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연재될 때 읽다가 이제야 다시 손에 잡은 글입니다.
작가분의 이력이 어떻게 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근 1~2년 사이 본 글 중에 이만큼 뛰어난 글이
있었는지 기억이 안납니다.
무협계에서 소위 대가라 하시는 분들의 글을 제외한다면
작품의 짜임새나 진행에서 이만큼 군더더기를 보기 힘든
수작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특별히 많은 등장인물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각 캐릭터의 성격이 워낙 잘 표현돼 있고
살아 숨쉬는 묘사를 하고 있습니다. 개개인의 가치관이나
성향도 분명하죠.
물론 단골손님으로 나오는 싹아지 없는 명문세가 자제분들도
분명 있으나 무림의 현실을 굉장히 실리 차원에서
객관적으로 잘 그리고 있는 것도 마음에 듭니다.
전투장면은 특별한 묘사가 없어서 좀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러나 그 외의 부분에서 장점이 너무 뚜렷합니다.
패기는 없으나 고고한 선비의 기상을 간직한 주인공...
주인공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황궁과 강호의 일들....
모두 매력적이고 쓸데 없는 부분이 없습니다.
무공의 경지도... 영약이나 기연빨이 확실히 적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설정에 무리가 없다는 얘기겠죠.
지금 8권까지 나왔고, 9권이나 10권쯤에서 끝이 날 것
같습니다만, 지금까지의 흐름을 봐서 결코 용두사미의
결말이 나오지 않을 것은 분명 확신할 수 있습니다.
왜냐면 주제가 너무 뚜렷하고, 이 글 자체가
주인공이 그 하나를 확인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무협답지 않게 상당히 심오한 세상살이의 이치를 논하기도
하기에 유치함과도 거리가 먼 글입니다.
그러나 요즘 인기있는 거칠 것 없는 용감무쌍 주인공을
바라신다면 낭패라고 할 수 있겠죠;;;
주인공 성격상 휩쓸려가는 스타일이라서... 성질 급하신 분은
끝까지 못보실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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