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건중
작품명 : 자력신문
출판사 : 뿔
<천하제일검으로 추앙받던 무적신검 권탁이 천하제일기공이라 일컫고 좌화한 자성신공. 금속을 지배할 수 있는 강한 자성! 하지만 무공을 익힌 이는 배울 수 없고 상당히 오랜 시간을 익혀도 그 성취가 미미한 이 신공을 과연 주인공 여우는 대성할 수 있을 것인가?>
몸 속에 자력을 심어 양전류, 음전류로 상대에게 타격을 준다는 이 설정은 이전에는 이처럼 소설의 전면에 부각된 일이 없었습니다. 그만큼 그 발상이 독특하고 눈길을 끈다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 연우는 이러한 무공을 익히면 내공을 쌓을 수 없다는 것에 슬퍼하고 있습니다. 그의 꿈은 대단히 크지만 오랜 시간을 투자해도 성과가 미비한 것에 절망합니다. 하지만 어느 비 오는날 그는 자신을 살해하려 드는 자들에게 무모하게 맞서던 도중 번개를 맞게 되는데....
이 소설은 미끈하게 구색을 맞춰가며 이야기가 이끌어 집니다. 내공을 익힌 자는 자성신공을 익힐 수 없는데 천하제일검은 어떻게 철류심법을 자성신공으로 진화시켰으며 또한 엄청난 기사奇事를 만들며 좌사坐死했을까라는 의문에 대해선 책 속에 약간 부연설명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지만 뭐 있을 수 없는 일을 일으켰으니 그 때문에 기혈이 역류하든 아니면 뭐하든 해서 죽은 것일 겁니다. 이외에는 작가가 자신의 스토리 라인에 맞춰서 매끄럽게 이어져 나가고 있습니다.
단지 작가가 선택한 주인공의 성격이 독자가 원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이 때문에 많은 난관이 예상됩니다. 사실 엄마 욕했다고 자신의 위치나 주변 사람들의 체면과 신분들을 모두 무시하고 제 분을 못 이겨 갑자기 생긴 자신의 큰 힘을 마구잡이로 불출해 버리는 주인공이라면 아무래도 매력적은 아니니 말입니다.
아무래도 남이 대단히 아끼던 물건을 잃어버려 생긴 일이었다면 적반하장으로 대들기 보다는 좀 자중하고 남자다운 모습을 보였으면 좋았을텐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이 소설에 있어 작가가 창조한 인물의 성격이었으며, 처음부터 일관되게 설명되고 있기에 흠잡을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철없던 청년이 멋진 모습으로 탈바꿈해 가는 성장소설일 수 있기에 아직 단정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걱정되는 점은 주인공이 자신의 힘에 천착해 그것이 기연의 힘이라는 것을 많이 간과하고 스스로 한 문파를 만들고자 하는 점인데.. 그 때문에 여우의 생각과 사고가 많이 막무가내로 보여서 여우가 약간 미워졌습니다.
좀더 멋진 주인공이었다면 정말 재미있게 읽었을 텐대, 사실 소설에서 사건이라는 것은 처음엔 작가의 의도에 따르다가도 어느 순간 주인공이 제멋대로 움직여 자신의 성격에 따른 스타일로 결과에 접근하기도 하고 또는 다른 방향으로도 움직이기도 하는 법이니 참 이 소설을 이끌어 나가는 주인공이 좀더 멋진 녀석이었으면 줄거리 또한 더 멋있어 졌을텐대 하는 아픔이 컸습니다. 이 말고는 참으로 좋은 소재에 매끄러운 문장을 보이고 있는 지라 다음에 멋진 주인공을 등장시킨 소설을 이 작가가 쓴다면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역시 주인공이 매력적이어야 ㅡ_ㅡ 살 맛이 나는 법인데, 주인공의 어리광에 분통이 터져서, 주인공만 제거되면 이 자력신문은 상당한 재미로 재창조 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 자력이 이끄는 새로운 무공의 창조적인 운용은 대단히 신선하고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할 것임에 틀림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연재 중이신 개척자 강호란 작품을 많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인공은 천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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