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聰
작품명 : 하늘과 땅의 시대(정연란)
(미리 말씀드리는데, 하늘과 땅의 시대는 작가분께서 연재중이신 단편들 가운데 한 챕터의 제목입니다.)
지극히 단순한 감상평부터 늘어놓자면,
[재미있다는 말을 꺼낼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뼈대있다']
작가분께서는 이번이 처녀작이라 하셨는데. 글쎄요-, 실은 감상평 몇 자 두들겨 보겠다고 설치는 이 와중에도 의구심을 완전히 떨쳐내지는 못했습니다. 이 정도로 잘짜여진 플롯이, 과연 신인의 재단질로 짜여질 수 있는 성질의 것인가 하는-더군다나 작가분이 무척 젊으신(?) 편이더군요- 등의…
무심코 지나쳤던 내용이 나중에는 설산에서 한바탕 구른 눈덩이 마냥 부풀려져 닥쳐오고, 그러한 복선이 한 챕터내에서 뿐만 아니라 각 챕터간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것. 이러한 수법이 사용된 작품들 중, 전개과정에서의 사소한 오류로 인하여 작품 전반의 내용이 뒤죽박죽 변해버리는 사례도 여럿 있는데, 이 글은 말끔합니다. 인물의 심리묘사는 지나치게 세세하지 않으며,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위트 또한 유유히 흐릅니다. 1인칭 시점이 주를 이루는데도 전혀 가볍지 않지요.
우선 원론적인 이야기부터 늘어놓아 보았는데…
굳이 작가분의 필력에 관해서 논하지 않더라도 이 작품에 빠져들만하다 여기게끔 해줄 요소는 충분히 널려있습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반, 뒤팽을 비롯한 작중 인물 모두가 제각각 쓰라린 과거를 안고 있다는 설정입니다.
주연들만이 비극의 주인공입네 떠들어대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해서 각자가 어설프게 갈무리하고 있는 아픔이 일반화되지도 않습니다.
같은 현재를 살아가는 그들이 스스로의 과거를 대하는 방식은 각양각색. 하지만 그 방식이 어찌되었건, 그들 모두가 과거에 얽매인 채로 살아가고 있다는 점 또한 엄연한 사실이랄까요?
개개인이 짊어진 과거-그 때문에 가슴에 품게 된 인생관은 하나같이 어떤 처연한 '향기'를 간직했으며, 이는 어떤 형태로든 외적으로 표출되어 타인의 것과 관계를 맺습니다. 서로 맞부딪치거나, 뒤엉키거나, 혹은 그저 스치울 뿐이거나….
여기까지 아무리봐도 두서없이 말만 길게 늘인 느낌이네요.
뭐, 이와 같은 글들 겉보기엔 좋으라고 '미괄식 문장 구조'라는 용어가 생긴건 아닐까 싶습니다만(웃음).
각설하고, 과거를 붙든 채로 현재를 걸닐며 미래를 바라보는 전형적인 인간들, 그러나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인간들의 이야기를 찾는 분들께 정규연재란의 '하늘과 땅의 시대', 아주 강력히 추천하는 바입니다.
뱀다리) 줄거리에 관한 언급이 일체 없는 이유야 뻔하지 않겠습니
까? 직접 확인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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