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김강현
작품명 : 거신
출판사 : 드림북스
편의상 평어로 적겠습니다. (꾸벅)
장르소설도 잘 손에 잡히지 않게된 요즘
갑자기 기갑물이 땡겨서 손에 잡히게된 거신.
재미있게 읽을수 있던 한편 점점 드러나는 밑바닥에
안타까워 적어본다.
기갑물 하면 떠오르는게 일단 로봇이다.
로봇하면 일단 무엇을 떠올릴까?
옛날 오두막집과 숲밖에 없던 판타지 배경을 떠올리는게
아니라 발전된 과학을 바탕으로 첨단기술로 만들어진 그런 로봇이
떠오를것이다.
허나 sf보단 역시 판타지가 장르소설계의 대세다.
판타지를 배경으로 등장하는 거대로봇의
언밸런스함은 독자의 로망이다.
거기서 등장하는게 판타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기갑물이다.
단순히 나의 생각이지만, 기갑물을 쓰는 작가는
나름의 각오를 하고서 글을 써야한다고 생각한다.
옛날 마차나 굴리던 시대에 로봇을 등장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기사, 마법사를 소재로 이야기를 전개하는것 보다
훨씬 어렵고 복잡한 세계관 설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보고 싶다.
거신이 과연 마차나 굴리던 시대에 로봇을 등장시키는
이 갭을 매우기 위해서 세계관 정립에 노력을 기울였는가?
내 생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거신의 스토리에 따르면 이 시대에는 기간트의 각 파츠를 제조할수 있는 철강(?)기술이 있으며, 그것을 움직일수 있는 동력이 있으며, 각 관절의 움직임을 제어하여 전쟁에서까지 운용할수 있을 정도의 기술(마법)이 있다.
다른 소설처럼 이미 만들어진 기간트만 쓸수 있다면 이야긴 달라지지만, 이 소설에선 기간트를 양산할수 있는 기술들이 있다.
여기서 내 머리속엔 모순이 발생한다.
그렇다면 이런 기술이 있음에도 어째서
그 기술을 운송수단에 조금이라도 쓸 생각을 못하고
마차나 끌고 다니고, 성을 쌓는데 왜 노동꾼만 등장하냐는 사실이다.
물론 판타지 소설이다. 모든것이 다 허용되는 세계다.
그래서 매력이 있다는건 안다.
하지만 최소한 독자가 읽기 거슬리지 않을정도의
카모플라쥬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기간트가 발굴된것만 쓸수 있는 설정이라면 납득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소설은 공장에서 정밀하게 움직이는 거대로봇을 양산할수 있을 정도의 그런 기술이 있다.
자동차같은건 나도 바라지 않는다. 그저 읽기에 거슬리지 않게
허술한 설정을 좀 가려줬으면 한다.
뭐 기간트 만드는 기술로 인하여, 농기구엔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이 세계의 농업은 어떻다~던가.
기간트 만드는 기술을 응용하여 이 시대의 공업은 어떻게 발전했고
운송수단에 끼친 영향이라던가.
그로인해 상업에 끼친 영향이라던가 이것저것 등등 뭐 이런 자세한 세계관 정립은 머리아프니 나도 바라지는 않지만,
단순히 노동꾼을 구해서 성을 만드는것이 아닌 뭔가 좀 세계관에 맞게 거중기가 좀 발전된것같은 그런 장치라도
살짝등장시켜 주던가.
그 커다란 성을 반년만에 완공했으면, 그에 따라오는 설정이 있어야 하는것 아닌가?
기간트가 땅만 파주면 성을 쌓아 올리는건 노동꾼만 있으면 반년만에 된다는건가?
현대시대도 6층짜리 롯x마트 1년이 넘어가도록 반도 공사가 진행되지 않았는데, 옛날시대에 반년만에 그 큰 성을 무슨수로 어떻게 만들었단 말인가?
기간트로 유적일부분 때어내고 땅파는 것까진 좋다이거다.
