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이머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없진 않지만 대부분 롤이 배경이죠. 그런데 우리 아재들, 롤 잘 아나요?
저만 해도 롤이라는 게임이 있다는 건 알지만 거기의 무슨 캐릭터가 어떤 특징이 있는 지는 잘 몰라요. 뭐, 그래도 프로게이머 소재 특유의 승부 느낌도 좋고 이야기적으로도 재밌어서 그래도 소설은 읽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진입장벽을 느끼긴 하네요. 게임의 변형된 캐릭이름에 이놈이 대체 어떻게 생긴 놈인지 글을 읽다 인터넷 검색을 해본 적도 있고요.
요는 요즘 나오는 롤 소재 프로게임 소설들은 아재들 입장에서 좀 낯설다 이겁니다.
아재들 입장에서는 역시 롤보다는 스타죠.
임요환, 홍진호, 서지훈, 변길섭, 박정석, 강민...
그 때 그 시절, 게임을 했든 안 했든 위 이름이 낯설다는 아재들이 있을까요?
제목 그대로 그런 아재들을 위한 프로게이머 소설들이 나왔습니다.
사실 스타 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소설들이 없던 것은 아닙니다. 지금 추천하는 작품과 마찬가지로 과거로 회귀해서 성공하는 그런 소설들이죠.
그렇지만 그런 소설들 가운데 추천하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작품은 별로 없더라구요. 뭐랄까, 다른 건 다 떠나서 일단 주인공이 너무 밉상이데요. 한 번 실패해서 최악의 상황에 처했던 사람이 과거로 가면서 남들보다 게임 조금 잘 한다고 은연중에 다른 사람들을 전부 얕보는 듯한...
그런데 이 글은 최소한 그런 점은 없습니다. 문체가 안정적이라 그런지, 아니면 작가님이 과거 그 시절에 대한 향수와 존경심을 가진 게 은연 중에 우러나는 건지 주인공이 밉상인 그런 분위기가 없어 좋데요.
거기에 작가님이 스타 크래프트와 그 쪽 업계에 대한 지식이 꽤 자세하신 듯 한데 덕분에 글이 풍성한 느낌을 줍니다.
단점을 찾자면 용어문제인데... 이건 한 번 읽어보시면 무슨 말인지 바로 아실 듯 하네요. 법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자꾸 머릿속으로 용어를 변환하게 되서 좀 그렇더라구요.
위와 같은 이유로 이 글을 추천합니다.
롤보다 스타 크래프트에 익숙하고 프로게이머 계통에 관심 있고 소설 읽기를 좋아하는 아재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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