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카이첼
작품명 : 희망을 위한 찬가
출판사 : (개인지)
" 모두들 상상력이 부족했습니다. "
정말로, 사실은 저 말 한마디로 많은 것을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꿈을 잃어버린 지성은 역사의 종말을 토로하고
열정을 잃어버린 가슴은 자본과 타인의 욕망에 천착한다.
그래서, 우리는 슬프고, 우리는 아파하며, 결국 우리는 '우리' 가 아닌
하나의 개인으로- 알 수 없는 시스템에 마주하며 절망한다.
그리하여 가 닿는 하나의 말은 '소외'.
인간 소외는 진정으로 인간의 정신의 지평을 한 단계 넓혀 놓았고,
타인이 아닌 자신을 세상의 중심으로 놓음으로써
민주주의와 - 그리고 필연적으로 자본주의의 등장을 초래했다고 한다면
그 앞에 놓여진 끝없는 광대함으로 인해 상상력을 상실하는 것은
지금, 당연한 결론이 아닐까 한다.
그런, 상상력을 상실하고, 경쟁과 슬픔으로 얼룩진 세계에서
바스러진 유리 조각마냥 남아있는 반짝거리는 것들을 모아서
그래도, '상상하기를 멈추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쓴다면
분명 이런 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희망을 위한 찬가"
누구도 타인을 사물로서 대하지 않고,
어떤 차별과, 어떤 우열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을 사람으로 대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을 꿈꾼다면
사실은, 정신이 이상하다고 생각될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르지만
(혹은, 그 사람 참 잘났네 따위의 비아냥을 들어야 할 지도 모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까지도 -
돈으로 살 수 없는 행복이 있다고 믿고,
몸이 아픈 사람을 위해서 기꺼이 자리를 양보하고,
몇년 만나지 못한 사람과 평생을 약속하는
- 그런 사람들이니까.
상상력이 가 닿지 못하는 미래를 위해서
상상하기를 멈추지 않는 사람들이 있기에
미래는 지금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 상상의 한 조각을 그러모아서,
겨우겨우 움켜낸 하나의 걸작을 접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
내 삶이 조금 더 행복해졌다는 것 만으로도
나는 이 책의 존재가 참으로 기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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