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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66 서래귀검
작성
11.10.12 18:48
조회
1,724

작가명 : John Scalzi, 존 스칼지

작품명 : SF,퍼지 네이션Fuzzy Nation, 털복숭이 행성(?)

출판사 :

영어 원서를 힘겹게 사전 찾아 읽으면서도 이렇게 재밌을 수 있구나 느끼게 해준 소설. 제 생각엔 존 스칼지 포텐 폭발한 작품. 정말 재밌더군요. 아마 한국에 반드시 출시 될 것 같습니다..존 스칼지가 노인의 전쟁으로 한국에서 이름좀 떨친걸로 아는데 다음 작품을 번역한다면 이 작품이 될듯.. 아래는 가벼운 스포를 포함한 감상입니다.. 이 소설은 너무나 구성이 잘 짜여져 있어서, 스포없이 소개할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대략 이야기가 흥미진진해지는 부분까지 한번 대충 써볼게요.

주인공은 무인행성(광부들과 그들을 고용한 회사인원만이 살고있는)에서 채굴작업을 수행하는 계약직 광부 존 할로웨이라는 남자입니다. 이 남자는 과거 변호사였지만 어떤 이유로 인해 법조계 뿐 아니라 지구에서도 추방됐습니다. 지금 이 남자는 무인행성 짜라23에서, 나무 위에 조립식 오두막을 짓고 살며, 스키머를 타고 광활한 정글 위를 날아다니며, 폭탄과 탐지기로 산을 무너뜨리며 노천광 작업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의 동료는 그의 애견 칼뿐입니다.

이 남자는 그야말로 asshole입니다. 이기적인데다 지독하게 똑똑해서 더 재수없는 남자입니다. 자기 고객인 대기업 회장의 얼굴에 펀치를 날려 법조계에서 추방되고, 자기 애견에게 폭탄을 폭발시키는 훈련을 해서 자기 상관의 속을 무진장 썩힙니다. 게다가 그 일 때문에 불려간 회사 청문회 자리에서 자기가 개를 훈련시켰다는 애인의 말을 거짓말이라고 주장해서 그녀의 커리어에 오점을 남기고 차인 경력까지 있습니다.(이게 뭐가 똑똑하냐!라고 할 수도 있는데 위에 언급된 모든게...아우 말하고 싶다!) 취미는 다른 사람이 할 말 미리 해버리기로 작중 인물들 모두 그를 재수없어 하죠..

어느날 할로웨이는 평소처럼 애견 칼에게 폭탄을 폭발시키게 한 후, 룰루랄라 휘파람을 불며 상으로 애견에게 랩터 다리를 던져줍니다. 그런데, 아뿔싸! 개가 버튼을 누른게 잘못된 것일까요, 예상보다 더 큰 폭발이 산을 통째로 무너뜨립니다.

이 세계도 현실처럼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개발이 문제가 되고 있었기에 주인공이 소속된 짜라컴이란 자원개발회사 역시 최소한의 복구가능한 피해만을 환경에 가하도록 허용되어 있습니다. 주인공이 무너뜨린 산을 다시 치우려면 막대한 벌금과 복구비용이 들어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 *됐다! 하고 주인공이 속으로 씨부렁 거리고 있을 때, 그의 상관 부르네가 통신해 옵니다.(이하 통신은 통신어체로 표현)

"ㅋㅋㅋㅋㅋㅋㅋ 또 저질렀지?ㅋㅋㅋㅋ"

"ㅋ, ㄴㄴ"

"ㅋㅋㅋ 또 개 시켰지? 저지른거 다 알거든 ㅋㅋ, 5분 후에 광학위성이 거기 비추니까 그때 봐서 산 무너져 있으면 너 해고 ㅋㅋ 계약서 지울거임 ㅋㅋ 드뎌 너 치운다, 떙큐 ㅋㅋ"

아놔! 하고 궁시렁 대며 자기가 무너뜨린 산을 살펴보던 할로웨이, 하지만 전화위복이랄까, 그가 무너뜨린 산더미 속에서 선스톤이라는, 고대 해파리가 탄화된 보석층을 발견합니다. 우주에서 가장 비싼 물질 중 하나를 발견한 것이죠. 그때 다시 통신이 옵니다.

"ㅋㅋㅋㅋㅋㅋ무너뜨린거 맞네 ㅋㅋㅋ 계약서 지웠으니까 짐 싸서 빨랑 나가라 ㅋㅋ 니 배 예약해 놨다 ㅋㅋ 지금 시큐리티도 보냈으니까 반항하지 말고 ㅋㅋㅋㅂㅇㅂㅇㅂㅇ"

"진짜 지웠음?"

"ㅋㅋㅋㅋ ㅇㅇ ㅂㅇㅂㅇ"

"진짜?"

"ㅋㅋ ㅇㅇ"

"레알? ㅋ"

"그렇다니까 ㅋ?"

"혹시 그 광학위성가지고 지금 내 손위에 있는거 보임?"

"뭔데?""

"......."

"...ㅅㅂ"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ㅅㅄㅄㅄㅄㅄㅄㅄㅄㅄㅄㅄㅄㅄㅄㅄㅄㅂ"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다 내꼬임 ㅋㅋㅋ"

"ㅅㅂ 그게 왜 니꺼임? 회사꺼지!"

"방금 니가 내 계약서 지웠잖아 ㅋㅋㅋㅋ나 이제 프리랜서 ㅋㅋㅋㅋ그러니까 그 이후 내가 발견한건 다 내꺼 ㅋㅋㅋㅋㅋ"

"아놔, 그게 왜 니꺼임? ㅋㅋㅋㅋㅋ이 행성 특허 회사에게 있음! 법대로 하자능!!!!!"

