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한수오
작품명 : 천봉
출판사 :
천봉은 이상한 소설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 소설은 잘짜여진 구성과 그에 덧붙혀 치밀함까지 갖춰져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권수를 거듭할 수록 재미를 느끼게 하였습니다.
또한 생동감 있고 개성 넘치는 주인공과 조연들로 인해 작품 전체가 마치 살아 펄펄뛰는 듯한 활기가 넘친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작가의 문장력이야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이 좋았던 것이고요
이 소설에서 느낀 가장 인상적인 느낌은, 무협이 가지고 있는 거의 모든 소재를 활용하였다는 것이고, 또 그 활용을 적재적소에서 하였다는 것입니다.
자칫 능력이상으로 욕심을 부리다 보면 오히려 그것이 부담이 되어 구성이 흩뜨려지거나 필요이상으로 복잡다난하여 오히려 흥미를 잃게 만들수도 있을 수 있는 데,
이 작품에서는 그 절묘한 배치와 배합으로 인해 소설 내용 전체가 풍성하다는 좋은 기억을 받았습니다.
이것이 물론 작가의 능력이겠지만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권수를 좀더 늘렸다면 오히려 더욱 좋아졌을 것 같은 생각 또한 들었습니다.
때문에 축약으로 인해 오는 부작용인지는 모르지만 몇가지 아쉬운 부분도 없진 않았습니다.
예를 들면,
마성자 고렴이 다친 몸을 이끌고 주인공인 엽무강에게 무공을 전수하였다는 것에 대해서는, 당시 엽무강은 양부의 집으로 들어간 몸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상황이 쉽게 상상되지 않은 점이 있었고 (물론 작가는 그 부분에 대한 설명을 생략하였기 때문임)
권력의 핵심인 권감과 인숭이가 관료의 인사권을 확보하기 위해 피차간에 강호 즉
풍도맹과 태양궁에 입김을 불어넣는 부분에선,
강호의 패권과 인사권 확보와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결고리가 쉽게 납득이 가도록 설명되지 않았으며,
굉장히 크게 다룰 것처럼 보였던 내부 반란에 결과도 흐지부지로 끝나버린 점 등이었습니다.
그러나 위 사항과는 다른 부분으로 가장 아쉬운 점은,
엽무강이 누구에게나 말을 탁탁 놓는 말버릇에 대한 점이었습니다.
아무리 그의 신분이 마전에서의 지존이며, 그의 부친이 삼제중 한명이고 그의 무공이 거의 천하제일고수라 할지라도 그런 설정은 영 입맛이 개운치가 않았습니다.
물론 권감이란 벼슬높은 영감에게 하대한 것은 복수와 관련이 있는 넘이라 이해를 한다 하더라도 자기에게 도움을 준 나이많은 묵상회주에게까지 말을 탁탁 놓는 것은 지나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점은 엽무강의 어떤 긍정적 부분을 보여주려함이었는 지는 몰라도 제가 보기에는 엽무강이 단순무식한 넘(사고의 저차원성) 이상으로는 보이질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위와 같은 몇가지 소소한 부분에서의 아쉬운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이 소설은 너무나 재미있다는 것이 저의 총평입니다.
저는 이 소설로 인해 한수오란 작가를 다시한번 눈을 부비고 바라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왜 이상한 소설이라 하였는 가면
재미적 요소를 충분히 갖고 있는 이 소설이 왜 좀 더 히트되지 않았는 가 하는 그 점이 저에게는 매우 이상한 느낌을 들게 하였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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