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
14.08.06 11:16
조회
1,594

* 저는 아직 이 작품을 다 읽지 못했습니다. 이제 1부를 다 읽고 쓰는 추천글입니다.

* 어느 정도 스포일러가 포함됩니다.

 

0,

정말 오랜만에 재미있게 읽은 판타지 소설이기에 이렇게 추천글을 씁니다. 이렇게 재미있는데 선작수가 천명이 안 되다니!! 하는 생각도 들었지요. 조금 부족한 추천글이지만 재미있게 봐주세요.

 

1. 인간이 나오는 판타지.

솔직히 이미 다양하게 나와 있는 판타지 작품들을 읽으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인간이 없는 판타지입니다. 왜냐하면 다양한 판타지 작품들은 작품 배경을 중세로 삼고 있지만 등장하는 주인공이 근현대적 가치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세를 배경으로 했을 때, 노예가 주인공이 되어 왕이 되거나 귀족들을 뒤엎거나 여자가 왕자 뺨치고 결혼한다던가 하는 건 완전히 불가능한 일이죠. (어느 정도 과장된 표현이 있지만 그만큼 다양한 판타지 작품에서 주인공들의 가치관이 중세랑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현대인 트립물이라도 당연히 말이 안 됩니다. 애초에 시대라는 것은 인간 한 명이 아니라 절대적 다수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니까요.) 이건 단순하게 마법사가 있는 판타지라거나 이 세상이 아닌 이계라는 것으로 변명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인간의 기본 의식구조 (시대에 맞게 변화하는 의식 구조)를 무시한 설계이기 때문입니다.

배경은 중세인데 주인공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은 있을 수 없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으면서 또 그 중세의 고증은 지킨다고 다양한 중세의 법과 규칙을 적용합니다. 그러다보니 인물들의 가치관과 시대적 배경 (작가가 부여하는 작품 속의 법칙 등)이 불협화음을 만들어버립니다. 그래서 그런 것을 인식하면 도저히 읽을 수가 없어서 그냥 판타지 소설에 등장하는 인간은 우리랑 종 자체가 다른 인간이다하고 생각해버립니다. 개인적으로 최근엔 이 생각 탓인지 몰라도 판타지 작품을 좀 피하는 느낌도 있었고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기묘한 우리>는 정말 인간이 나오는 판타지였습니다. 단적으로 주인공인 아델을 들어보겠습니다. 아델은 전쟁에서 패배하고 죽음에 이르지만 과거로 회귀하게 되어 다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갑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서 가장 순수한 신념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냉정히 말했을 때, 아델이 소속된 군대는 침략군입니다. (본인들은 성지회복이라고 말하지만) 절대적 중립으로 볼 때는 선의 편으로 보기 어렵죠. 하지만 이 아델이라는 인물은 자신의 왕과 교황을 굳건히 믿고 귀족들은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잘 실현하고 있으며 자신의 정인은 정말로 순수하고 여신의 은총은 늘 세상을 굽어 살핀다고 믿는 중세인입니다. 지혜면에서는 현대에 가까운 지혜를 보유하고 있지만 그 신념과 믿음은 중세의 인물상을 그대로 옮겨놓은 아델은 정말 인간이라는 기분이 듭니다.

 

2. 두 명의 주인공의 갈림길과 겹쳐짐. (스토리)

이 작품은 두 명의 주인공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했던 아델과 바로 길입니다. 아델은 순수하게 세상을 아름답다고 믿으며 자신의 신념을 지켜나가는 여신의 종이며 왕의 신하입니다. 하지만 그에 비해 길은 어릴 적부터 세상의 더러운 이면들을 보고 배신 당해온 인물입니다. 아델이 아름다운 세상만을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진행시킨다면 길은 그 이면에 있는 모든 진실들을 독자들에게 보여주며 아델의 길이 무조건적으로 옳지 않다는 것을 환기시킵니다.

처음 순수하게 시작된 이 둘의 시작점은 그 성장과정에서 크게 변화하면서 둘을 다른 인간상으로 만들고 둘이 서로 겹치는 순간에서 서로를 둘도 없는 친구로 만듭니다. 하지만 다시 갈라지는 전쟁의 갈림길에서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하여 나아가게 됩니다. 이러한 둘의 이야기는 서로 크로스 될 때마다 흥미와 재미를 돋구게 해줍니다.

 

3. 아델과 길

이번엔 두 주인공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둘 다 미소년에 천재 먼치킨입니다. Oh, yes. 저는 여주보다 남주를 좋아하고 못생긴 것보다 잘생긴 것을 좋아하고 바보보다 천재를 좋아합니다. (...) 반대로 먼치킨은 굉장히 싫어하는 편입니다. 먼치킨이 될 바엔 차라리 검 하나 제대로 못 휘두르는 호구 주인공이 더 좋다고 외치는 사람입니다. (...) 하지만 이 둘은 먼치킨이지만 꽤 괜찮았습니다.

일단 아델의 경우 힘을 가진 인물이지만 어린 시절의 억압 탓에 자신의 힘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합니다. 자신이 얼마나 천재이지 알지 못하며 자신이 얼마나 무서운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것을 전쟁이라는 과정에서 자신의 힘을 깨닫고 천천히 사용해나가는 것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그냥 칼질 하나로 적의 부대를 전멸시키는 그런 먼치킨이 아니라는 이야기)

길의 경우에도 먼치킨이지만 자신의 한계를 뚜렷하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법을 자신이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자신의 손에 닿는 이들을 지켜서 나아가고자 합니다. 자신의 능력을 잘 활용하여 나아가는 길의 모습도 참 보기 좋았습니다.

 

4. 변검과 같은 인물들.

