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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서비
작성
08.06.24 04:11
조회
1,682

작가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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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

요 아래 많은 감상글들은 한 고교 특별활동 중 인터넷독서 수업의 수행평가를 위해 올라온 것들입니다. 지도교사분이 문피아와 유조아 두곳의 장르문학 사이트를 지정해서 감상문을 올리는 과제를 내게 했는데, 왜 하필 장르문학일까 생각해보면 선생님이 장르문학에 대해서 평소 관심과 애정이 크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해보고, 또 하나는 인터넷독서라는 활동이 사실 장르문학을 제외하고는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죠. 이글은 이 인터넷독서라는 것에 대해서 좀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장르문학에 관심이 있을 정도면 추측컨데 상당히 젊은 교사분이시라고 보고, 제 친구들이 하나하나 교원으로 임용되고 있는 걸 생각해서 좀 편하게 이야기하죠.

인터넷을 말하면 거론되는 것은 정보, 커뮤니케이션, 자율성입니다. 최초의 인터넷은 네트워크 간의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장치였지만 좀더 인터넷에 대한 접근성이 좀더 높아진 이후로는 정보를 포함한 인간이 행위할 수 있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오고갈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이 되었고, 그 소통은 인터넷 공간의 익명성에 기대어 인터넷 이용자 스스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아주 간단요약이네요.

인터넷독서는 활자와 책이 종이 외에 인터넷에서 0과 1의 바이너리 조합으로도 가능하다는 것에 우선 착안하고 있죠. 하지만 이는 단지 인터넷을 통해 책을 읽을 수 있다라는 도구적인 기능에 국한되지는 않습니다. 인터넷독서는 인터넷을 이용하여 책을 찾고, 읽고, 감상하고, 이를 서로 이야기하는 모든 활동들을 아우르는 것이죠.

사실 인터넷독서라고 하면 그저 독서에 인터넷이라는 수식어를 가져다 놓은 것에 불과한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넷으로 책을 읽을 수 있거나(or) 책의 감상을 올릴 수 있거나 둘 중 하나죠. 둘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하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문피아에 올려진 글을 감상하고 문피아의 감상란에 글을 쓰도록 한 이번 수행평가는 굉장히 참신하다고 봅니다. 저도 중고교생들의 과외를 하며 본 것이 수행평가에서 인터넷은 정보를 얻기 위한 자료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인터넷활동이 뭔지, 이를 어떻게 해야 하고 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교육시키는 곳은 적었죠. 학생들은 어릴적 하던 그대로 인터넷을 그저 검색의 도구로 피상적으로 이해하거나, 완전히 빠져들어 때로는 배설의 공간으로 이용하기도 하죠. All or Not입니다.

여기서 이번 수행평가의 유감스러운 면을 발견할 수 있죠. 문피아의 운영진이나 기존의 이용자들은 학생들의 수행평가에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습니다. 왜 그럴까요?

감상의 질이 낮았기 때문에... 이전에도 감상란의 글들이 균질적으로 모두 좋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좋은 글과 좋지 않은 글을 객관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은 이 곳에 없습니다. 다만 다른 이용자들이 감상문을 보고 그 속에 녹아들어 있는 감성과 진정성을 엿보고 댓글을 통해 서로의 글에 대해 이야기하죠.

문피아의 규칙에 위배된 글들이 많아서... 인터넷의 광고글이나 타인의 감상문을 그대로 베낀 소수의 감상들이 있었지만 이는 일단 부차적인 겁니다. 저작권은 타인의 지적, 재산적 권리로 존중되어야 한다는 건 인터넷을 이용할 때 매우 중요하지만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그리 강조될 만한 부분은 아닙니다. 학생들이 베낀 글을 올리는 건 감상문은 자기가 스스로 쓰는 것이라는 기본적인 명제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지 감상문 수행평가를 인터넷에서 하기 때문인 것은 아니죠.

