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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해일도

작성자
Lv.9 lo*****
작성
07.09.12 04:49
조회
2,563

작가명 : 흑로

작품명 : 북해일도

출판사 : 뿔미디어

Cooling

컴퓨터를 잘 모르는 필자도 가끔 뭔가가 쌩쌩 돌아가면서 컴퓨터의 내부열기를 식혀주는 역할을 하는 정도는 알고있다.주요부품인 CPU,VGA등은 물론이고 케이스에도 바로 이 쿨러가 장착되어있는 것으로 보아 열을 식혀주는 기능은 장시간 컴퓨터의 성능을 유지시키기 위한 필수기능라 할 수 있다.

무서운 기세로 위로만 치솟던 주가는 대망의 2,000 포인트를 찍고 급락한 후 현재 소강상태이다.뜨거워진 증시를 식혀주는 쿨링과정이 진행중인데,장기적인 전망이 낙관적이라는 이유로 섣불리 바닥을 짐작하여 미리 매수에 나설 필요는 없다.이때는 상승기에 누적되었던 수익을 거두고 차분히 시장을 관망하며 열기가 충분히 식은 후 새로운 에너지가 충만해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쿨링의 과정은 개인투자자가 견디기에 지루하고 또 한편으론 위험한 구간이기도 한데,컴퓨터의 성능을 유지시키는데 반드시 쿨러가 필요하듯 이 과정이 없고서는 또 한번의 대상승을 기대할 수 없다.느긋한 마음으로 또다른 기회를 엿보며 기다릴 줄 아는 자는 두팔을 벌려 환영해주는, 황소떼가 득실거리는 시장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그러나 그 기다림은 언제나 길고 지루했으며 종종 예상을 벗어나기도 했으니, 투자자는 여유를 갖고 시간을 즐기는 지혜를 갖기 바란다.

이 시기를 관심기업에 대한 정보와 공부를 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 좋은데,미래의 기업가치가 유망한 종목을 한 발 앞서 관심있게 지켜보는 것이 투자자에겐 하나의 즐거움일 것이다.

평소 관심있게 지켜보던 유망한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니 이 글을 읽는 모든 강호동도들과 즐거움을 공유하길 간절히 희망한다.

  

君君臣臣父父子子

정치에 대해 묻는 질문에 공자는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아비는 아비다우며 자식은 자식다와야 한다는 대답을 하였다.구성원의 기본을 말하는 것인데 나는 작가가 창조한 무협속 세상이 이와같아야 한다고 생각한다.중은 중답고 도사는 도사다와야하고 선비는 선비다와야 비로소 소설속 인물들이 살아있다고 말할 수 있다.저잣거리 건달은 건달다와야 하고 깨달음을 얻은 고승은 고승다와야 하고 늙어 꼬부라진 노인은 노인다와야,어린아이는 어린애 다와야 한다.염불만 왼다고 중이 아니고 무량수불하며 불진을 휘두른다고 어찌 다 도사일까.

가끔 무협속엔 마도와 사파,정파와 흑도를 구분않고 주인공이라면 껌뻑죽어 간이며 쓸개며 다 내주는 허수아비들이 등장한다.허수아비들이 만들어내는 허울좋은 명분에 기연퍼주기로 무장한 주인공이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며 스트레스 해소하듯 깽판치고 다니면, 읽을때는 작가님 통쾌해요~시원해요~나이스~를 외치다가 작품 끝나면 용두사미가 어쩌고 하며 욕을 해대는 분들이 계신데...

작품을 그리 만든 사람이 어찌 작가 혼자일까.

소설속 등장인물간에 균형과 조화를 갖추고,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다양한 인간군상을 잘 표현한다면 이미 일류의 경지에 올랐다고 할 것인데,부족한 소견에 흑로의 천애홍엽과 북해일도는 경지에 오른 작품들이다.

천애홍엽 & 북해일도

작가의 전작 천애홍엽을 읽고 북해일도를 읽으면 몇 개의 공통점이 보인다.천산신교에서 반목하는 몇 가문의 내력이라든가 두 작품에 등장하는 양,설 커플등의 작은 일도 물론 있지만,작가가 생각하는 사람의 관계가 여타의 무협소설에선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독특한 바가 있다.이를테면 은혜와 원한을 동일인에 중첩시키는 설정이나, 끔찍하다 싶은 극한의 고통을 주변의 한 사람에게 덧씌워 결과적으로 주인공으로 하여금 간접체험하게 하는 식이다.

