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하나타니 토시츠구
작품명 : 세키라라!! 1, 2권
출판사 : 학산문화사 EX 노벨
상상, 아니 망상 속의 그녀가 현실세계에 나타….
아니, 내 눈앞에 강림했다!!
“너, 사악한 기운이 풍기는군.”
저녁노을 진 거리에서 여검사에게 그런 말을 듣고 나는 당황했다.
혹시, 카루나? 내가 옛날에 썼던 소설 속의 히로인?? 설정대로 나를 잘 따르고, 망상대로 미소녀다…. 아니, 거짓말이지? 불가능해!! 우선 그 소설은 내 트라우마다. 그 사건의 쇼크로 창작을 접고 오타쿠를 탈출하여, 지금은 무난한 고교생활을 보내고 있다. 그러니까 순수하게 기뻐할 수 없고, 평화로운 ‘지금’이 파괴될 것 같은 대 혼란이 예상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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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중학교 시절 인터넷에서 개인 사이트를 운영하며 <사왕전성기>라는 판타지 소설을 연재, 그럭저럭 인기를 얻고 있었습니다.
허나 사소한 착각으로 인해 거대 사이트와 다툼이 오가고, 오프라인 상으로도 번진 그 전쟁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등을 돌리고, 큰 상처를 입게 되지요.
엉엉 울며 그동안 써 온 소설들을 모조리 폐기하고, 오타쿠 생활도 그만 둔 체, 고등학교에 올라가 밴드 활동을 하며 예쁜 여자친구도 생겨 평범한 생활을 하던 어느 날...
난데없이 사왕전성기의 히로인인 <카루나>가 눈앞에 나타납니다. 그리고 이법(마법)을 써 대고, 소설 속 괴물들이 현실로 나타나지요. 자신을 소설 속 주인공이라 굳게 믿는 카루나와, 어쩔 줄 몰라하는 주인공. 이미내용도 잘 생각안나는 오래 전 트라우마와 정면으로 마주대한 주인공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이야기.
오래 전 악몽으로 남은 '부끄러운 과거', 그것도 오타쿠적 망상과 마주해야 한다는 것은 옛날에 소개했던 다나카 로미오의 'AURA ~마류인 코우가 최후의 싸움~'과 비슷한 소재입니다만, 이 책은 그것을 좀 더 가볍게 다룹니다.
트라우마에서 끝없이 도망치는 모습은 비슷하고, 그것을 받아들이고 화려하게 자폭하는 것으로 상황을 해쳐나가는 것도 비슷하지만, 작가의 역량 차이인지, 작품 자체의 컨셉 때문인지, 무게가 적습니다.
캐릭터 조형은 잘 되어 있는 편이고, 개그도 재밌습니다. 이야기 속에서 보이는 '주인공의 과거'에 대해 공감하고, 그런 만큼 "내 악몽을 떠올리게 하지 마!"라고 절규하는 사람들의 평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AURA만큼 가슴 깊숙히까지 찌르는 부끄러움이나, 감동은 무리.
특히 2권에 와서는 판타지 설정이 이야기에 깊게 개입해온 터라, 소재자체에서 오던 '병맛(좋은 의미)'가 옅어져버린 것은 매우 아쉬운 일입니다.
3권으로 조기종결 되었으니, 마지막 권도 가볍게 사 볼 것 같지만요. 더 잘 할 수 있었을 텐데, 여러모로 아쉬운 맛이 남는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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