" 법대로 해볼까? ㅋㅋㅋㅋㅋㅋ 나 전직변호사 ㅋㅋㅋㅋㅋㅋㅋㅋ"

무인행성 전문 자원개발 회사임 짜라컴은 비용절약을 위해 광부-탐사자들을 정식고용하는게 아니라 계약을 맺습니다. 심지어 장비들도 고용인들이 빚을 져서  부담을 져 사야합니다. 비싼자원을 발견하면, 0.4프로 이하의 커미션만을 대가로 얻고, 재수없게 아무것도 발견못하면 빈털터리가 되서 돌아가야 하죠. 그런데 이게 매복이 됩니다. 산을 무너뜨리고 계약해지된 할로웨이는, 본래 그 행성에 있을 수 없는 프리랜서로서, 발견한 선스톤의 독점적 채굴권을 갖습니다. 짜라컴이 소유한 행성에 대한 특허권은 개인개발자에겐 효력이 없고, 산을 무너뜨리고 채굴한 장비일체도 할로웨이 것이기에 자신에게 귀속된다고 주장한거죠. 이 와중에 세개의 판례를 들며 전 상관이었던 부르네를 갈구는데, 영악하게도 그 셋 중 하나는 그가 꾸며낸 것입니다 ㅡ.,ㅡ;(직접 찾아보라고 갈구면서 마지막에 가짜를 집어넣습니다..사악한 놈..)

결국 유리한 조건으로(몇배나 뻥튀기한 커미션을 받고) 다시 즉석해서 재계약을 채결한 할로웨이는 백만장자가 된 기쁨에 휘파람을 불며 집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경보가 울립니다. 그의 집에 누군가 침입을 한것입니다! 쏜살같이 집으로 돌아온 그. 주변을 살펴 볼때, 갑자기 그의 애견 칼이 쏜살같이 집안으로 뛰어듭니다. 그리고 난장판 같은 소리가 들려오고, 집안으로 들어간 할로웨이는 놀라운 발견을 합니다.

그가 발견한 것은 장화신은 고양이 처럼, 두발로 걷는 고양이 같은 외계동물입니다! 겉으로 보기에 너무 귀여워 귀여움 받기 위한 방향으로 진화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귀여운 생물! 파충류 이외에 고등하게 진화한 생물이 일절 발견되지 않던 이 행성에서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외계종이었습니다.

할로웨이는 개, 칼에게 쫓겨 겁에 질려있던 두발-고양이(Fuzzy푸지라 이름지은)을 보며 무작정 덤벼드려는 칼을 억누르고 먹이로 푸지를 유혹합니다. 몇시간의 시도 끝에 푸지는 먹이를 먹고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그를 보다가 사라집니다.. 할로웨이는 이 장면을 찍어, 이 신기한 생명체를 생물학자이자 헤어진 옛 여친에게 보여주면 기뻐하겠다고 생각하며 챙겨 행성의 중앙 도시로 향합니다....오늘 그의 두 발견이 초래할, 수많은 인생의 방향을 바꿀 사건의 무게를 모른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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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대기업과의 싸움을 다룬 통쾌한 법정스릴러이자 외계생물과 인간의 교감을 다룬 SF 소설입니다. 작중 fuzzy들의 묘사는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귀여워서 실실 웃게 만들고, 울게 만듭니다..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한번이라도 이름이 언급된 거의 모든 인물들-은 다 나름의 역할이 주어지고, 초반에 농담처럼 언급됐던 사소한 이야기가 나중에 복선이 되고 암시 였다는 것을 알면, 정말 잘 짜여진 구성에 놀라게 됩니다. 이 소설은 존 스칼지의 가볍고 유머러스한 문체를 쓰면서도 한 문장도 낭비되는게 없습니다, 심지어 그 농담조차 몽땅 다 다음 이야기를 위한 복선입니다!

게다가 캐릭터들이 매력적입니다. 처음에  사회적 능력이 부족한, 어딘가 모자른 영락한 변호사처럼 보였던 주인공이 시간이 가면 갈 수록, 과거가 드러나면 날 수록 적들을 뺨치는 사악한 능구렁이인게 드러납니다. 결국 마지막에 가면 위증과 모략, 원수조차 자기편으로 돌아서게 만든 사악한 화술, 스파이, 화려한 법정쇼를 통해 대기업의 뒤통수를 후려치고 어마어마한 것을 이루어냅니다.

주인공 외에도, 그의 애견인 칼이나, 조력자인 전 여자친구, 그녀의 현재 남친, 예전 상관 등등의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이야기에서 벗어나는 캐릭터성을 발휘하지 않으면서도 너무 생생하게 그 성격이 그려집니다...

여하튼 극찬만 한 거 같은데, 단점을 꼽자면 영어라는 것 정도 -.,-;; 그래도 쉬운 영어에다가 모호한 구절이 없는 쉬운 문장의 소설이라 사전 끼고 끙끙대면 아마 고등학교 이상이면 읽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페이지당 사전을 여러번 찾아 읽으면서도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혹시 장르소설을 통해 영어 공부해보실 분한테 적극추천드립니다. 귀여운 동물, 생물이 나오는 소설을 찾으시는 분, 유쾌하고 문체에 잘짜여진 구성의 소설을 원하시는 분들꼐도 추천드립니다. SF를 좋아하신다면 꼭 읽어보셔야 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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