 하루에 선택할 수 있는 작품수를 제한하는 방식 등을 고민해 볼 수 있습니다. 수익분배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겠지만, 가격인상이나 기타의 요소들을 활용한다면, 극복하지 못할 문제도 아닙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가격 대비 연재분량이 어느 정도 확보되어야 하는데, 이는 운영주체 측에서 작가에게 강제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 글은 정액제를 왜 선택하지 않느냐하고 비판하려는 글은 아닙니다. 운영진 측에서도 정액제를 고려하신다고 하니, 더더욱 그렇지요. 다만 정액제에 대해 보이는 상당수의 반감들보고, 과연 정액제 시스템이 현시장구조 하에서 회당 결제시스템보다 저열한 구조를 양산해내는가 의문이 들어서 글을 써보았습니다.
첨언하자면 정액제 시스템이 되었든, 회당 결제시스템이 되었든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것과는 큰 관련이 없습니다. 기존 소비층이 아주 저렴하게 소비하던 것을(혹은 무료로), 어느 정도의 가격을 받아내면서 계속 소비하게 하는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시장발전방향과는 큰 관련이 없다는 것이지요. 다만 현시장구조하에서 작가수익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회당 결제시스템을 취하고 있는 타사이트의 경우를 보아서는 그 효율에도 의심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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