그럼 차라리 노동꾼 모아서 했다고 하지말고, 기간트로 성도 쌓았다던가, 마법을 이용한 건축설비라도 살짱 등장시켜 주던가..
설정을 보완좀 해서 독자를 조금이라도 이해시켜줘야 납득이 갈것아닌가.
아니면 성의 건축 기간을 늘리던가.
반년은 좀 너무 오바하는것 아닌가.
너무 대충대충 넘어가는 것은 아닌가?
이렇게 나몰라라~ 알아서 읽어라~ 식의 설정은 사람에 따라선
소설을 계속 읽는데 너무 거슬릴수가 있다는 것이다.
헛점이 없을수는 없지만 그 헛점을 볼수없도록 독자의 눈을 살포시 가려주기라도 했으면 한다.
다른 독자분들에겐 신경 안쓰이는 점일지도 모르지만
본인은 도저히 신경쓰여서,
이런 감상을 적지않고 넘어갈수가 없었다.
세계관 다음은 스토리 이다.
내가 생각하는 거신의 스토리의 장점은 스피드라고 생각한다.
스토리 진행이 빠르다.
복잡한 전개에 머리아플 필요 없이 그냥 읽으면된다.
너무 대충넘어간 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술술 넘어간다.
출간속도도 매우 빠르다.(이건 최근 장르소설계에서 가장큰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게임하는 감각이라고 해야할까?
자신이 주인공이 된느낌, 대리만족, 세계에서 주인공만이 특별하다는 그 느낌.
현실과는 다르게, 빠르게 스펙이 올라가고, 거치적거리는게 아무것도 없다.
좋다.
이것이야말로 먼치킨 소설의 장점이니까.
하지만 거신의 스토리를 보면 알겠지만, 이런 치트키를 입력한듯한 전개방식은 오래가지 못한다.
금방 질린다.
게임에서 치트키를 쓴후, 단시간의 전능감을 느낀후 급격하게 오는 허무함과 같다.
주인공이 어떻게 해서 어떻게 강해졌다...
이것이 초반엔 그래도 가슴에 전달되었다고 생각한다.
허나 점점 이것이 단순한 숫자의 증가로 전환되는 순간, 나는 이 소설에 대한 흥미를 반정도 잃었다.
함께하는 동료가, 그저 주인공을 찬양하기만 하는 무변화에 질리고
주인공과 경쟁하는 적들의 캐릭터가 캐릭터에서 숫자로, 허수아비로 바뀌는 순간 읽을 의욕을 조금씩 상실해 갔다.
치트키로는 재미를 느낄수있는 한계가 있다.
사회도 그렇고 게임도 그렇고 나름의 밸런스가 있는법이고
스토리에 있어서도 그렇다.
굴곡없이, 주인공이 언제나 승승장구하여 그것이 계속되는 소설은
지겨움을 유발하지 않을수 없다.
단순한 리듬을 계속 반복하여 듣는것과 같다.
강한 적이 있고 그것에 의한 위기감도 느끼고 그것을 극복하여
승리하는 주인공이
그냥 승리만 하는 주인공보다 더 빛나보이지 않는가?
팬으로서 거신이란 소설에게 바라는 점은, 단순한 직선이 아니라
조금만더 소설에 굴곡을 줬으면 한다는 것이다.
다른 아공간은 왕도에서 쓸수 없지만 주인공껀 쓸수있다.
이 유적에 다른사람은 못들어 가지만 주인공은 들어갈수있다.
주인공만이 유일의 기간트를 가지고 있다.
그냥 나는 하나부터 열까지 특별하고 다른놈들은 허수아비다.
그냥 주인공 오로치 킹왕짱이다.
이런 주인공 만만세설정에서 조금만 벗어나서
허술한 설정과 캐릭터들에게 좀더 신경을 쏟는다면, 좀더 많은 사람이 재미있게 즐길수 있는 그런 소설이 될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이만 글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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