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글에 대한 저의 견해입니다.

작성자
Lv.1 사라니다
작성
14.01.15 13:04
조회
3,591



 약간은 다른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글의 기본은, '자신'입니다. 자신의 삶, 자신의 이야기, 자신이 꿈꾸던 상상을 글이라는 수단으로 풀어내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독자입니다. 다른 단어를 선택해야 한다면, 소통 혹은 가치를 고르겠습니다.


 재미란 단어에는 많은 의미가 있으며, 재미있느냐/재미없느냐란 기준에는 여러 가지가 상존합니다. 문법에 맞지 않는 등 모종의 이유로 호흡이 뚝뚝 끊기거나, 읽으면서 '내가 왜 이 글을 읽어야하지?'라는 의문이 들면 재미없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뚝뚝 끊기는 글은 다듬어지지 않은 글, 한 문장과 다음 문장 사이의 연결고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글이라고 봅니다. 또 다른 재미없는 글에는, 작가가 글의 기본을 다지느라, 소통을 할 여유 혹은 생각이 없는 경우입니다. 여러모로 부족한 글들입니다. 현재 순간만 놓고보면, 자격 미달인 글입니다. 동시에 무궁히 성장할 글이기도 합니다. 부족한 글을 놓고 어떻게 작가의 천재성이 숨어있는지를 찝어낸다면, 저희는 한 습작가의 삶을 풍성히 바꾸어주고 있는 셈입니다.


 재미는 일정 수준에 다다른 작가가 문학의 신에게 받은 선물입니다. 신은 아무에게나 선물을 주지 않습니다. 재미없는 글을 억지로, 즉 재미있는 것처럼 꾸며 홍보하는 것은, 일종의 신에 대한 모욕이요, 독자에 대한 우롱이며 자신에 대한 기만입니다.


 한 사람의 행동 하나에 그 사람 전부가 녹아있듯, 글 또한 작가의 삶을 대변합니다. 글의 기본은 재미를 우선합니다. 가령 사람을 죽여 돈을 번 사람은 설령 평생 아무런 고난없이 살아왔다고 해도, 최후의 순간 후회할 것입니다.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인생의 참 의미를 사시미에서 찾기는 정말 어렵겠지요.) 잠깐의 돈과 안위, 고난에서 탈출했다는 순간의 쾌감에 너무 많은 것을 잃어버리지 아닐까요.


 재미와 문법은 독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다만, 습작가들이 다수 활동하는 문피아에서 너무 높은 기준만을 기대하고 본다면 이 사이트 자체가 싫어질 것입니다. 완성된 문학은 자연히 출판됩니다. 습작가들이 문피아에 있는 이유는, 인기없는 이유를 고찰해보라는 공간의 화두를 몸소 겪기 위함입니다. 수준은, 수준높은 자들만이 향유한 결과 파생된 잣대가 아니라, 수준낮은 이도, 수준높은 이도 아울러 즐기는 데에도 있다고 봅니다. 물론 진입장벽이라는 단어처럼, 안목이 없다면 길가에 굴러다니는 돌멩이로 보일 수 밖에 없는 문학도 있겠지만요. 


 군중의 사고에 맞게끔 개조된 인간일수록 자신과 다른 글, 맞지 않은 글을 배척하는 경향이 짙습니다. 군중은 끝없이 유행에 따르며, 깊게 생각해서는 무리를 놓치고 맙니다. 혼자만의 길을 걷는 자는 위험하며, 외롭습니다. 그러나 그는 행복하며, 자신의 삶의 의의를 타인에게서 찾지 않습니다.


 장르문학과 순수문학은, 글을 쓰기 위해 장고의 노력을 거친다는 점에서 같은 문학입니다. 글의 경향이 아닌 피와 땀의 무게로 수준을 가늠지어야할 것입니다.


 독창성은 하나의 소재의 특이성에 불과합니다. 독창적인 문학이란, 소재의 특이성이 작품 전체에 걸쳐 강렬히 영향을 주면서 이 세상에 이제까지 없었던 문학을 말합니다. 소재의 특이성만으로는 적어도 문학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글의 기본은 '자신'입니다. 철학자 강신주 박사님의 말씀을 옮겨보겠습니다. 소잡지 withing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왜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할까요?"라는 질문에 철학자 강신주의 표정이 그러했다. "그건 교만이야. 네가 미래를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해? 흔적은 남기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야. 후대 사람들이 평가할 몫이지. 그냥 진심으로 자기 삶을 살면 돼. 현재에 충실하게. 그러면 의도하지 않아도 흔적은 남게 돼 있어. 만약 목적이 흔적이라면 절대로 못 남겨.">


 <다시 이야기하지만, 흔적을 남기겠다는 생각은 오만이야. 흔적은 내가 아닌 남들이 평가하는 거니까. 후세에 기억되는 사람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그건 당당하고 진실되고 정직한 삶을 살았다는 거야. 누가 나를 기억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나 목적 따윈 애초에 없었어. (중략) 그런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쓴 수많은 책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작가라면 자기에게 진실한 글을 쓰면 돼. (중략) 로버트 카파가 흥행하려고 사진을 찍었을까? 아님 흔적을 남기려고? 그는 현재에 올인했어. (중략) 그러나 위대한 작가들은 뭘 쓸까 혹은 뭘 이룰까를 고민하지 않고 그냥 현재를 충실히 살아간 사람들이야.>


 <결국 인생은 선택의 문제야. 내 앞에 살았던 사람들의 흔적을 뒤쫓아 안전하게 살 것인지, 나만의 길을 찾아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것인지...>


 박사님이 말씀하신 흔적은, 인정, 칭찬, 댓글, 추천수, 선작수와 동일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간접 광고가 싫어, 아이디를 새로 판 후 적었습니다.

 문피아 운영진들의 아량 부탁드립니다.



Comment ' 1

  • 작성자
    Lv.99 월충전설
    작성일
    14.01.15 14:30
    No. 1

    헉! 이런 의도의 이중아이디라니... 작품이 더 궁금합니다. 설마 제가 선작해놓은 작품일까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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