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된 것이든 아니든, 다른 작가분들이 쓴 소설을 읽다보면 나름 그 소설에 대한 판단이 서기 마련입니다.
아, 이 소설은 정말 잘 썼구나!
이건 소재는 참 흥미로운데 필력이 못따라주네.
이건 설정이 어딘지 어색한데? 등등등.
그리고는 그 소설을 계속 읽을지 말지가 결정이 되지요.
그렇게 남의 소설은 판단이 잘 서면서 왜 내가 쓴 소설은 그렇지 못할까요?
내가 쓴 소설을 차분히 다시 읽어보면 물론 어색한 부분이 눈에 안띄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 부분을 수정해도 역시나 뭔가 부족하네요.
나는 미처 발견 못했던 부분인데 연재하다보면 독자분들이 지적해주시는 경우도 많구요.
남의 소설에서 잘못된 부분, 어색한 부분을 지적할 수 있다면 내 소설도 그래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독자분들의 지적을 받으면 부끄럽기도 하고, 내 필력이 이정도밖에 안되나 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경험도 얼마 없는 초짜나 다름없는 주제에 어쩌면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건방질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좀 더 잘쓰고 싶다는 욕심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특히나, 제 경우엔 4년이라는 공백이 있었거든요.
소설 하나를 완결시키고 지난 4년간 글 쓰는 것에서 손을 뗐지요.
결혼하고 아이낳아 키우느라 어쩔 수 없었지만요.
그러고나서 보니 지금 쓰는 소설은 예전에 썼던 것에 비해 오히려 부족한 것만 같아요.
차라리 예전에 썼던 소설이 더 잘 쓴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드네요.
발전하지는 못할 망정 퇴보라니...
그래서 그런지 요즘들어 자꾸만 글 쓰는 일에 흥미가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드네요.
앞으로 쓸 내용에 대해선 꽉 짜여 있고, 바로 앞의 내용도 머릿속에서 감도는데도 왠지 자판위에 손을 대기 겁이 난달까요?
그래도 연재를 시작한 이상 어떻게 해서든 끝을 보긴 할 겁니다만.
그저 답답한 마음에 주절거리고 갑니다.
Commen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