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강무
작품명 : 이그라혼 연대기
출판사 : 자음과 모음
꽤 오래된 글이고
먼치킨의 왕도라 일컬어지는 글인 데도
생각보다 감상이 적은 것 같네요.
3부작 총 20권이 넘는 초대작....
이때까지 제가 접한 글 중에서
이렇게 스케일이 큰 글은 또 처음입니다.
횡적 스케일은 중간이지만 종적으로는
수천, 수만년이니...
주인공 라혼이 여러번의 환생을 겪으면서
신마대전을 준비하는 내용이지만
끝까지 가보면 구도소설 비슷한 내용까지 포함;;;
작가님 말대로 버라이어티 먼치킨 판타지 소설이죠.
영지물, 여행물, 환생물.... 거기다 동방과의 짬뽕.
상당히 실험적인 작품입니다.
생각할 수 있는 여러가지 소재가 다 쓰였다고 볼 수 있죠.
그러면서도 다양한 정치적 입장이 고려되는
진행덕분에 그다지 무리를 느낄 수 없습니다.
출판사 덕인지 중간에 오탈자가 심각하고
중간중간 개연성 부족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허나 실험작을 이렇게 거대한 규모로 쓸 수 있는
그 과단성에 찬사를 보냅니다.
어쩌면 나중에 작가님 스스로 이 작품을 부끄러워
하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스케일이 너무 크거든요.
웅장하지만 그 주제의식을 받아들일 수 있냐
없냐... 하는 건 독자의 선택이죠.
때론 독자가 작품에 잡아먹히지만...
반대로 작가가 독자에게 잡아먹히기도 합니다.
이 작품은 그런 경계에 서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소원한다면...
앞으로 10년 후에도 이 정도 스케일의 작품을 쓰실
정력이 되신다면 그 작품은 틀림없이 독자를
마구마구 잡아먹는 악마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이그라혼 연대기는 자유로운 재치가 돋보였지만
초반의 미숙함이 많은 걸 갉아먹었다는 아쉬움이
있으니까요. 세월이 약이 될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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