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장경
작품명 : 빙하탄
출판사 : 시공사
약간의 미리니름이 있으니 주의를 바랍니다.
둔저님이 아래 빙하탄을 재밌게 보시고 감상글을 올리셨는데 그글을 보고 저도 근래에 만8년만에 빙하탄을 다시 읽었던 것이 생각 나 이렇게 감상글을 올립니다.
오랫 만에 다시 보는 빙하탄은 또다른 맛이 있더군요. 물론 그 시절 감성에 비해 지금의 나는 많이 변하기도 했습니다.
독자들이 빙하탄을 처음 볼 때는 심연호의 방황의 이유를 모르고 시작합니다. 소설이 진행되면서 점점 사연을 하나 둘씩 알아가게 되고 둔저님이 말한 철봉황과 조원호를 향한 마지막 심연호의 피를 토하는 외침에서 거의 모든 비밀이 다 드러나게 됩니다. 이렇게 접하게 되는 빙하탄도 매우 매력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은지 많은 시간이 지나고 간략한 주 스토리만 기억한 채로 보는 빙하탄은 색다르더군요.
처음부터 방황의 이유를 알고 있으니 초반부터 보이는 심연호의 방황이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가슴이 아프다 보단 갑갑한, 가슴이 꽉 막힌 듯한 느낌...
<<원수를 알고 복수할 힘이 있지만 복수를 할 수 없는 그의 처지>>, <<자신의 원수가 달리 보면 원수가 아니라고도 할 수 있는 그의 비참한 현실>>, 그리고<<누구보다 강한 힘이 있음에도 누구에게도 자신의 한을 풀 수 없어 오직 방황하고 미쳐가고 절망할 수 밖에 없는 그의 암울한 현실>> 을 알고 처음부터 보니 그의 절망이 글의 초반부터 몸으로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이렇게 소설을 읽고나니 글을 쓰신 장경님의 마음에 대한 생각이 들더군요. 장경님은 독자가 처음 심연호의 기행의 이유를 모르고 보기 시작하여 차차 알아가고 극적인 순간에 모든 것을 알게 안배하여 쓰셨을 겁니다. 하지만 장경님은 당연히 자신이 창조한 케릭터인 심연호의 마음을 알고 처음부터 그를 표현하셨겠죠.
그의 얼어붙은 마음을, 그의 벗어날 수 없는 절망을 ..
하지만 독자인 나 역시 글을 읽은뒤라 장경님처럼 모든 것을 알게 된 상태로 보니 장경님이 표현하려고 했던 심연호의 절망, 장경님이 가지고 있는 심연호에 대한 생각등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심연호에 대한 마음이 마치 내게 와 닿은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당시 나의 기분일 뿐이고, 어찌보면 짝사랑 같은 나의 생각 뿐일수도 있습니다. 웃음 ^^) 이렇게 소설을 읽고 나니 가슴 한켠이 묵직한 기분이더군요
빙하탄을 처음 읽었을 때도 그리고 나중에 읽었을 때도 저는 그의 행복을 빌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 어머니로 부터 비롯된 그의 절망은 어떤 방식으로든 도저히 해결할 수가 없는 것이죠. 그래서 소설의 결말도 그의 절망에 빠진 원인을 해결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절망뿐인 그의 마음의 안식처를 찾으면서 그누구도 깰 수 없는 그의 마음의 얼음을 깨어주는 빙하탄을 찾으면서 소설은 결말을 맺게 됩니다.
사실 저는 빙하탄의 결말이 크게 만족스럽진 않습니다. 마음에 들지만 왠지모를 아쉬움이 있습니다. 비록 저는 더 나은 결말을 생각해 낼 수 없음에도, 작가인 장경님은 우리의 불쌍한 심연호를 위한 더 멋진 마무리를 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여전히 남습니다.
빙하탄은 장경님의 작품중에서 팬들의 호불호가 뚜렷히 갈리는 글입니다. 하지만 아직 빙하탄을 읽지 않은 분이 있으시다면 꼭 읽으시길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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