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우 님의 권왕무적... 아마 현재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일
겁니다.
그 명성대로 10권까지 읽으면서 별 지루함을 느끼지 못했습
니다. 논리적인 결점을 따지자면 따질수야 있겠지만,
비교적 매끄러운 진행을 보기 좋았습니다.
권왕무적을 한줄로 정리한다면 바로 '폭력의 미학'이
아닐까요?
주인공의 거칠 것 없는 시원시원한 행보...
그리고 무너지는 기존 무림의 질서...
이런 데서 대리만족을 얻게 됩니다.
작가님도 분량의 상당부분을 할애해서 권왕을
칭송하고 있는 데, 아마 그런 의도를 구체적으로
상기시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머리좋고 돈 많고 권력 있는 집안의 사람이 득세하는
현실에서.. 주먹하나로 자수성가해서 자신의 틀로
세상을 바꾸는 아운의 행보가 시원하게 느껴지는 건
당연해 보입니다. 남자는 주먹이니까요^^;;
뭐 도의적인 문제로 가면 끝이 없으니까 넘어가고요.
보는 내내 궁금했던 건... 14대고수가 너무 강하다는
겁니다. 300년 전의 천하제일고수인 칠초무적자가
별로 강하다는 생각이 들질 않으니;;;
칠초무적자가 주먹질 일곱번으로 당시 천하최고수들을
모두 꺾었는데요. 아무리 사상최고의 성세를 맞이했다 해도
무공수준이 최소 몇 단계는 차이가 나는 듯;;;
아운의 2, 3사부는 14대고수 발끝에도 못 미칠지도...
동양의 일반적인 상식으론 시간이 지나면서 물질문명은
발달해도 정신문명은 쇠퇴한다는 관념 아닐까요?
무공 역시 정신문명의 산물이니 가면 갈수록 쇠퇴한다는 것이
김용 소설에도 뚜렷하게 드러나 보입니다.
또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무공이나 사상적 측면에서
제자가 스승을 넘어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스승을 발판으로 삼을 수 있는 과학과는 다릅니다.
누가하든 무조건 0의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이 자기수련이죠.
경지가 낮은 사부에서 경지가 높은 제자가 나오기 힘들죠.
보통은 그 수준마저 유지하기 힘든 게 사실입니다.
뭐, 이건 작가 설정이니 넘어가고... 그래도 아운의 무공수준이나
천재성은 납득하기 힘든 수준입니다. 겨우 몇 년 뒷골목에서
싸웠다는 경험 하나 가지고 14대고수와 비교할 순 없죠.
100년 가까이 무공을 익힌 초천재들과 비교해서...
무공을 입문한지 10년도 되지 않는 아운이 따라잡다니...
무공수련이 애 이름도 아닌데요. 아무리 내공은 뒷받침이
되도 그렇지... 주인공에게 남발되는 기연도 그렇고...
작가님이 무리하는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남자는 주먹이고 권왕은 무적이라는 소리를 들으려면
애초에 스승이 넘겨주려한 내공까지 거부했어야 하는 게
아닌지? 남자는 자기 힘으로 일어서야 하니까요.
스승을 통해 별 힘들이지 않고 무공을 성취하고... 내공의
소중함도 모르는 사람이 감히 무적이라는 말을 쓸 자격이
있을까요?
물론 위의 투정은 극히 일부의 불만일 뿐입니다.
그런 약간의 불만을 제외한다면 권왕무적은 명성만큼의
재미를 보장하는 글이죠. 부디 유종의 미를 거두었으면 합니다
그런데 요새들어 조금 늘어지는 면이 있긴 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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