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손승윤
작품명 : 천도비화수, 열하일기, 명월연사, 청풍연사
출판사 : 전 2작 청어람, 미출판, 출판예정
먼저 제가 좋아하는 글들에 대하여 말씀드려야 할 것 같네요.
저는 이야기 구조가 잘 짜여진 글을 좋아합니다.
전개에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또한 사람이 보이는 글을 좋아합니다.
그 사람의 감정에 이입하여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지요.
마지막으로 문장이 빼어난 글을 좋아합니다.
막힘 없이 한호흡에 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때로 빼어난 표현에 숨을 고를 때를 제외하고요.
작가 손승윤님은 세 번째 조건에 해당하는 분이십니다.
제가 손승윤님을 알게 된 때는 오래지 않습니다.
올 설에 고무판에 가입을 하고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거든요.
연재한담란에 문장이 빼어난 글을 소개해 달라고 청을 넣었더니
송현우님과 니하오님, 하늘바람님이 손승윤님의 글을 추천해 주시더군요.(가인님과 이영석님도 이 추천을 통해 글을 읽고 알게 되었다는...)
세 분이나 추천해 주시기에 게시판을 찾아 보았더니,
명월연사라는 글만 단 네 편 남아 있었습니다.
글이 너무 짧은 데다 마지막 연재로부터 며칠이 경과되어 있었기에 읽을까 말까 망설이다 읽었습니다만
과연!이었습니다.
제 마음에 쏙 드는 문체였습니다.
그리고 가장 잊을 수 없는 표현,
대숲이 관절 앓는 소리!
제가 다닌 학교에는 사색의 동산이라는 작은 쉼터가 있습니다.
그곳에 키 작은 대나무가 빼곡이 심겨 있지요.
바람이 불면 나던 그 소리, 뭐라 말할 수 없는 그 소리가 좋아 그 곳에 참 자주 있었더랬습니다.
바로 그 소리.
읽는 순간, 그래 대숲이 관절 앓는 소리구나!
그리운 그 소리가 들려 오는 듯 했습니다.
뒤편이 너무 기다려집니다. 지금도...
덕분에 읽자마자 한담에 감상을 남길 수 밖에 없었지요.
그리고 바로 질문란에 글을 올렸습니다.
손승윤님의 작품 목록을 알려 달라고.
천도비화수, 열하일기, 청풍연사, 수적천하월편.
뒤의 두 작품은 연재되다 내려간 미출간 작이었기에 읽을 수 없었고 앞의 두 작품은 바로 찾아 읽었지요.
역시 뛰어난 문장과 표현들이라는 큰 공통점을 가지고 있더군요.
하지만 그 외엔 참 달랐습니다.
글의 분위기도 인물도 사건도.
참 다양한 글을 쓰시는 분인 듯 싶었습니다.
이 분의 글이라면 주저 없이 다 읽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 후에 출간된다는 청풍연사가 무척이나 기다려졌습니다.
그런데 오늘!
청풍연사가 열 다섯 편 올라왔더군요.
기다리고 기다리던 글이라 냉큼 읽었지요.
이 작품 또한 참 다르더군요.
무척이나 개성적인 인물들과 동물들.
그리고 너무나 사랑스러운 몽니와 청려!
글을 읽는 동안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저는 그의 사람이나 그의 사람은 제가 아닌,
저의 사람은 그이나 그는 결코 저의 사람일 수 없는,
닿지 않는 이와의 가장 행복한 기억을 되살릴 수 있었습니다.
이제 손승윤님은 저에게 세 번째 조건만을 만족시키는 작가는 아닙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를 만족시켜 주시는 분이지요.
언젠가 세 조건 모두를 만족시켜 주시는 작가가 되어주시기를 응원합니다.
明月戀詞三昧中
月印天降銘心央
戀戀一心何時盡
詞文篇篇加月浪
저는 지금도 명월연사를 목늘여 기다리고 있습니다.
Comment '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