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고수인 주인공이 차원이동하여 판타지 세계로 가든지 아니면 이와 정반대로 마법사가 무림으로 오는 설정의 작품들은 여러편 읽었지만 “비인괴협”은 주인공의 대적자(?)가 수백년전 무림으로 차원이동을 해 온 대마법사라는 독특한 설정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차원이동으로 무림에 온 대마법사는 당시 천하를 지배하고 있던 천마 혁련중광과 인연을 맺고 무공의 세계에 빠져듭니다. 결국 천마의 가신들과 손을 잡고 천마를 제거한 대마법사는(7권까지도 이름이 나오지 않음) 끊임 없는 수련과 대량의 생체실험등을 바탕으로 무공과 마법의 궁극의 경지에 오르는 한편 무림맹과 전쟁을 해도 압도할 것 같은 막강한 무인집단과 마법병단 그리고 중원무림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위성감시체계(와 동일한 효과를 내는 마법)까지 구축해 놓고 천하를 배후에서 주무릅니다.
대마법사가 무림에 온지 500년 후 3류낭인 “일살”은 대마법사에게 걸려 수십년 간 무수한 생체실험을 당한 끝에 비인의 존재가 되어 중원 한 복판에서 눈을 뜨며 이야기는 시작되는데......... 요즘 좋아하는 작가분들 대부분이 인터넷 유료연재로 옮겨가시고 볼만한 출판소설은 갈수록 줄어드는 때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일살”을 둘러싸고 구파일방과 육대세가 연합의 무맹, 사도무림연합 밀사회, 광신자 집단인 명신교 등등 무림의 패권을 두고 벌이는 거대 집단간의 갈등과 전쟁, 같은 정도무림안에서도 도덕적인 가치보다 서로의 이익에 따라 벌어지는 치열한 암투, 정치적 음모등을 치밀하게 묘사했을 뿐 아니라 구파일방, 육대세가의 무공체계, 그 구성원 개개인에 대한 생동감 있는 묘사등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당대 마도무림의 주요 마공이 그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대마법사에게까지 연결되어 그저 입만 벌어지더군요. 고금제일고수에 막강한 부하들을 거느리고도 표면에 나서지 않는 이유가 언제쯤 밝혀질는지는 더 두고봐야 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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