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박수련
작품명 : 위칼레인
출판사 : 자음과 모음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5권으로 완결되는 작품입니다. 출판연도는 2000년 쯤으로 기억합니다. 검기와 소드 마스터, 9서클의 마도사, 아름다운 마족, 폴리모프한 드래곤 등...흔히 양산형 판타지라 이르는 작품들의 요소를 거의 전부 지니고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괜찮은 작품입니다. 내용 전개와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나, 마찬가지로 양산형 판타지의 요소를 많이 차용했음에도 좋은 작품이라는 평을 받는 이수영 작가님의 사나운 새벽이 생각나는군요.
위칼레인이란, 작품에서 고어로 '운명의 갈림길'이라는 의미입니다. 한 순간의 선택이 운명을 바꾼다는 이야기로 서두를 시작합니다. 마냥 독특한 내용은 아닙니다만, 어색함이 없고 퍼즐처럼 잘 짜인 구성이 책을 손에서 뗄 수 없게 만듭니다. 도저히 첫 작품이라 생각되지 않을 정도.
발단을 간단히 요약하면, 평생을 시궁창과 같은 삶을 살아왔으나 나름 즐겁게 살고 있는 도둑이 우연히 황자의 대역을 맡고 황위 계승의 다툼에 끼어들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분명 드물지 않은, 어찌보면 흔한 이야기지만 그 전개의 방식이 상당히 뛰어납니다. 황자라고 해도 갖은 고생이 기다리고 있고, 또한 결국 가짜 삶일 뿐이기에 진정한 삶인 평범한 도둑으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주인공의 내적 갈등이 볼 만합니다.
호쾌한 전투를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리 강하지 않은 주인공을 내세우고 있기에, 전투의 비중 역시 그리 크지 않습니다. 다양한 갈등을 동료들과 함께 풀어가고, 자신의 삶에 대해 고민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주인공의 행보...실로 오랜만의 괜찮은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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