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최요석
작품명 : 와이어풀러
출판사 : 로크미디어
어느날 동생이 "민영 드 바르" 1,2권을 빌려왔길래 킬링타임용으로 적절히 이용하고 책장을 덮으려는 순간 맨뒤에 로크미디어의 작품을 소개하는 지면에서 와이어풀러를 보게 되었다. 광고 문구는 "가장 리얼한 판타지 환생기!" 무려 "가장" 이라는 부사가 붙어 있길래 낚여줘볼까 하며 동생에게 반납하라 보내면서 1~3권을 빌려오게 하였다.
영지물이였다. 감상을 시작했는데 어디서 많이 본듯 한 내용이였다. 바로 조아라에서 19금판정 받은 연재소설이였던 것이다. 조아라의 원제는 아마 영어로 되어 있던 걸로 기억한다. 거침없는 성묘사로 꽤 재밌게 봤던 기억이 나서 반가운 감정도 들었다. 퓨전소설을 보면 꼭 주인공은 대한민국의 교육을 받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결정적인 순간에 여자를 외면하는데. 주인공이 독자들이 지켜보는 트루먼쇼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지. 답답할 뿐이고 이야기의 작위성을 망칠 뿐이다.
많이 순화된 묘사는 그렇게까지 수위가 높지 않다. 당장 내가 아는 일반소설 중 박완서씨의 저서 "아주 오래된 농담"에서는 이보다 더한 정사신도 있다. 다만 와이어풀러에서는 그 정사와 관련된 내용 자체가 뽕빨성이 강한 챕터가 몇몇 있다는 것이 문제이긴 하다. 독자가 알거 다아는 대학생들 이상의 성인이라면 모를까..표현수위에 관해선 15세이상이 적당하겠지만 19금으로 해둬야 되지 않을까..생각하기는 하지만.
영지물로서는 불쏘시개와 같은 가벼움을 보여주지 않으려는 흔적이 많이 보였다. 모소설에서 나왔던 것처럼 1인칭에다가 꽤나 위에서 독자를 가르치려는 어조 역시 동일하였고 설정풀이를 나열하여 지루한 감이 있었지만 간간히 등장하는 정사신과 1권 초반부터 주인공의 암살시도로 이뤄지는 급박한 이야기 전개가 이를 잊게 하였다. 기본적으로 세계관은 마고기저이다. 마법사는 기존 판타지를의 체계를 따르면서 기사는 검기나 장풍 날리는 개념이 없다. 다만 아쉬운 것은 마법의 수식체계가 수학으로 이뤄졌다는 것으로..작가가 갓 고교졸업한 것이 아닐까 의심할 수도 있겠다. 왜 마법하면 수학이지..공대생인 내가 볼 때는 선뜻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수학에 대한 묘한 환상이 있는 듯 하다.
만화 시나리오를 담당하셨던 경력이 있어서 그런지 A영지를 치기 위해 B영지와 동맹을 맺고 다시 B영지를 치려는 A영지와 이중 동맹을 맺는 등. 외부세계의 다툼을 적절히 그려나갔다. 후자 방법이 좀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겠다라는 계산을 보여줘 절로 고개가 끄덕일 만하다. 이외에도 당장은 주인공영지와는 관계없는 다른 지역에서 벌어지는 세력경합을 철저하게 설계하면서 가볍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였다.
성애묘사가 많아서 자칫 소설의 기본은 엉망일거라 오해할 수도 있겠지만 소설을 가장한 불쏘시개 수준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남녀평등 사상에 투철하신 분이라면 별로 권하고 싶은 책은 아니다. 또한 여성분께도 말이다. 참..광고 처럼 가장 리얼한 환타지 환생기냐..하면..환타지 환생물치고 수준 높은 것은 못봤기에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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