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영화를 보고 오면 아, 나는 글로써 저만큼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압박감이 심하게 들어요. 최근에 저에게 저런 기분을 들게 한 것은 스피드 레이서와 브이 포 벤데타. 워쇼스키 형제 감독의 작품들이죠.
그분들 정말 외계인 아닌가 싶어요. 항간에 떠도는 워쇼스키 외계인 설- 신빙성 있어요, 그분들 작품 보면.
브이 포 벤데타는 정말이지- 아니, 이러다간 영화감상(!)이 되어버릴 것 같아 이 이야기는 이제 그만.
그러니까- 정말 좋은 영화들, 정말 좋은 글들은 시대를 뛰어넘어 살아 숨쉰다는 말이죠. 그런 글을 쓰고 싶고. 감히 이렇게 말하는것 조차 대작을 더럽히는 짓인것 같지만 말이죠.
톨스토이의 중.단편 모음집을 읽었습니다. 역시나 좌절감 백만배 더해옵니다.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 서장을 포함하여 열 서너장을 읽는 중입니다. 번역본이란걸 감안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세밀한 묘사와 자연스럽게 풍광이 눈앞에 그려지게 하는 놀라운 솜씨. 좌절감 이백만배 더합니다.
최근 수작의 타이틀을 달고 출간하게 되는 어떤 출판사의 어떤 작가님이 남자친구 (저보다 한 살 많습니다)고등학교 동창이랍니다. 동년배의 누군가가 화려하게 데뷔하는데 나는 무엇을 이루었나 싶습니다. 실은 그 분의 뒷 이야기를 듣고서 더욱 충격을 받았지만 그 이야긴 패스. 어쨌든 그래요.
다른 분들은 어떤 영화나 글을 읽으면 가슴이 답답해져 오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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