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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마이 B급 호러 - 흑수촌

작성자
Lv.29 스톤부르크
작성
11.10.20 20:19
조회
2,536

작가명 : 쿠로 시로우

작품명 : 흑수촌

출판사 : 대원씨아이 NT노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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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흑 같은 숲, 끝을 알 수 없는 어둠을 머금고 있는 깊은 산.

한 줄기 빛도 없는 검은 그림자에 둘러싸인 산 속의 마을 ‘쿠라우지(庫宇治)’.

수업 일수를 채우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편성된 과외학습의 일환으로 이 마을을 방문한 타치바나 레이카를 비롯한 일곱 명의 학생들과 인솔자 카타히라 교사는, 이 땅에 숨겨진 무시무시한 전설이라는 형용하기 어려운 존재를 보게 된다. 그리고 마을에 검은 비가 내린 순간, 견디기 힘든 고통스러운 기억과 함께 죽었을 터인 이들이 눈을 뜬다.

이 마을에 숨겨진 비밀이란. 그리고 검은 비가 내리는 땅에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은, 붉은 핏빛 과실 ‘아카모로’의 정체는?

신진기예 호러 작가 쿠로 시로우가 안내하는 혼신의 폐쇄마을 호러, 여기에서 막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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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세와 단절되어 폐쇄적인 생활을 하는 외딴 산골. 그 곳에 찾아온 젊은 아이들. 불안감 속에서도 즐거움을 찾고자 하나 이윽고 점점 모습을 들어내는 공포, 하나하나 사라져가는 사람들, 알 수 없는 위협...

그야말로 정통적인 호러 스토리의 기본 아닙니까?

**

작가인 쿠로 시로우는 괴담 계열 공모전에서 수상하며 데뷔했고, 몇 권의 책을 썼지만 라이트노벨은 이 '흑수촌'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일본은 온갖 요괴 이야기를 비롯한 괴담이 고래로부터 전래문학의 일종으로 내려왔고, 그런 만큼 그런 쪽에서 상을 탔을 정도면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해 줄까... 라고 기대했는데.

미치도록 쌈마이하다!

**

초반에 도시와 단절된 아이들의 불평불만 속에서 어떻게든 '즐거운 체험학습'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주인공과 선생님이라던가, 그러면서도 어딘가 괴기한 마을과 사람들의 모습에 불안해하는 묘사라던가, '아카모로'라는 마을 특유의 식물에 대한 이야기라던가 하는 부분은 분위기 고조로 톡톡히 역할을 해 내지요.

일단은 수상작가인 만큼 '분위기 고조'에 있어서는 수준급.

당장에 설정이 저러고, '괴담'이란 것은 반전은 있을지언정 너무 의외의 곳을 찔러서 '공포'보다는 '반문'이 나와버리면 실패인 만큼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오히려 너무 막 나갈 정도로 B급 향기가 풀풀 나는 막지르는 전개에 어안이 벙벙할 정도.

**

초기의 분위기로 혐오를 조성하는 그 맛은 어디가고, 중반 이후에는 사람이 죽어나자빠지고 괴물이 습격해오고 좀비가 튀어나오고 어른은 미쳐가고 이거 진짜 가관.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된거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혈과 광기와 괴기의 대혼선.

생각해보면 주인공 일행 입장에서는 무섭기는 엄청 무섭겠다. 뭔가 파악할 세도 없이 주변이 생지옥이 되어있으니!

**

위협에서 도망치는 아이들이라던가, 그 속에서 자신의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자신마저 버려가며 노력하는 아이라던가. 급박한 상황의 묘사 또한 상당한 수준.

아니 그래도 상황 자체가 이거 너무 막 지르는 느낌이긴 하지만.

무엇보다 흑막이 전혀 설득력 없어요! 그냥 미친 것 같아!

**

호러 장르의 매체를 볼 때는 어딘가 '부정적인', '경솔한' 행동을 하는 사람은 당연히 빨리 당할 것 같고, 그런 만큼 그런 분위기의 장면이 나올때마다 "아, 이제 이 애 죽는구나~ 아~ 아~"라며 가슴졸이며 보는 그런 맛이 있는데, '흑수촌'은 그런 맛을 확실히 보여주면서도 막판에 막상 보면 생존자들의 일람이 전혀 의외의 것. 이건 나름 신선했어요.

**

이 책을 집어들며 '오싹함'을 기대하면 안됩니다.

링이나 주온 같은것 보다는 진짜 쌈마이 B급 괴수, 좀비 영화를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그냥 '쌈마이한 맛에' 좋다고 보는, 그런 사람을 위한 책.

라이트노벨이라고 일부러 쌈마이하게 썼나, 싶은데, 작가님, 라이트노벨이라고 호러의 질 마저 '라이트'할 필요는 없잖아요.

재밌긴 했지만 이 정도 쯤 되면 호러가 아니라 유머 같다구요. 글 솜씨는 좋은데 소재 활용이 뭐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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