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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44 천장지구
작성
06.05.19 02:49
조회
2,274

작가명 : 몽환

작품명 : 명포수라공

출판사 : 정규연재란

고전소설의 분류를 보면 공안소설이란 하위장르가 있습니다.

한국고전소설에도 등장했던 유형이지만 중국무협사를 접했거나 아시는 분들은 초기 무협의 형태로 나타난 협의공안소설의 존재를 아실겁니다.

범죄의 발생과 이를 해결하는 과정을 다룬다는 측면에서 공안소설은 서양의 추리소설과 비슷한 맥락을 지니고 있음에도 하나의 장르로서 성장하여 자리잡지는 못했지만 무협소설의 원류가 된 협의소설과 한때 결합하여 협의공안소설(삼협오의 등)이란 유형의 소설들을 발생시켰었죠.

홍콩의 무협작가 온서안의 '사대명포회경사' 같은 현대무협소설이 이런 협의공안소설의 전통을 이은 대표적인 예가 될겁니다.

온서안의 소설은 중국무협의 주류성격과는 차이가 큰데 고룡처럼

구성이나 내용이 파격적인 면이 많으니까요.

(온서안의 소설들은 고룡과 마찬가지로 상업적으로 성공했습니다.

다만 일반적인 중국무협의 성향과는 거리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으로 명포수라공을 보면서 흥미로웠던 점은

기존의 전통적 무협의 형식을 탈피하려 시도한 실험작이 아마 의도치 않은 결과겠지만 앞서 언급한 비주류적 중국무협의 한 갈래와 비교했을 때 보여주는 유사점과 차이점이었습니다.

일단 강호를 바라보는 시각의 문제을 한번 보면 온서안의 사대명포에서도 일단 주인공들이 관인입니다.물론 강호인에 속하지만 신분상 관인의 입장에 서있죠.그래서 좀더 강호라는 세계를 약간은 냉소적으로 그리고 강호인이 아닌 입장에서 보는 강호는 어떤 것인지 그 시각을 보여줄 수가 있습니다.

그에 반해 전통적인 주류 무협의 시각은 거의 주인공이 강호인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기일 수 밖에 없습니다.

어린 나이에 성장을 하여 강호인이 되었든 나이가 든 강호의 고수로 원래 등장하건간에 강호인으로 그들이 그리는 강호라는 세계의 이야기란겁니다.

명포수라공에서도 독자가 좀더 다른 시각에서 강호를 바라보게 한다는 점은 비록 강호와 깊히 관련이 될지 몰라도 범죄사건이라는 문제를 해결하는 금의위(관인)라는 신분에서 사건을 이끌어가기 때문에 강호인이 아닌 자가 보는 강호 이야기가 주는 신선함이 확실히 있습니다.

과거 협의공안소설이 사건의 추리적 해결과정보다 무협적 활극을 강조한데 비해서 명포수라공은 무협적 외피로 둘러싼 범죄수사물의 성격을 더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물론 차이점이 나타납니다.

추리소설의 요소를 담은 무협은 이전에도 많았지만 과거 용대운님 소설에도 나타나는 래이먼드 챈틀러류의 하드보일드 탐정소설이나 독자에게 긴장감을 주기 위한 스릴러물의 요소와는 구별되는 범죄수사물의 재미를 명포수라공에서는 볼 수가 있더군요.

고룡의 소설들에서 나타나는 추리소설적 성격이나 구성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보다는 현대 범죄수사물의 성격이 훨씬 강하게 들어납니다.

작가분도 아이보우라는 일본 범죄수사물에서 아이디어를 얻으셨다는 언급을 하신 것을 보았는데 CSI 수사대 같은 법의학 수사물이 과학적 수사과정을 통해 보여주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재미를 강조한다면 아이보우 같은 일본드라마는 대비되는 독특한 성격의 두 수사관과 다양하고 개성적인 인물들이 주는 캐릭터성에서 주는 재미가 크다는 점에서 같은 범죄수사물이라도 각각이 주는 재미의 요인은 미묘한 차이를 보여줍니다.

명포수라공을 보아도 단순하지만 열혈남아인 오구와 냉철하고 뛰어난 관찰력과 판단력의 소유자인 주회정이라는 대비되는 인물들의 조화가 흥미롭죠.

좀더 비교하자면 권력기관에서 주는 압력이나 권력과에 충돌 이런 장애를 극복하면서 사건을 해결해가는 수사관들의 의지와 노력, 이와 함께하는 인간애나 동료애 같은 드라마적 요소들, 기이한 사건들의 연속적인 발생과 절묘한 반전 등 전통적인 추리물과는 다른 대중적 재미의 요소들을 범죄수사물은 가질 수가 있습니다.

명포수라공에서 느껴지는 재미는 바로 이런 범죄수사물이 주는 대중적 재미의 요소들을 무협이란 장르에서 잘 살려내었다는 점에 있다고 생각됩니다.그만큼 기본적인 필력이 바탕이 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이야기있겠지요.

앞으로의 진행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게 하는 무협소설을 오랜만에 만나 반가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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