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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29 스톤부르크
작성
11.10.15 19:27
조회
2,078

10권 스포일~~~러

작가명 : 사카키 이치로

작품명 : 스트레이트 재킷 프라그먼트 3권, 본편 10권

출판사 : 대원씨아이 NT노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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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그먼트 3권

몰드. 그것은 마법사들의 갑옷이자 생명줄이다. 레이오트에게도 양아버지가 물려주신 깊은 의미가 있는 것인데―.

어느 날, 레이오트에게 자신이 만든 몰드를 권하는 인물이 나타난다. 에바 이뮨. 국내에서도 유명한 롤랜드 공방의 후계자이자, 레이오트의 전속 기계공인 잭의 누나 겸 선생님이다. 양산을 목표로 하는 그녀는 작품의 시범운용을 의뢰하지만, 레이오트는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 조바심이 난 에바는 천재 기질의 잭이 조정한 <스폴턴드>와 자신이 노력해서 개발 중인 <어셈블러>의 전투를 제안한다.

“깨닫게 해주겠어.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은 수재가 천재를 따라잡을 수도 있다는 것을.”

레이와 잭의 만남, 필리시스를 둘러싼 이야기를 포함한 대망의 단편집.

10권

붕괴한 건물. 부러진 표식. 깨진 노면. 부서진 차량….

오랜만에 언니 네린이 있는 곳을 찾은 나레아는 변모한 거리의 모습에 그저 놀랄 수밖에 없었다.

트리스탄 시내에서 발생한 거대한 인간형 병기에 의한 무차별 파괴 사건―. 네린의 신변을 걱정하는 나레아였지만, 언니가 레이오트의 담당 감독관인 이상은 평온과는 거리가 먼 일상을 보내리라는 것도 이해하고 있을 터였다.

그 무렵 필리시스, 레이오트 같은 소수의 뛰어난 전술마법사에게 국가가 극비리에 임무를 의뢰해온다. 세계의 운명이 걸린 ‘전쟁’이라고 한다. 늘 조수로 동행했던 카펠테이타에게 레이오트는 “넌 남아라” 라는 결단을 내리는데―.

시리즈 최고조의 라스트 에피소드 전편.

-----------------------------------

외전인 프라그먼트 3권은 그다지 언급할 이야기가 없습니다.

그냥 레이오트가 아직 '절망'에 빠져있던 시절, 잭 롤랜드를 만나 몰드 정비를 맡기게 된 이야기와 이미 본편에서 등장했던 에바가 레이오트와 처음 만나게 된 계기 등이 나오는 이야기.

자신의 몰드 '스폴턴트'에 대한 레이오트의 집착에 대해서 다시금 강조하는 파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딱히 특필할 점이라면,

마족 한 놈이 럭키스타OP인 '가져가! 세라복!'을 부르고 있었다는 정도.

... 끔찍하고 무서운 장면인데 배를 잡고 웃음을 참을 수 밖에 없는 이 기묘한 심정이어.

그리고 10권

**

"난 도저히 레이오트 스타인버그를 미워할 수 없어요. 미워해야 하는데. 이치로서는 그게 당연할 텐데. 당신이…다정하게 대해준 기억이 내 마음속에서 증오와 맞물리지 않은 채 남고 말아요."

카펠테이타는 계속 말한다.

위치상으로는 그녀의 시선이 약간 높다. 불쌍한 죄인을 작은 단죄인은 약간 내려다보며 조용히 탄핵의 말을 이어갔다.

"내 마음은 망가졌어요."

카펠테이타는 확실하게 그렇게 전했다.

"난 미쳤어요."

"아니, 넌─."

"인간다운 감정을 자연스럽게 얻을 수가 없어요."

마치 남의 일인 것 같은 말투다.

하지만─.

"그래서 난 관찰하고, 검토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하기로 했어요."

"…뭘?"

"애정인지, 증오인지, 모멸인지. 난 당신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 건지."

