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희강
작품명 : 비리제일존
출판사 : 청어람
'눈앞의 이익만 좇는 자들은 모두가 그의 밥이다!'
비리제일존 표지 뒷장의 소개 문구이다.
이 소개 문구와 '비리' 라는 두 가지를 섞어서 생각해 본다면 어느정도 가볍고 유쾌한 내용으로 진행하지 않을까... 라는 예상을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본 내용은 가볍고 유쾌한 것과는 거리가 먼, 복수를 기반으로 음모와 속임수가 이야기의 주된 내용을 차지한다 (개인적으로는 소개 문구를 좀 잘못 적은 것 같다고 생각된다).
책의 내용은 많이 볼 수 있는 성장형 무협이 아니다. 책의 주 내용이 '복수' 인 만큼 어찌 보면 성장형이 젤 무난한 듯 하지만 작가는 과감히 이 틀을 벗어나고 '가문의 몰락을 겪고 혼자 살아남은 소년이 힘을 키우는 과정'을 과감히 생략하고 주인공이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힘을 가지고 복수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 장면을 이야기의 시작으로 한다. 또한 그 복수를 하기 위한 수단이 '무공'이 아닌 '비리'라는 것이다. 보통 무협에 돈이라는 소재를 등장시키는 방법이 주로 표국이나 상계 쪽과 같이 좀 밝은 측면을 가진 소재와 연관지어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방식이었다고 보면... 이러한 점들이 비리제일존을 일반적은 복수물과는 좀 차별화시키는 내용이 아닌가 한다. 일반적인 전개방식과 다르다는 것은 그만큼 기존의 이야기들과는 다른 구성을 보인다는 것이고 독자의 예측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예측되지 않는 책의 내용을 알아간다는 것이 예측하는 내용을 확인하는 것보다 더 큰 즐거움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비리제일존은 바로 그 알아가는 즐거움을 준다.
물론 일반적으로 알려진 이야기 전개 방식과 널리 쓰여진 소재를 사용하지 않았기에 부드럽게 이야기를 전개시킬려면 많은 노력이 들어가야 된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물론 비리제일존의 작가는 부드럽고 개연성 있는 이야기 전개를 위해 충분히 공을 들인 것 같다. 제일 첫장의 배경인 천마신교의 각 장로들이 주인공인 종리곤의 처우를 결정할 때 왜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었는지, 어떻게 주인공이 무림맹으로 파고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발생했는지 충실한 설명을 해주고 있다. 또한 바로 주인공의 복수극의 시작을 다루었기 때문에 부족한 이야기 시작 이전 상황의 설명을 중간중간 적절한 곳에 배치함으로써 독자가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의문점이 생기지 않도록 배려한 점을 보면 작가가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면서 세심한 배려를 한 듯 하다.
비리제일존... 좋은 읽을거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또 하나의 기다림의 즐거움을 주는 작품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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