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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군림

작성자
Lv.1 인위
작성
06.10.24 09:24
조회
1,482

작가명 : 상평

작품명 : 천지군림

출판사 : 북박스

엄청난 권력을 휘두르던 장인태감 조구걸은 극양지체의 천형에 걸려 생명이 얼마 안 남은 몸을 밀승의 대법을 통해 새 몸으로 갈아타게 된다. 하지만 그 바꿔탄 몸은 마교 7대 가주 중 가장 무능하다고 소문난 섭평의 몸. 7대 세가 사이의 마교 교주 후계자에 대한 직위쟁탈 사이에서 과연 그는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 것인가?

이 작품이 내세우는 재미있는 코드는 육체의 전이이자 새로운 몸에서의 시작이고, 더 나아가 권력을 이용할 줄 아는 태감이 무림 고수의 몸에 들어가면 어떻게 되냐는 물음입니다.

북박스란 브랜드가 초기와 달리 대여점 주인들 사이에서 많이 퇴색되었지만 기본은 하기에 읽어보면 말끔하니 잘 썼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많았습니다. ‘나름 느낌 있었어!’라고 생각했던 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재미있게 읽히긴 하겠지만 역시 마찬가지로 많은 이들의 취향에 거슬릴 우려가 있습니다.

첫째. 태감이 무림 고수의 몸에 들어가는 것은 좋은데 새로운 마음가짐이나 전이된 사실을 감추려는 노력이 소설 상 미약한 점입니다. 사실 태감이었던 그가 없어졌던 다리! 하나가 다시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심정적, 표면적 변화가 소설 상에도 일부 있긴 합니다만 많이 부족합니다.

말투가 그대로인 것은 버릇일 것이라며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신체가 바뀌었는데도 불구하고 그의 주변 측근이나 동료 태감들이 당연하단 듯 그의 명을 받드는 것은 이상하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조구걸이 가운데가 생긴 이상 태감이 아니란 사실과 얼굴이 확연히 달라졌다는 두 가지 놀라운 변화에도 항명하지 않는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아무리 조구걸의 공포정치와 포석이 그럴만한 여지가 있다는 구색은 갖추었다고 하지만 육체전이라는 다소 비상식적인 부분을 너무나 간단히 넘기려는 것 같아서 재미가 깎였습니다.  

둘째. 너무나 빨리 강해지기에 고난이 부족한 것.

태감 조구걸은 무공을 익힌 상태였다는 배경 하에 육체전이를 시도한 섭가 가주의 몸이 내공을 산더미처럼 가지고 있다는 두 가지 이유로 그는 순식간에 강해집니다. 또한 태감만이 익힐 수 있던 음행공의 독특한 성질은 이를 더더욱 빠르게 부채질 합니다.

시작부터 강하게 된 그는 곧바로 큰 힘을 발휘할 뿐만 아니라 이 후 감히 넘보지 못할 속도로 더더욱 강해집니다. 초반 아주 반짝을 제외하고는 이제 어느 누구도 조구걸을 쉽게 보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으니 쫓겨 다닐 일이 없습니다.

셋째. 아직도 태감으로서의 권력을 그대로 승계하여 일엽편주의 모습은커녕 점차 눈덩이처럼 세력을 불려나가고 있습니다. 작은 데서 시작하는 게 아니라 이미 태감의 몸으로 쌓은 세력을 그대로 사용하고, 금위위를 맘대로 부리고 육체전이 이전부터 가지고 있던 호위집단또한 엄청난 전력인지라 이 소설의 방향은 태감의 무림정벌기로써 계속 세력을 넓히다가 쾅하고 먹어버리는 어디서 많이 본 패턴으로 가고 있습니다.

좀 더 그 성장과정에서 텀을 두고 서서히 좌충우돌을 보여주며 정식 코스로 갔으면 좋았을 것을 바로 주 메뉴로 들어가 우당탕탕 정벌해 나가는 것이 이야기를 너무 쉽게 풀어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 안정된 위치가 아쉽습니다. 정말 재미있게 잘 쓰긴 했으나 권력자로서의 음흉한 머리를 굴리며 음지에서 세력을 키워 그 모습을 드러내는 패턴만으론 그다지 매력을 느끼기가 어렵기 때문에 어쩌면 약간 식상함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취향에 따라 달리 느낄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첫째부분에서는 몸이 바뀌었는데도 권력까지 아직 그대로인 것에 두근두근한 안정감을 느끼시는 분도 있겠고, 둘째에서는 그가 무공이 여러 남과 다른 차별화된 이점을 보이며 빠르게 강해지는 것에 큰 매력을 느끼실 수 있는 분도 있으실 거고, 마지막으로 셋째에선 세력을 키워 무시못할 존재로 거듭나는 싸움의 과정을 아직 재미있게 읽고 계시는 분도 분명 있을 겁니다.

자신의 취향에 맞나 판단한 후 읽는 게 좋을 소설입니다.


Comment ' 2

  • 작성자
    Lv.18 o마영o
    작성일
    06.10.24 16:22
    No. 1

    세 지적 모두 어느정도 납득이 가네요
    다만,,, 위에서 말한대로 취향의 차이가 작용하는 문제일듯...
    일단,, 저도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이정도만 되도 유치한 양산형보단 훨씬 낫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잠보대장
    작성일
    06.10.24 21:06
    No. 2

    확실히 그 여성적인 어투가 거슬리긴 하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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