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금강
작품명 : 카오스의 새벽
출판사 : 바로본
금강문주님이 쓰신 카오스의 새벽입니다.
근래에 글을 읽고 여운이란 것을 느낀 것이 오랜만이어서 이렇게 졸필이나마 감상을 적게 되었습니다.
편의상 존칭은 생략토록 하겠습니다.
안 읽으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약간이지만 줄거리를 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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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의 지반침식으로 사건은 시작된다. 서부가 침식되고 그곳에 있는 '뮤즈 연구소(정확하게 않음)'에 있는 안드레이아 김을 비롯한 3인은 뉴 휴먼카인드, 즉 신인류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지반침식으로 인한 긴급대피 중에 안드레이아 김은 그를 질투하던 본 클라우스에 의해 죽고, 그가 만든 신인류 알파-7 만이 남겨진다.
알파-7은 하와이(괌?)에 표류하게 되고 우연히 그녀는 드래곤 그룹의 외동딸 '유나래'에 의해 발견된다. 그리고 그녀에게 백무명(白無名)이란 이름을 받고, 알파-7의 인생은 시작되게 된다.
후에 드래곤 그룹 휘하 야구팀에 '미스터 X'로 존재하던 백무명은 '골든게이트'라는 신 나치주의자들에 의해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백무명은 조금씩 골든게이트의 존재를 알아가게 되고, 자신과 관련된 사람들이 골든게이트에 의해 죽어가는 비통함을 겪어간다.
그 와중에 '그레이트 황'이라는 노인을 만나 초능력을 전수받게 되고, 전수받은 후 그는 골든게이트의 표면적 총수로 있던 인물이 미국을 휘어잡기 전 그것을 권력위양 중인 대통령에게 폭로하여 그것을 저지시킨다.
하지만 끝끝내 클라우스는 탈출하고 태평양 어딘가의 섬에 위치하여 히틀러를 부활시키려던 클라우스를 저지한다. 그리하여 그들이 계획하던 '라스트 바틸리온'은 끝난 것처럼 보였지만, 클라우스는 히틀러가 죽는 것에도 아랑곳 않고 홀로 우주선을 통해 탈출, 우주에 있던 인공위청을 탈취한다.
백무명과 부활로 인해 신인류가 된 유나래는 그것을 저지하기 위해 인공위성으로 가게되고, 결국 클라우스를 제거하는 데에 성공한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바로 지구에게 달려오는 혜성의 궤적을 바꿔야 했기 때문이다. 탈출의 기회마저 포기한채 그것을 성공시킨 그들은 결국 지구로 귀환을 성공시키지 못하고 지구 반대편으로 유영하여 간다.
새로운 아담과 이브를 기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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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995년 작이다. 내가 최근에 금강님의 글을 읽지 못했기 때문에 최근 글과 대조하여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작품만으로도 뛰어남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몇가지 아쉬운 점이 있어서 감상이 아닌 비평에다 이런 졸필을 남긴다.
1. 알파-7은 어떻게 살아남았나?
우선 사건의 시작이 지각판의 변동으로 인한 지반붕괴이다. 그러하여 건물이 무너지게 되고, 클라우스에 의해 죽기 직전의 안드레이아 김은 알파-7을 깨우고 서문 격의 내용은 막을 내린다.
여기서 난 한가지 의문을 떠올렸다. 알파-7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었는가 하는 것이다.
스토리를 다 읽은 독자라면 알겠지만, 도중에 유나래가 한 번 죽고 부활하는 경험을 한다. 그리고 그녀는 꺠어난 직후 상황판단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다. 굳이 비유하자면 부팅 직후의 공황상태랄까.
유나래가 부활 직후의 상태가 소프트웨어가 가동되기 직전이라면 알파-7은 그 소프트웨어 조차 없었다. 그런 그가 주입받기만한 경직된 지식으로 살아남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도 설정으로 넘겨서 살아남는다고 치면, 무너진 건물에서는 어떻게 빠져나왔을까 하는 것이다.
신인류가 우주개척을 목적으로 창조되었다고 해도, 건물이 무너질 때 생기는 충격과 무게를 감당할 만큼은 아니다. 과연 그는 어떻게 살아난 것일까.
2. 왜 초능력이 나와야 했을까?
초능력은 이 작품의 핵심적이 요소 중 하나이다. 무협으로 치자면 일종의 기연이라 할 만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굳이 나왔어야 했을까.
처음부터 설정을 알파-7의 본신능력으로도 위태위태 하지만 감당할 만하게 잡았다면 초능력이 나올 필요가 없다고 생각된다.
초능력이 나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 개연성인데, 바로 그레이트 황의 유전자를 받았다고 그것을 쓸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초능력이란 게 거의 정신적 깨달음 비슷한 걸로 취급되었는데, 과연 그것을 유전자를 나눠받았다고 해서 그렇게 빨리 깨닫고 숙달시킬 수 있는지 의문인 것이다.
극적 요소 때문일 수도 있지만, 이것으로 인해 작가는 꽤나 무리한 부담을 안은 셈이다.
3. 그들은 지구로 돌아올 수 없었다.
에필로그 부분에 가면 그들은 부서진 인공위성 뉴피아오니아의 잔해를 타고 지구 반대로 유영해 나간다. 그리고 작중 설정으로 그들은 우주에서 3년 정도 버텨나갈 수 있다고 나오며, 대미를 장식하는 문장은 그레이트 황이 예언했던 '새로운 인류'의 시초이다.
그들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그들은 로봇이 아니다. 강화됐다고 해도 인류이다. 먹고 살고 숨을 쉬어야 하지만, 작중 상황은 그것까지 커버하지 못했다. 얼마나 굶고 거의 희박한 공기로 살아남을 지도 의문이고, 그들이 살 수 있는 행성에 갈 확률은 제로이다. 새로운 인류가 태양계에서 잉태할 확률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차라리 지구로 돌아와 유전적 오류로 인해 그들의 대로 신인류는 끝나는 설정이었다면 좀더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게 필자의 소견이다.
이것으로 졸필로 쓴 비평 겸 감상을 마친다. 카오스의 새벽은 자체만으로도 작가의 방대한 지식을 알 수 있었고, 필력을 느낄 수 있었다.
요즘들어 시들해가던 느낌 속에서 1세대 작가들의 작품에 대해 다시한번 관심을 기울이게 한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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