"……."

그건 레이오트이기 때문에 알아차린 변화일 것이다.

언제나 카펠테이타를 옆에 두고 살아온 그였기 때문에…, 그녀의 어조에는 아주 약간이지만 열의가 더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담담한 태도는 변함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금 확실하게 둑이 터지듯 그녀의 내면에서 말이 넘쳐흐르는 것이다.

그것은 그녀가 몇 년 동안 가슴에 담아둔 것이었다.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누구에게도 알려주지 않고.

몰래몰래 그 작은 가슴속으로 지켜온 사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일단 터져 나오면 멈출 수가 없다.

아마 그녀 자신조차도.

"내가 용서해도 되는 건지. 용서해야 할 사람인지. 레이오트 스타인버그. 난 당신을 미워해야 옳은지, 아니면─."

일순간.

그녀가 처음으로 명확하게 보여주는 머뭇거림.

붉은 눈이 망설이는 것처럼 반짝이고, 그리고─.

"사랑해도 되는 건지."

"너─."

그걸 우회적인 표현이라고는 할 수 없다.

감정이 망가진 카펠테이타에게는 그냥 누군가를 미워하고, 어쩌면 좋아한다는 행위조차 그것이 '옳다'고 이해할 수 있을 만한 이유를 붙이는 절차가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그녀를 그런 식으로 만들어버린 것은…레이오트다.

죄인은 그냥 숙연하게 판결을 받아들일 뿐이다.

그래서 레이오트는 조용히 물었다.

"─결론은?"

"……."

카펠테이타는 대답하지 않고 레이오트에게 다가와 그의 셔츠 깃에 손을 가져갔다.

조심스럽게 손을 움직여 카펠테이타는 레이오트의 셔츠 단추를 푼다.

이윽고 그녀는 레이오트의 가슴팍을 풀어헤쳐 밤기운에 노출시켰다.

"……."

카펠테이타는 자신의 집게손가락을 입가로 가져가더니 그 끝을 이로 물었다.

하얗고 가느다란 손가락에 붉은 방울이 천천히 올라온다.

그녀는 피가 번지는 손가락 끝을 가만히 레이오트의 왼쪽 가슴에 가져간다.

심장 위.

거기에─.

"레이오트."

붉게 젖은 글씨가 새겨진다.

아직까지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는 말.

『I pledge my heart to be back to you as a human. 나는 내 심장에 걸고 서약한다. 그대가 인간으로서 원래대로 돌아오기를.』

"카펠, 너─"

"레이오트"

한 문장을 다 적고 카펠테이타는 말했다.

"내게 돌아와줘요. 살아줘요. 인간으로서. 마족도, 시체도 아닌."

"…하지만."

레이오트는 오랫동안 함께 지낸 그 소녀를 보며 말했다.

"난 네 부모님을 죽였어."

"네."

"난 날 길러준 부모님도 죽였어. 그것만이 아냐.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서 몸부림치다가…, 그 이상으로 수많은 목숨을 빼앗아 왔어."

"네."

"그런 내가─."

"용서할게요."

단언하듯, 끝내버리듯.

카펠테이타는 확실하게 그렇게 선언했다.

"내가…용서할게요."

카펠테이타의 붉은 눈이 레이오트를 비춰내고 있다.

쭉 그를 지켜봐온 핏빛의 커다란 눈동자가.

"다른 사람은 용서하지 않아도 내가 용서할게요. 온 세상이 용서하지 않아도 내가 용서할게요. 당신을 쭉 지켜봐온…내가."

(중략)

"레이오트."

그런 그의 뺨에 하얀 손이 닿는다. 손가락이 재촉하며 이끄는 대로 얼굴을 드는 레이오트. 그런 그에게─.

"당신이…좋아요."

이형의 여자는 처음으로 망설임을 입술에 숨기고 살며시 키스했다.