등장인물은 원한과 은혜사이에서 갈등해야 한다.은인인 동시에 원수이기도 한 역설적인 상황은 등장인물뿐만 아니라 독자에게도 사고의 여운을 남긴다.어떤 결정을 해야하는지는 사실 우리 모두 알고 있다.주인공에 유리한 방향으로 결정을 해야한다는 것인데,이것은 모든 무협소설의 공통적인 규칙이다.흑로의 두 작품은 이러한 무협적 규칙을 준수하면서도 뛰어난 필력을 동원해 그것이 뻔한 규칙임을 독자로 하여금 인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게다가 끔찍한 고통을 간접체험함으로써 무력함,안타까움의 감정을 동시에 느껴야 한다.

무협속 주인공들은 언제나 무공수련에 매진한다.무공과 몸뚱이는 비례해서 커지고 넘치는 자신감에, 따르는 명성과 미녀들.협객으로의 엘리트 코스를 제대로 밟기는 하는데...과연 우리 대협님들은 명성이나 무공만큼 정신적으로도 성숙해있을런지.이런 불만들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는다면 무협은 언제나 음지에서 저쪽의 눈치를 살펴야 할 지도 모른다.다행히 흑로의 두 작품은 모두 이러한 측면에서 불만제로에 도전할 만 하다.

1권을 읽고 감동적인 무협이겠거니 하고 오해하는 이가 있을까 조급한 마음이다.2권과 3권을 내리읽는 동안 실로 오랜만에 무협이 주는 긴장감있는 싸움장면을 만끽할 수 있었다.조가장에서 소락일행과 조무,무상귀 사형제,그리고 월검가의 인물들간에 벌어지는 싸움장면은 근래 읽는 무협소설중 가장 박진감 넘치고 몰입해서 읽은 장면이었다.3권이후 소락의 성장과 묘신이라는 강력한 적의 등장으로 또 다른 재미가 후속되니 이를 결코 놓치지 않기 바란다.  

필자를 이토록 흥분시킨 3세대작가의 작품은 오직 백연의 이원연공외엔 없었다.이원연공을 필자가 극찬하는 이유는 위에 언급한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다.오히려 어떤면에선 흑로의 두 작품을 능가한다고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차후 백연의 벽력암전을 소개할 때로 잠시 미루기로 한다.(필자의 게으름은 이제 경지에 오른 모양이다.-_-;)  

동반

흑로의 데뷔작 천애홍엽을 읽고 추천글을 쓴 적이 있지만 북해일도를 읽고 나선 감탄을 연발하였다.3세대에 인물없음을 한탄하는 노강호들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버릴 기재가 등장했음이니 위태로운 장르시장에 경사가 아닐 수 없다.연혼벽을 읽고 백연을 알았으나 이제 흑로를 또한 알게되니 두 젊은 작가에 거는 기대가 사뭇 크다.

임준욱의 건곤불이기를 보면 주인공과 그에 호승지심을 갖는 武道의 동반이 나온다.평생을 두고 싸우고 배우며 서로를 격려하고 진일보의 동력으로 삼는 그런 동반.아름다운 일이다.

흑로,백연 이 두 젊은 작가가 그처럼 文道의 동반이 되어 함께 길을 걸었으면 하는 작음 바램이 있다.공교롭게도 필명이 흑 과 백으로 시작하니 잠시 강호의 호사가가 되어보...려 했으나 작명에 소질없음을 다시금 깨닫는 계기가 되었을 뿐이니 부끄러운 일이다.

흑백의 두 젊은 기재에 경의를 표하며 보잘것 없는 글 여기서 마친다.


Comment ' 5

  • 작성자
    Lv.1 담진현
    작성일
    07.09.12 05:03
    No. 1

    '유한추'의 끔찍한 고통을 간접체험함으로써 무력함,안타까움의 감정을 동시에 느껴야만 했던 사람들 중 하나가 접니다ㅜ.ㅜ 아직 2권을 못 읽었는데 꼭 읽어야 하겠네요^^ '흑로'작가와 '백연'작가라....감상 잘 봤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2 임아트
    작성일
    07.09.12 08:07
    No. 2

    유한추...솔직히 조금 충격적이죠...
    젊은나이에 보지도 듣지도 못하고 감옥에서 죽어가는 모습은..
    그의 죽음에서 울컥했답니다..
    허나 그는 행복했을겁니다..제자와 같은 의동생 소락의 품에서..
    그가 사랑했던 사매의 손을 붙잡고 그의 생애 동안 그를 붙잡았던 가장큰 '은원'을 접고 갈수 있었으니..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Juin
    작성일
    07.09.12 08:48
    No. 3

    흑로 주목할만한 신인인 것 같아요 책방에 3권이 안들어오는데 --; 지르던가 해야겠습니다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7 톡로
    작성일
    07.09.12 12:09
    No. 4

    연륜이 배어있는 멋진 감상글입니다. ^ ^

    어떻게든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4 ArRrRr
    작성일
    07.09.12 15:26
    No. 5

    읽고 보니 흑백이군요..
    흑백쌍마? -0-

    어쨋든 좋은 감상글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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