가장 큰 지적은 역시 ID입니다. 과제 평가의 편의를 위해 그랬다고 생각하지만, 이곳에 올려진 학생들의 글을 보면 모두 하나의 형식(반-번호-이름)으로 통일되어 있습니다. 기존의 이용자들이 뭔가 이상하다라고 알아차린 건 모두 ID=필명이 일률적이었기 때문이죠. ID가 이상하니 글이 이상해 보이고, 그 집단행동 전체가 불쾌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그저 현상에 불과한 겁니다. 수행평가를 위해 이용자로서 학생들의 ID를 하나로 통일시킨다는 것, 이 문제를 좀더 살펴보기 위해서는 요 위에서 인터넷의 정의와 인터넷독서에 대해서 이야기한거죠.

인터넷이 그저 정보를 얻기위한 도구에 불과한 것은 아니라 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런 점은 이번 수행평가는 이전의 다른 것들과 차별화 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평가의 편의를 위해 학생들의 감상활동, 문피아에 글을 올리는 것은 일정한 규칙에 의해 이루어졌습니다. 이것이 인터넷 독서활동의 많은 부분을 제약해 버렸습니다. 인터넷독서는 인터넷에서 글을 찾아 읽고, 감상을 위해 글을 쓰고, 이를 다른 사람과 나누는 일체의 활동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학생들은 수행평가를 위해 문피아의 회원에 특정한 ID로 가입해서 특정활동만을 하게 되는 것으로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 인터넷에서는 커뮤니케이션과 자율성이 크게 훼손되어 버렸죠.

학생들은 ID가 특정됨으로 인해 다른 사람의 감상문에 댓글을 다는 것도, 작가의 연재글에 댓글을 다는 것도,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것도 어려워졌습니다. 심지어 학생들 서로의 글에 댓글을 다는 것도 이름이 전부 실명으로 공개되어 껄끄러워져 버렸죠.

인터넷이 정보 외에 커뮤니케이션=소통과 자율성을 가지고 있는 공간이란 점은 먼저 이야기했습니다. 이전의 독서지도나 수행평가가 인터넷의 정보의 획득이라는 도구적인 면을 강조했다면 이렇게 감상문을 올리게 하는 것은 소통의 공간으로서 인터넷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방법상의 문제로 인해 피드백이 불가능해지고 커뮤니케이션이 제약되어 버렸죠. 문피아는 단순히 감상을 올리기 위한 곳은 아닙니다. 작가들이 작품을 연재하고 그 작품을 다양한 양상으로 나누는 것이죠. 때로는 감상, 때로는 비평, 연담란에서 추천이라는 적극적인 활동을 할 수도 있고, 연재글에 댓글을 달아 작가에게 자신의 느낌을 단편적이나 실시간으로 전달할 수도 있습니다. 자유게시판을 통해 이용자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고, 때로는 이것이 커져서 토론이 되기도 하고, 진지한 모임이 되기도 하죠. 이 곳 문피아에서 할 수 있는 활동 전반이 인터넷독서지도를 의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겁니다. 그런데 그것이 어려워진 것이죠.

물론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필명은 바꾸면 되긴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학연재 사이트, 모든 인터넷이용자들에게 공개된 곳은 찾기가 그리 쉽지 않습니다. 그 중에서도 문피아는 나름의 축적된 활동으로 인해 약간의(다수의?) 룰과 이용자들의 활동에 의해 활발하게 운영되는 곳이죠. 유일무이하다 할까요. 이 곳을 최초로 이용하는 학생들의 ID, 자신의 존재를 규정하는 이름을 제약하는 것은 문피아라는 인터넷 공간에 대한 이해를 얽어지게 하는 것입니다. 문피아의 이용자들과 감상글을 올리는 학생들이 대립하는 것도 바로 문피아라는 공간에 대한 이해와 접근이 서로 달랐기 때문입니다. 감상 외에도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는데, 평가의 편의를 위해서 그것이 나눠져 버린 것이죠.

