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권경목
작품명 : 세븐메이지
출판사 : 청어람
작가의 전작인 나이트골렘은 읽지 않았다.(이유는 아래에)
따라서 세븐 메이지가 권경목 작가의
작품 중 처음으로 읽는 글이다.
6권까지 단숨에 읽으면서, 많은 장점과 약간의 단점을 보았다.
제일 높이 평가하고 싶은건,
한 세계를 창조하고자 한 작가의 노력이다.
권경목님은 기존의 마법사에 관련된 설정의 대부분을 배제하고,
스스로 나름의 체계를 세우고 있다. 차용한 건 서클 개념 정도다.
마법사가 전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대한 인식이라던가,
그들의 사회적 지위, 부류별 상하관계라던가,
타워나 던젼의 개념, 메이지가 존재함으로써 변하는
정치, 경제, 사회적 영향 등에 대해서
아주 많은 고민을 하고 독창성을 발휘하려 한 모습이 보인다.
마법사의 설정 뿐 아니라, 구대륙과 신대륙 사이의 관계라던가
사회 구조 등도 상당히 치밀하고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해놓았다.
그리고 설정이 설정으로 끝나지 않고
작품 속에 녹아들어 있다는 점, 이것은 참으로 좋다.
마치 스펠바인더를 보는 듯 했다.
주인공 담은 나름 매력적인 청년이다.
짧은 생애 대부분을 걸었던 워 메이지로의 길이
좌절당한 후에도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며 열심히
살아가려 노력하는 진지한 젊은이이며, 실력도 있고 똑똑하다.
독자들은 그가 아주 강해지길 바랬을 것이다.
많은 이들의 기대보다 상당히 늦은 시점에서
그 성장이 이루어진다는 점은 감점요인이지만,
대신 그만큼 즐거움도 커질 수 있다.
또한 도로안의 가르침 아래서 점점 더 강해지고
노련해지는 담을 보는 것도 재밌다.
비록 히로인이라 할 만한 캐릭터가 전혀 없는 것은 아쉽지만,
그 외의 등장인물들이 충분히 매력적이다. 도로안, 시타, 팜, 일,
동물인 웁이나 핑크팬더까지 나름의 장점을 뽐낸다.
뿐만 아니라 오크, 리저드맨, 자이언트 비비같은 몬스터들조차도
나름의 사고체계를 가지고 치밀하게 움직이도록 설정하고,
그것에 기반하여 전개하는 이야기는 무척 신선했다.
문제는, 기다림이 길다는 것이다. 아~주~ 길다.
글쓰고 있는 나는 전작 나이트 골렘을 보지 않았지만,
읽어보신 다른 분들은 전작과 같은
주인공의 카리스마를 기대한 듯 하다.
1권 읽고 2권 읽고 3권 읽어도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으니
많이 실망하고 떠난다.
그런 면에선 세븐메이지는 템포가 좀 느리다.
6권에 가서야 비로소 그러한 면모를 어느정도 보여주니까....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완만한 진행보다는 이게 더 힘들었는데,
문체가 좀 특이하다. 숨을 턱, 턱 막히게 한다.
중간중간에 일부러 말 끝마디를 잘라먹는 문장이 많은데,
이게 너무너무 읽기 힘들었다.
(나이트골렘을 읽지 않은 이유는 오로지 이거다.)
예를 들어,
"...을 발휘하는 그의 마력은 발군."
"...의 모습에 모든 이들은 아연."
뭐 이런 식이다.
'발군이었다' '아연했다'라고 속으로 고쳐 부르며 억지로 읽었다.
권경목 작가가 뭔가를 노리고 의도적으로 짤라먹는지
아닌진 모른다. 그러나 읽기 너무 힘들다는 건 사실이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세븐메이지 후반가니 거의 사라지더라.
나는 세븐 메이지를 명작으로 분류하지는 않는다.
아직은 2% 부족하다.
하지만 권경목 작가님은 앞으로
명작을 써낼 충분한 가능성이 엿보이는 분이다.
http://blog.naver.com/serpent/110018769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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