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미치광이 작가 탈라켐입니다. 오늘도 역시 심심한 일요일을 유쾌하게 보내기 위해 한담에 뻘글을 올려봅니다. 가 아니라 오늘은 뻘글보다는 조금 맛깔있는 글을 올려보려고 합니다.
여러분, 특히 전쟁 소설을 쓰시는 작가님들, 더욱 특히 중세 판타지 전쟁이나 SF 전쟁류를 쓰시는 작가님들에게 감히 한 말씀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전투씬을 쓰시거나, 전투 관련 내용을 이제 막 올리기 시작할 시점에서, 여러분들은 숫자에 대한 실감을 조금이나마 하시는지요? 비꼬는 게 아닙니다. 저건 냉소적 어투 뒤에 쓰는 설의법이 아니라 퀘스쳔 마크입니다. 네, 물음입니다.
음, 가령 이 글의 제목에 등장하는 '백만 대군'을 떠올려봅시다. 백만이라? 음, 저는 와닿지 않습니다. 에, 예전에 본 바로는, 중국군 병력 규모가 전체 약 2백만명 중반대라고 알고 있습니다. 네, 중국 본토를 지키는 군대 숫자가 2백만이군요. 음, 와우.
그리고 우리가 흔히 '남자라면 한 번 쯤은 본 적이 있을' 삼국지를 예로 들자면, 적벽 대전에 동원된 조조의 위군이 대략 100만에 가까웠다는 내용이 있지요. ( 당연히 일부분 픽션입니다. 삼국지의 내용 대부분은 실제와 다르다고 합니다. 아마 100만명도 실 전투병에다가 보급병의 숫자를 합한 것이겠지요. )
그리고 자, 이번엔 학교 운동장을 생각해봅시다. 고등학교보단, 초등학교 운동장이 좋습니다. 조회 시간에 운동장에 나가 야외 조회를 실시한 학교들이 많았을 겁니다. ( 만일 없었다면, 다른 장소에서 야외 조회나 집회같은 걸 생각해보심도 좋슴다. )
그 때, 학교 학생 수를 천 명으로 잡아봅시다. 그러면, 운동장이 조금 안 차게 학생들이 빽빽히 서 있었을 겁니다. 그게 천 명입니다. ( 물론 작은 아이들, 것도 군단과는 달리 무기도 없고, 병기도 없고, 보급용 수레도 없는 상태에서. 만일 이 모두가 있었더라면, 운동장이 꽉 차고도 남았겠지요. )
그럼, 백만명은? 이런 운동장 1000개에 같은 숫자의 학생들이 서 있는 꼴입니다. 그럼 이제 그들이 병사라면? 사람으로 만든 숲이겠군요.
저 또한 백만 이상의 숫자를 즐겨 사용합니다. 돈 말고도 사람 수, 무게 등에서 만 단위 이상의 것들을 자주 쓰게 됩니다. 하지만, 한 번 쯤은 머릿속에서 상상해봅니다. 이것이 정말 현실에서 가능한 걸까? 이 숫자가 진짜 이루어질 수는 있을까?
상상력은 무한하지만, 그것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저는 가끔 글을 쓰면서 오싹할 때가 있습니다. 가령 제가 장군이 되고, 백만 대군이 제 앞을 수천겹으로 둘러싸고 있는, 그런 장면을 상상해 볼 때, 저는 조금 무서워집니다. 몇 사람 앞에 서도 제대로 말 못할때가 많은데 백만 명이라니.
대규모 병사들을 이끌던 장수들이 왠지 모르게 멋있고, 또한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
탈라켐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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