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나이만 많다고 공경하는거야?'
총명하며 속이 깊었지만 그래서 더욱 당돌했던 아이.
격하지만 더욱 부드럽고 인간적인 주인공.
천도비화수를 보다보면 글에 푹 빠져들고 만다. 푹신푹신한 고급침대에 몸을 파묻은 것처럼 화려하고 안락한 문장들은 글을 보는 내내 내게 탄성만 내뱉게 만들었다. 마치 여류 작가의 글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작가의 섬세한 필체와 신중한 단어들의 나열은 글에 녹아들어 요즘 보기드문 유려한 문체를 만들어낸다. 절제된 문장속에 숨겨놓은 격한 감정들은 내가 소우(주인공)곁에서 그를 옆에서 지켜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정말로 감탄할만한 일이다.
무협을 읽다보면 마치 내가 주인공이 된듯한 착각을 느낀다. 허나 그런 부분은 극히 적다. 카타르시스를 느낄만한, 호쾌한 장면에서, 통쾌하게 일을 처리하는 장면등에서는 주인공이 된다. 기쁘고 신나는 일에선 감동하지만 불행한 장면에는 무감각하다. 다만 안타까움을 느낄 뿐이다.
천도비화수에서 나는 주인공이 되지 않는다. 다만 곁에서 주인공을 지켜볼 뿐이다. 그런데 화가 난다, 즐거운 장면에선 기쁘다. 슬픈 장면에서는 더욱 슬프다. 다만 지켜볼 뿐인데도 글에 완전하게 몰입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여기에서 천도비화수의 큰 매력을 느낀다.
글의 스토리 또한 평범치 않다. 생을 박복하게 산 아버지의 간절하며 애절한 글로 독자의 눈을 사로잡더니 소우라는 범상치 않은 주인공을 내세운다.
그러더니 진소월과 귀곡선생의 대립을 만들어 냄으로서 독자의 감정을 격화시킨다. 여기서 주인공과 등로가 하는 대화까지 보았다면 독자는 더이상 글에서 헤어날수가 없다. 이미 글에 몰입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아주 무서운 작가님..
인물들 또한 매력적이다.
주인공 소우, 자식을 위해 좋아하던 화주마저 딱 끊은 아버지, 현명한 귀곡선생, 아름답고 지혜로운 그의 딸 등로, 육간의 사부와 사형제들, 어른취급받는 점소이, 기타등등..
인간적이고 정겨운 사람들이 있음으로 해서 천도비화수는 더욱 즐겁다.
1부. 소우의 어린 시절 이야기.
2부. 소우의 현재 이야기. 25세의 풍운.
3부. 소우의 어린 시절 이야기(2), 그외 뒷이야기.
아직 진행된 이야기는 얼마 되지 않는다. 소우가 숨겨놓은 무궁무진한 이야기와 소우가 펼쳐낼 환상적인 모험등을 기대하면서......
무존자님의 건필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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