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하이텔 무림동에 뜸하게 되었습니다.
볼만한 소설이 안 올라오기도 하고, 괜찮은 소설들이 몇몇 어린 작가들의
장난같은 글에 묻혀서 빛을 못 보는것이 속상하기도 하고 해서 그렇게 되었었지요.
오늘 간만에 하이텔 무림동에 갔다가, 어떤 분의 추천을 보고 '문답무용'을 읽었습니다.
글 전체적으로 상당히 자주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읽히긴 했습니다만, 그건 독자와의 커뮤니티만 확보되면 충분히 쉽게 수정할 수 있는 부분들이었습니다.
이렇게 어색한 부분들이 자주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크던 작던 버그는 별로 없었습니다.
캐릭터들의 대화가 상당히 가벼운 듯 해서 얼핏 보면 쉽게 쓴 글인 듯 보입니다만, 버그가 별로 없다는 건 작가가 쉽게 쓰고 있지 않다는 거지요. 즉, 즉흥적이지 않고 글 전체적인 흐름과 전개에 대해서 고민하여 미리 생각해 놓고 글을 쓰고 있다는 겁니다.
게다가 문답무용에서의 '무'에 대한 설정이 상당히 독특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판타지 작가가 '심심하니까 무협이나 써볼까'하고 쓴 건 아닌 것이. 무림 각 문파나, 문파의 절기 등등은 기존 무협소설에서의 관행을 잘 따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독자 입장에서는 단지 '무'에 대한 약간 새로운 설정만 이해하면 되므로 '판타지 작가가 마음대로 설정해서 쓴 무협의 탈을 쓴 판타지' 소설을 볼 때의 혼란스러움은 겪지 않으셔도 됩니다.
뭐 이러저러한 얘기 주절주절 했습니다만, 어쨌든 재미있습니다. 앞으로의 전개도 상당히 궁금하구요. 다만.. 꽤나 많은 분량이 연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내용의 진척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꽤나 장편으로 기획된 모양입니다.
그간 처음에 나름대로 신선하던 작품들이 점점 망가져서 읽는 이를 짜증나게 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는데(태극검제 묵향 등), 첫 작품이 너무 긴 호흡으로 진행되다보니 문답무용도 혹 그러한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부디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랄뿐이지요. ^^
어쨌든 계속 건필하셨으면 좋겠고, 연재중단이나 안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참.. 그리고 그 작가분께도 메일을 띄웠지만, 그 분 고무림으로 모셔와야 되겠습니다.
아니.. 혹 벌써 이곳에서 활동하시는 분일지도 모르겠군요. 그 정도 되는 분이 여길 모를리는 없을테니..
이곳에 계신분이라면 어떤 아이디의 분인지 어서 정체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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