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건드리고고
작품명 : 고수현대생활백서
출판사 : 영상노트
고수현대생활백서 7권의 감상을 보니 궁금해져서 7권을 읽었다.
다 읽고 느낀 건 앞권들과 별 차이 없다는 감상이었다. 심각하게 수준이 낮아지지도, 그렇다고 작품성이 높아지지도 않았다. 그저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는 호쾌함의 강함을 추구하고 있었다.
지적받았던 생체플루토늄 이야기는 확실히 황당하다. 폭발에 이르는 원리는 던져두고라도 세포가 단시간내에 융합한다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이야기이다. 더구나 두 명이 합체했다고 두 배로 강해지지는 않는다. 융합하는 데 로스된 에너지는 어찌할 것이며 설사 에너지를 더 발산시킨다고 해도 냉각은 어찌 할 것인가? 무공이 과학적레벨로 내려가면 응당 따라오는 물리학적 생물학적 절차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러한 것이 없었다.
그런데 그건 당연한 거였다. 이 작품에서 질량보존이 어쩌고 하는 이야기가 나올 필요가 있는가? 이 작품의 핵심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극강의 주인공이 벌이는 행로이다. 너무나 강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내려다볼 수 있는 그런 만족을 독자에게 주는 것이다.
또 하나는 그런 주인공을 떠받드는 주위 인물들이다. 신이라고 하면 너무 허황되니까 그냥 왕중의 왕 정도의 섬김을 받으면 된다. 덤으로 멋진 여성들이 좋다고 달라붙으면 더 좋다. 왜냐? 독자가 그걸 원하니까.
생체플루 어쩌고는 그냥 폭탄이면 된다. 몸도 강화시켜주고 폭발도 된다. 그저 이 두 가지 설정만 만족하면 되는 것이다. 오히려 명칭만 듣고도 '아, 저건 터지기도 하겠군'하고 독자가 깨달았으면 대성공인 것이다. 정밀한 과학적 법칙 따위는 그냥 전문서적에서 찾으면 된다.
어릴 때 보던 수많은 헐리우드 영화를 생각해보자. 수많은 SF 와 액션들이 어린 마음을 감동 시켰다. 심지어 자신이 크면 저런 것이 실제로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까지 했다. 더 나아가 저런걸 만들어보고 싶다고, 해보고 싶다고 꿈을 가지기까지 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영화에서 기상천외한 장면이 나오면 ‘바보같지만 멋지군’하고 생각한다.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크게 따지지 않는다. 아니 이미 열중 아홉은 ‘뻥’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물론 영화계의 이런 말도 안 되는 끼워맞추기 설정놀음은 영화의 위신을 격하시켰다. 영화 자체를 그냥 1회용 놀이로 만든 것이다. 영화는 1회용 놀이와 예술로 나뉘었다. 장르소설도 마찬가지이다. 1회용 놀이감으로 자신을 낮추고 있다. 그것에 그들이 만족한다는데 뭐 어쩌겠는가? 예술을 포기한 작품은 1회용일 뿐이다.
감상을 쓰다가 이상한 이야기들이 나왔는데 결론은 간단하다.
1권부터 6권까지 재미있게 읽었다면 7권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주인공은 여전히 안하무인이지만 밉지 않다. 남자가 꿈꾸는 달콤한 비현실적 이상을 잘 그리고 있다. 6권까지 재미있었다면 7권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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