변검이란 중국의 연극에 나오는 일종의 기예로 순식간에 얼굴의 가면을 바꾸는 것입니다. 정말 읽을 때 마다 <우리의 기묘한 우리>의 인물들은 변검을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만큼 인물들의 반전과 변화가 참 기가 막힌 작품입니다. 보다보면 깜짝 놀랄 지경입니다. 이것도 예를 들어서 설명하고 싶지만 그러면 작품의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하지 않겠습니다.

 

5. 작가님의 풍부한 지식

아델과 길의 천재적 두뇌는 작가님의 두뇌에서 나오고 다양한 참고 자료들에서 나옵니다. 작가님을 찬양합니다. 오오, 찬양합니다.

 

6. 빠른 연재 속도

하루에 2편 올라오기도 하고 거의 일일 연재 뺨칩니다. 오오, 찬양합니다. 오오, 찬양합니다. 거기다가 읽는 한 명의 독자라도 있다면 완결까지 연재하겠다는 작가님의 말씀 믿고 읽습니다. 그런 작가님이기에 더 많은 이들이 읽고 선작 해주길 바라는 독자의 마음이 생기구요.

 

7. 대중에게 인기있는 달콤함과 그 너머에 있는 현실의 씁쓸함

현재 대중들에게 먹히는 요소라고 한다면 무엇일까요? 예전에 차원이동, 소드마스터, 드레곤, 환생 등등의 요소로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소설이 연재되고 많은 인기도를 받고 출판제의를 받은 뒤, 작가가 현실을 비웃으며 출판 제의를 다 엎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판타지계의 엘런 소칼)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기묘한 우리>도 대중에게 먹힐 다양한 요소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먼치킨 능력, 미소년, 미소녀, 전쟁물, 회귀물 등등이죠. 일반적으로 양상형에서 쉽게 생각하는 가벼운 소재들입니다. 그런데 이 가벼운 소재들을 촘촘하게 엮으면서 무겁고 씁쓸한 현실의 이야기를 합니다. 빛의 이면에서 사람들이 굶어 죽고 사기로 아이들을 노예로 팔아넘기고 여신의 이름 아래에서 죄 없는 사람들을 살육하고 하지만 그런 이들은 떵떵거리며 살고 하는 현실의 씁쓸함을 가벼운 소재들의 이야기 안에서 풀어내는 탁월한 전개방식이 참으로 좋습니다.

 

8.. 다만 아쉬운 점

다만 아쉬운 점이 있어서 이야기 하겠습니다. 읽으면서도 저도 몇 번이나 읽기 싫어어어어!! 하고 생각했던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아델이 포함된 군대는 침략군입니다. 본인들은 성지회복이라고 굳게 믿고 하고 있지만요. 다른 나라 입장에서는 20년간 마른하늘에 날벼락 치는 느낌이겠죠. 이것처럼 참 아쉽고 답답했던 것은 아델의 편이 절대적 선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보통 독자분들이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의 편은 절대적 선이 되어 권선징악을 행합니다. 그것을 읽으며 재미를 느끼죠. 물론 주인공이 악인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악이라면 그것에 합당한 이유를 제시하면서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우리의 기묘한 우리>가 참 답답한 이유는 아델은 스스로를 절대적 선이라 믿지만 그의 행동이 만들어내는 것이 선으로만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아델이 적군의 군대를 물리치고 노예병 900명을 해방하였습니다. 아델은 당연히 그 노예병 900명이 고향으로 돌아가서 가족 만나고 농사 지으며 잘 살거라 믿습니다. 그런데 아델이 그렇게 믿는 다른 귀족들과 왕들은 그 900명을 처형합니다. 근데 그걸 아델은 모릅니다.

다른 예를 들자면 아델은 왕의 신하로 반란군을 막습니다. 문제는 그 왕을 비롯한 귀족들이 이미 충분히 부패해버린 정권이라는 것이며 그 반란군은 지금까지 억압 받으며 자식을 잃고 부모를 잃은 이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델은 그 반란군과 싸워 승리합니다.

아델은 세상이 아름답다고 믿고 자신의 신념을 굳게 믿는 인물입니다. 기사는 모든 백성들을 구제하는 대상이며 믿고 나아갈 수 있는 아름다운 존재로 믿지만 그 기사들은 매춘굴로 들어가 창녀들을 사고 한 마을을 이단으로 몰아 붙여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를 죽여버립니다.

이런 더러운 현실을 보고 그 더러운 현실에 속고 배신당하며 살아온 길은 그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에 바꾸려고 하지만 그것을 모르고 자신의 아름다운 세상을 믿는 아델은 그렇게 변하지 않게 합니다. 특히나 자신이 회귀한 것을 여신의 은총으로 굳게 믿고 자신이 여신의 사자가 되었다고 믿지요.

참 이런 아델의 행보는 작가님이 전체적 스토리에서 노리신 것임에도 불구하고 참 답답하고 읽기 힘들게 합니다. 왜냐하면 아무래도 제 입장에서는 부패한 정권보다 거기에 핍박 받아 일어난 반란군에게 정이 가는데 주인공이 그런 반란군을 다 잡아 죽이고 있어!!! (울분의 외침) 그래서 읽기 힘들 때마다 잠깐 멈춰서 공부 좀 하다가 다시 읽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9.

아무래도 저와 같은 이유 때문에 계속 읽다가도 중간에 하차하시는 분들이 조금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이런 답답한 점을 재외하고도 참 매력적인 작품이기에 추천합니다. 또한 제가 이제 고작 1부를 다 읽고 쓰는 추천글이기 때문에 이 답답한 내용은 뒤에서 분명 바뀔 것이라고 믿습니다.

10.

<우리의 기묘한 우리>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그리고 작가님도 파이팅!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11. 링크

http://novel.munpia.com/22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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