- 스트레이트 재킷 10권, 2장 '그들은 전투 준비에 임하고' 229~234p  본문 발췌

**

카펠, 카펠, 카펠, 카펠카펠카펠카펠테이타아아앗!

귀엽구나 카펠! 사랑스럽구나 카펠! 가련하구나 카펠!

그거 아세요? '스트레이트 재킷'은 제가 1권부터 꾸준히 읽고 있는 소설이고, 1권의 출간일은 2004년 1월입니다. 지금 군대에서 말년병장이 되어 탱자거리고 있는 저지만, 1권을 읽을때는 아직 중학생이었다고요.

그러니까, 1권에서 카펠테이타를 보고 "아, 이 아이 좋네."라고 생각하고 "히로인은 네린 아니야?"라는 사람들에게 "당연히 카펠테이타가 진히로인 아닌가요."라고 반박해가며 장장 7년 동안 이 '스트레이트 재킷'을 읽어온 끝에 카펠테이타의 '숨겨진 마음'을 읽자니... 7년 동안 무표정과 무감정을 보여주었던 아이의 '진심'을 접하자니... 마침내 '답'을 얻은 한 소녀의 장구한 고뇌의 시간이 그동안 흘러온 저의 시간과 겹쳐지는 그 느낌에...

아아, 가슴을 찌르는 세월의 힘과 그동안 '스트레이트 재킷'에 열광해온 추억과 무언가 아련한 것과 카펠테이타의 사랑스러움에 의한 무언가가 굉장히 울컥해서...

아아, 카펠 카펠 카펠, 너는 좋은 아이로구나 정말!

**

텐션 좀 죽이고.

하여간 이걸로 질질 끌어온 스트레이트 재킷도 최종장 돌입. 이번달에 완결인 11권이 출간된 상태에 저도 주문해 둔 상태입니다.

마침내 시작된 '자격자'들과의 전면전. 세계의 운명을 건 전쟁에 돌입하는 레이오트와 동료들. 제한된 마법과 무한한 마법이라는 너무나 압도적인 열세에 몸을 던지고, 적의 한도는 끝이 없을 뿐.

마력권과 '신'에 대한 갑작스러운 언급, 최종보스격인 오페라토리움의 너무나도 먼치킨적인 면모 등, 이렇게 판을 벌여놓고 남은 1권에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걱정되기도 합니다만...

하여간 사카키 이치로는 비극을 쓰는 작가는 아니니까! '이코노클라스트'도 어쨌거나 할렘 엔딩으로 끝냈으니까! 결코 카펠이 눈물 흘리게 되는 일은 없을테니까! 믿고 있다고요, 사카키!


Comment ' 6

  • 작성자
    Lv.61 미궁신군
    작성일
    11.10.15 19:53
    No. 1

    같은 카펠테이타 팬으로써 11권 네타를 살짝 뿌리자면......
    카펠 曰 : "피임은 확실하게 하고 있으니까요."
    ........... 누구랑?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7 경천
    작성일
    11.10.15 21:17
    No. 2

    으잌 너무 재밌습니다. 이번달에 11권 나온다던데 구매 대기 중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적안왕
    작성일
    11.10.16 12:34
    No. 3

    11권이 기대되네요
    사는걸 까먹었는데 방금 질렀습니다. 화요일 도착이라는데 기대되네요
    미궁신군님// 미리니름이 너무 강합니다!
    경천님//이미 나왔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9 스톤부르크
    작성일
    11.10.17 18:55
    No. 4

    미궁신궁님//어라, 카펠이 몇살이더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적안왕
    작성일
    11.10.19 07:32
    No. 5

    14세이고 에필로그에서는 16세인걸로 알아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2 한신0
    작성일
    11.10.21 23:59
    No. 6

    카펠은 진리!!

    그런데 시리즈 후속편이 취소된 건 좀 아쉽네요.
    차도남 의료 마법사와 열혈 전술마법사의 콤비도 한 번 보고 싶었는데 말이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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