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눈을 부비며 일어났더니
방안의 쓰레기들이 서로 호응해 뭉치기 시작하는 거였습니다.
구구구구~ 하는 진동소음과 함께..
전 느꼈죠..
아 이녀석들이 오래 묵다보니 드디어 영성을 갖추기 시작했구나!
ㅇㅅㅇ!!
그것들은 기묘한 소음을 내며 꾸물럭 거리며 미지의 생물로
합체를 시도했음...전 두손에 땀을 쥐며 속으로 (차마 겉으로는..
외치지 못하고..)
외쳤습니다.
'이왕이면 여자로 변신해!! 이왕이면 여자로 'ㅅ'!!!'
"................."
뭐 꿈이라도 꿀수 있다면 행복한거 아니겠음?
이왕이면 어차피 괴생물체라도
다홍치마고 좋은게 좋은거 아니겠음?
여하튼 너무 로딩시간이 긴.(길어! 길다구 ㅇㅁㅇ!퉤!)
쓰레기를 뒤로하고 출출 하길래 비장의 라면
지옥의 라면 틈새라면 시뻘계면을 펄펄 끓였습니다..
그리고 완성해 입에 한숟갈 넣는데..
아뿔싸..그때서야 전 느껴버리고 말았던 겁니다..
-내 혀끝은 부어있지 ;ㅁ;!! 혓바늘도 돋았고!!-
느껴버렸음..사정없이 느껴버렸음...
혀에 와닿는 쓰라린 감각!! 매운 쓰라린 국물이 미뢰를 덮쳐
알 굵은 사포로 세포들을 마구 문질러 대는 고통이랄까?
전 외쳤음.
"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ㅁ@!!"
그러면서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부들부들 거리며 먹는데.
주화임마!!!
반쯤먹다가 모로 쓰러져 몸을 구부리고 부들부들 떨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너무 인간적으로 매웠던 겁니다...
너무 매웠어요!
그러나 저의 식탐은 혀의 고통에 굴하지 않았습니다!
(오오! 이런데서 묘하게 끈질겨!)
어떻게든 다 먹어야 겠다!
(추한데서 집착하는 남자는 더러워!)
기필코 먹어야 겠다!!
(쓰잘데기 없는거에 인생 불태우고있어! 공부를 그렇게 해봐!
미래의 아내 면상이 달라질거야!)
켁켁 거리며 라면을 오물오물 먹다가 다시 풀썩 쓰러졌음...
그러면서 옆으로 고개를 돌려 부들부들 거리며
면발을 토해내고 있는데
이런 제가 안되어 보였던지 동생이 남아공 월드컵 우승을
외치며 제 복부를 발로 걷어차 주었습니다
뻥~! 뻥~!
동생이 잔상을 남기며 12번 정도 찼을까요?
그러나 마지막 파괴력. 골결정력이 부족했음..
전 느끼고야 말았던 거죠..
올해도 4강은 글렀군...;ㅅ;...(내장을 게워내며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그리고 이 라면 인간적으로 너무 맵다 ;ㅋ;...(아흐흑...혀 아푸,..)
꿈틀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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