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저 죽진 않았어요......^^
겸사 겸사 오늘 떠올린 잡생각좀 주절거리고 갑니다...ㅎㅎ
교회 예배시간은 언제나 나에게 잡상의 여유를 마련해준다.
헌금으로 천원의 지폐를 넣는 순간, 나의 머릿속에 문득 생각난 건 왜 1,000원인가? 라는 점이었다. (대체 이런 생각이 어찌 나는지 나도 궁금할 따름이다...)
내가 듣기로, 저 숫자를 3단위로 끊어 쉼표(,)를 붙이는 건 외국 어디서 따온거라 들었다. 아마 고2때였던가? 암튼, 중요한건 그게 아니다.
생각해보자, 우리 나라 사람들이 숫자를 세는 단위를 어떻게 말하는가? 일 십 백 천 만 십만 백만 천만 ... 이렇게 나가지 않나? 근데 웃긴건, 우리가 숫자로 기입할때 적는 저 3단위 띰표와 발음에선 뭔가 뒤틀린다는 점이다. 가령 "123,456,789원"을 적어보면,
1 2 3 , 4 5 6 , 7 8 9
일억 이천 삼백 , 사십 오만 육천 , 칠백 팔십 구
억 천만 백만 , 십만 일만 일천 , 일백 일십 일 (단위)
이렇게 된다.
이상하지 않나? 일십백천, 여기까진 일단 제쳐놓고 보자.
우리나라에선 일만단위를 4개로 나눈다.
일만, 십만, 백만, 천만.
헌데 저 3단위로 쉼표(,)를 띄우다보면 하나씩, 둘씩 해서 결국 같은 단위가 한 쉼표 범위 안에 있지 못하고 밀려나게 되지 않느냐 이 말이다.
이 부분을 왜 강조를 하느냐면 나처럼 복잡한 수는 일일히 손을 세야 하는 인간들은 이 부분에서 단위를 나눌때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이다.
그럼, 이 단위가 들어왔다는 서구 쪽, 대표로 미국을 보자. 미국은 단위를 어떻게 말하나? 적기 편하게 1단위부터 써본다.
one(일), ten(십), hundred(백), thousand(천), ten thousand(만), hundred thousand(십만), million(백만), ten million(천만), hundred million(일억), billion(십억) .......
써보고 확인해보면 상당히 재밌다. 미국, 그니까 영어권 사회는 이 숫자단위가 정확히 3개씩 나눠떨어진다. 일,십,백까지가 hundred고, 천,만,십만엔 최종적으로 thousand가, 그 다음 단위는 million이 들어간다.
이렇듯 숫자3개씩을 단위로 쉼표(,)를 붙이는건 서양식이라고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 고등학교때 잠깐 언급을 들은바 있지만 지금은 거의 기억이 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단위구분이 언제 들어왔는지 또한 제대로 알 수 없다.
확실한 건, 이런 단위 구분은 우리나라의 정서에는 뭔가 맞지 않는단 말이다. 일,십,백,천,만,십만.. 이런 말이 몇십년밖에 되지 않았을리는 없다. 무수히 오랫동안 이런 단위를 써왔을것 아닌가? 그리고 또한 흐릿한 기억속의 한 가닥을 잡으면, 우리나라는 실제로 숫자를 네 단위로 끊어서 쉼표(,)를 적었다고 알고 있다. 가령, 1만원이라면,
" 1 , 0 0 0 0 원 "
이렇게 말이다. 사실 이렇게 쓰는게 좀 어색하긴 하다. 왜냐면 이렇게 써보는 건 처음이니깐. 이제껏 19년 살아오면서 맨날 일만원을 "1,0000원"이라 안 적고 "10,000원"이라 적었기 때문에 어색해 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한번 숫자를 적어보자. 우리가 말하는 십만, 백만, 천만, 일억... 이런 단위와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 맨 처음에 든 예를 다시 들어볼까?
1 , 2 3 4 5 , 6 7 8 9
일억 , 이천 삼백 사십 오만 , 육천 칠백 팔십 구
일억 , 천만 백만 십만 일만 , 일천 일백 일십 일 (단위)
절묘하지 않나? 딱딱 같은 "만" "억" 단위끼리 한 쉼표(,)안에 뭉친다. 즉슨, 우리나라의 숫자 단위에 맞는 기입법은 세자리마다 쉼표를 붙이는게 아니라, 네단위마다 쉼표 하나씩을 붙이는게 이치에 맞는다는 소리다.
내 개인적인 짐작이지만 아마 숫자를 세단위로 나눠 기입하는건 일제시대의 잔재이거나, 5,60년대 혼란기에 미군 따위를 통해 사회에 자연스레 흘러든 문화일지도 모른다. 뭐, 나라에서 서구식을 모델로 자주 삼으니 아예 그렇게 바꿔버렸을지도 모르지...;; 이 부분에 대해선 난 자세히 모르니...ㅎㅎ
그 바뀐 원인이 무엇이건간에, 결론은 간단하다. 나는 10,000원이 아닌 1,0000원을 보고 싶다. 뭔가 더 정감이 가지 않나? 정감은 그렇다쳐도;; 돈 계산할때도 보기 편하고 ㅡㅡ;;
사람들의 말과 괴리되는 표현은 그거에 맞추어 바꿀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게 아니라면, 아예 사람들의 말을 바꿔버리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 미국처럼 일백일천, 이렇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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