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봄이 되면 벚꽃들이 만발해요.
말 그대로 꽃동산이 되죠.
벚꽃 나무에서 불어오는 바람에는 달달한 향기가 돌고요. 심지어 꾀꼬리까지 근처에서 울어요.
(무슨 새인지는 몰겠지만, 울음소리가 예뻐서 꾀고리라고 생각중이에요.)
이맘때만 되면, 저는 새벽 6,7시에 벌떡 일어나게 되요.
그리고 뒷산으로 향한 창문을 열고 발견하게 되요.
손에 손을 잡고 뭔가를 하려는 어여쁜 한쌍의 바퀴벌레들을요.
그리고 저는 그들이 교복을 입었음을 알게 돼요.
그리고 다시 한 번 생각해요. 어라? 지금 이것들 학교 갈 시간인데?
뭐라 한 소리 하고 싶지만, 무서워서 못하고 도로 닫아요.
그리고 주말이 되면 그들은 까르르 웃으면서 집단 서식하지요.
저는 주말마다 사랑에는 성별과 나이가 없음을 깨달아요.
초딩부터 노년까지 가능하다는 것을, 때로는 남남커플도 가능함을 깨달으면서 뒷산으로 향한 창문을 조용히 닫고....
쪼그리고 앉아 울지요.
아아, 너무 비참해요.
게다가 이분들은 봄이 되면 밤잠도 없어지나봐요.
왜 벚꽃에서만 커플이 몰리는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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