또 실명이란 부분에서도. 인터넷의 익명성에 대해 일부에서는 통제와 검열을 위해 실명제를 이야기합니다. 사실 문피아 운영진도 실명제를 제외하고는 이와 유사한 입장을 취합니다. 하지만 촛불문화제에서 보듯, 인터넷의 익명성은  표현의 자유라는 가장 근본적인 입장에서 옹호되어야 하고, 자유로운 표현은 정치적 활동에서부터, 학술, 예술, 문화의 변혁과 다양성을 이끌어 낼 수 있었죠. '인터넷'독서를 표방하면서 실명을 거론하는 것은 학생들의 자율성을 앗아간 것도 있지만, 익명성은 인터넷에서 이루어지는 소통의 근간이라는 점에서 아무래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요약하면 문피아에 감상글을 올린다는 인터넷독서지도를 위한 참신한 수행평가가 방법상의 문제로 인해 다소 퇴색된 것입니다. 그로 인해 여러 이용자들의 지적을 받게 된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 외 수행평가를 장르문학 감상으로 하는걸 보는 게 참 기분 좋았다던 지, 감상란에 이글을 올려도 되는지에 대한 문제는 과감히 생략합니다. 전 원래 경계를 달리는 아이거든요.^^

또 저작권에 대해서는 운영진에 대해 이견이 있지만 그것도 하략합니다. 그건 예전에도 엄청 떠들어댄 거니...아무튼 긴 글이었습니다.


Comment ' 5

  • 작성자
    Lv.4 자칭애독자
    작성일
    08.06.24 12:32
    No. 1

    초기 수행평가의 도입은 학생 개개인의 다른 능력에대한
    평가와 피드벡을 통해 실력을 향상 한다는 취지였지만.
    그게 제대로 될턱이 있나요. 학생대비 선생님의 숫자도 부족하고
    지금은 예전에 비해 수행평가 과목도 줄이고 ... 열심히 하는 교사를
    제외하고는 거의 수행평가는 주관식 문제다 라는 인식이 생겨버렸죠.
    교사분들도 수행평가의 출제 유형과 체점방식에대해 배우고 공부
    했겠지만. 제대로 실천하는분은 한분도 없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교사분들도 처음 취지와 다르게 시행되고 있다는데 이견은 없으실거에요.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교사분들 욕먹이는 짓밖에 안된거같습니다.
    꼴불견.... 그릇됨을 알고 고치지 못하는 건 자만심인지
    자존심인지.... 궁금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4 Dainz
    작성일
    08.06.24 12:33
    No. 2

    결론만 말하자면... 특정 학교의 숙제검사장이 되어버렸다는거죠.
    선생님이 지시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감상문을 올린다면 환영할만한 일입니다만, 정 반대였죠.
    교육의 의도를 떠나 상당히 짜증나는일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서비
    작성일
    08.06.24 13:55
    No. 3

    Dainz님

    그래서 변명과 유감이라고 했습니다. 현재는 숙제 검사장이 되어버린 꼴이지만, 만약 기간을 한 2주~1개월로 잡고, 필명과 내용은 알아서 결정하는 것이었다면....신규회원의 유입이 많구나 했지, 문제가 있다곤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을 겁니다. 오히려 학생들이 장르문학을 좀 진지하게 접근하며 문피아를 이용하게 되었을테죠.

    문피아는 열린 공간입니다. 그것이 다소나마 자의적이라 이용되더라도 장르문학의 감상이라는 목적이 분명한 이상 받아들여져야 하겠죠. 다만 이번 경우는 지도의 방식이 너무 형식적이라 인터넷의 이용이라는 본질적인 목표에 부합하지 못했죠. 그래서 회원들이 보기에 안좋았던 겁니다.

    하지만 지도가 없다면 문피아가 있다고 조차 생각하지 않았을겁니다. 처음부터 자발적이란 건 모순입니다. 학생들의 모든 활동이 자율적이라면 교육이 필요없을테죠. 어느 수준의 자율성을 부여해서 학생들의 활동이 문피아에 녹아들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지 이 행위는 의도된 것이니까 처음부터 나쁜 것이야 라고 제단할 수는 없습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66 서래귀검
    작성일
    08.06.24 15:22
    No. 4

    교사분 50대인걸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내생에봄날
    작성일
    08.06.25 02:43
    No. 5

    결과적으로는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해준 헤프닝이었습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잖습니까..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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