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책방은 정말 무협소설환경이 열악합니다.
신작은 기대하기도 힘들고,이미 나온 소설에 연장권들만 주루 대여하는.. 그런책방입니다. 그것도 일주일 전에서 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졌죠.
다른 곳에서는 새로 나왔다고 자랑을 해대던 소설들도 몇권읽지 않으면 뚝..끊어 버리는 실정이였습니다.
그런곳에서,신작 하나가 탄생했습니다.
혹시나 했는데 판타지도 아니고 무협소설로요.
말이 필요없습니다. 설령 재미가 죽어라 없다고 해도 빌립니다. 아니 빌려야 합니다.
언제 새로운 무협소설을 볼지 모르는 압박감에 말이죠.
책 이름은 혈비도 무랑..
책의 페이지 안쪽에는 작가에 대한 설명이 있습니다.
놀랍게도 판타지 전작 작가시더군요.
드래곤의 마법사.. 들어봤습니다. 만화책으로도 나왔고,9권까지 내기도 했으며,추천글도 몇개 본거 같기도 했습니다.
순간 실력있는 작가인가 싶어 좋아했습니다. 게다가 이런 환경의 신작이니 충분히 재미가 있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내용을 봤습니다.
다른 분들께는 몰라도 저에게는 기대 그 이하였습니다.
먼저 이 소설은..
전작 판타지 작가인게 문제인듯 싶었습니다.
요즘 판타지 소설 특유의 가벼움이 대표적인 문제였습니다.
무림인의 기본적인 분위기를 무시한채,구파에 대적하는 한 문파의 수장이 헤헤헤 하며 해픈웃음을 쏟는다던가,운다던가,쉽게 흥분한다던가,잘 웃는다던가 하는것부터가 그렇습니다.
그렇게 큰 문파의 큰 어른이면 캐릭터의 특성을 넘어 진중한 면이 있어야 한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요즘의 가벼운 판타지에서는 모르겠지만 무림인의 개성있는 성격과
진중함,무협의 성격등을 모조리 무시해버린 혈비도 무랑의 문제점은 과히 눈낮은 저에게도 안맞은 책이였습니다.
뭐,그 캐릭터의 지나친 강조성특성이라고 칩시다. 그러면 주인공과 그 아버지, 그리고 주변인물또한 그런 성격을 가진것은 이해를 못하겠더군요.
모든 인물이 헤픈웃음을가지고 에픈 울음을 가진.. 정말 판타지의 가벼운 특성이 실히 드러나는 부분이였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정말 가볍다는 것입니다.
자세한 설명도 없이. 이렇다. 저렇다. 식의 문장만 놓고 그것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고,대강대강 넘어가는 소설인거 같습니다. 그런점에서 이 소설은 빨리 읽을수 있을지언정 몰입도를 기대하기는 어려운거 같더군요.
또 하나의 문제점은 주인공의 설정입니다.
여기서 주인공은 잘생기고,기연또한 많이 얻는다고 합니다. 잘생긴건 별로 문제가 안되는 것이라고 생각하오나, 기연은 다르다고봅니다. 정말 기연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소설은 기연이 중복이 된들 기이한 연이구나..라고 감탄을 터트리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기연을 넣었음에도 그런 표현은 커녕 더 떨어뜨리는 효과가 납니다.
소설 속 주인공의 기연은 청심단이라는 귀하디 귀한 알을 한꺼번에 두알먹고 40 년 얻어야 하는 내공을 얻는 내용입니다. 헌데 기연을 얻은 앞뒤가 정말 기연이라는 말을 무색케 합니다. 주인공이 찾은 단환도 아니고,자신의 사질이 청심단을 두알 주는데,그걸 주는 이유도 참 황당한것이,지금 내공을 증진시키면 좋을것 같아서 라고 말합니다. 이소설에서 청심단은 정말 강조되고 있는데, 그런식의 약한 이유로 먹인것은 기연도 아니고 인연도 아니고 우연이라는 답이 나옵니다.게다가 그런 기연아닌 기연을 겪고도 주인공의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아니 어쩌면 소설 전반적으로 주인공의 무공을 사용하는 모습은 잘 보기 힘들구요.무공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이지만 여기서 무공도 참으로 이상합니다. xx무공 혹은 xx검법이라고 하며, 그 검법을 시전하는 사람의 모습을 설명하지는 않고 그 무공에 대해 설명하는데 그 설명도 청룡검법이라 하면 용이 날아가는 그런 검법이다. 하고 설명을 그치는,황당하기 그지없는 설명이였습니다.더 황당한것은 그 기연속 청심단이 100알이상이나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것을 강조한들 100 이라는 엄청난 숫자에 과연 기연의 소재가 될런지.. 의문입니다.
전체적으로 판타지의 특성이 잘 보이는 소설입니다. 그 특성은 무협에 맞지 않아 저한텐 그리 재미있는 소설이 아닌 것 같군요.
제가 중학교 1학년. 즉 2년 전 데로드&데블랑을 눈물을 찔끔하며볼때만 해도.. 판타지 또한 그 소설 특유의 진중함이 있었습니다. 그 진중함이 결코 어색하지도 않았구요. 헌데 요즘 판타지 소설은 정말 아니라고 봅니다.
옛 작가분들의 그 진중한 판타지소설은 어느새 없고, 이름만 들어도 유치한 판타지 소설들이 쏟아져 나오는것 같습니다. 그 이유가 요즘 판타지 소설을 읽는 어린 친구들의 흥미거리가 주인공이 순탄하게만 잘 되고 읽기 쉽고 가벼운 소설이여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로 제 친구들도 그렇구요.
진짜 재미있는 판타지를 본사람이 그런류의 소설을읽고 허탈함을 느끼는 것은 당연할것입니다. 언제부터 제눈에 보이는 판타지가 이런식의 이미지였는지가 참으로 궁금합니다.
요즘은 무슨 판타지소설을 보며 그 옛 판타지의 향기를 다시 맡을수 있을까요..
(죄송합니다.이상하게 판타지 이야기를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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