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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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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과 관료화 이야기.

작성자
Lv.1 688잠수함
작성
10.06.12 00:43
조회
558

관련 이야기를 여기서 직접적으로 다시 하긴 싫었는데. -ㅅ-;;

더군다나 좋은 소리나 숨겨진 비화도 아니고 주절주절 헛소리....

(정치 관련 푸념입니다만. 토론할 것도 아니니 뭐.)

1.

해군의 인사적체는, 어찌보면 전군에서 가장 심각할 겁니다.

사관학교 순혈주의가 강한 국군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해사 출신자들도 장기복무자 중 겨우 60%정도만이 중령으로 진급하고, NROTC의 경우 사태가 더 심각해서 기수를 평가할 때 한 기수에 몇 명이 소령으로 진급했느냐를 따집니다.(애초에 장기복무 자체가 힘든 편이지만.... 10명 이상 진급했다면 전설적인 기수요, 최다 소령 진급자를 배출한 기수는 선배들과 후배들에게 두고두고 자랑거리로 회자됩니다.)

이러한 인사적체가 발생하는 것은, 해군이라는 조직 자체가 함정을 기반으로 한 조직이라는 점에서 기인합니다. 신형함이 건조되고 함대 규모가 증강되지 않는 이상. 별자리도 말똥자리도 늘지 않죠.

(그래서 대양해군의 작전 목표에 대해 알프레드 마한 레벨의 정의만 늘어놓은 체 쇼핑하듯이 전투함 전력 확충에만 목매달았었던 것엔   그러한 요인도 상당부분 작용한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 덕분에 정작 대양 작전을 위한 지원함 전력은 안드로메다로 관광유람보냈죠.)

2.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문제를 가진 조직은 빠르게 관료화됩니다.

심각하게 사람들이 쌓여 있을 경우, 사소한 책임 소재만으로도 언제 자신의 목이 날아갈 지 모르니까요.(명언:  필사즉생-위에서 지시 내려오지 않은 이상 뭘 하든지 기록해라. 그리고 보고해라. 그럼 최소한 책임은 피한다.)

그래서 새파랗게 경험도 없는 막 부임한 중쏘가리가 자기 안 거치고 직결보고했다고-그게 사소한 일이건 중대한 일이건-나이든 상사 불러내서 깨는 모습까지 보게 되죠. (애초에 부사관들이 조타와 항해와 기관까지 엔간한 실무는 다 담당하다보니. 다이아 레벨까지는 서로 은근히 대립각이 형성된다는 탓도 큽니다만. 이 역시 관료화;;;)

그러다 보면 해상자위대에서 벌어진 것처럼, 그냥 바로 보고하면 될 게 수없이 많은 지휘계통을 거치고 거치며 올라간 탓에. 최고 지휘관은 보고를 받기 전에 언론 보도를 보고 사태를 파악하게 되는 황당한 사태가 종종 벌어지게 되죠.

3.

애초에 사고 원인도 예측하지 못하고 버벅거릴 때부터, 그런 경직된 분위기가 어느 정도 작용하였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거기에 더해 기밀+북한과의 관계 문제로 함부로 단정짓지 못할 문제일 것으로 생각하고 그리 중요하지 않게 넘어갔는데........ 좀 열받더군요.

원래 관료화된 조직 자체가 예측 범위를 벗어난 돌발사태에 잘  대응하지 못하는 건 이해를 합니다.(그리고 예측이 가능한 일은 효율적으로 처리가 가능하죠.) 그리고 그로 인해서 상하관계를 중요시하고 직결보고를 금기시하는 조직 분위기 때문에 보고가 늦어졌다는 것도 어느 정도 참작해줄 수 있는 이야기죠.(그리고 그런 식으로 책임소재 올리다가, 결국 책임은 제가 지지만 이건 현장에 있던 애들이 잘못한 겁니다.....로 훈훈하게 마무리짓는 것 역시 X같습니다만 납득이야 합니다. 뼛속까지 관료주의적인 조직이니 그럴 만도 하고.)

그런데 말이죠....... 자기 보신을 생각해서 보고체계에 목숨 건 끝에 보고가 지연된 것도 아니고. 자기 보신을 생각해서 보고체계에 목숨 건 데 더해서 아예 허위보고에 직무까지 해태했다는 건.......

그냥 끓는군요. 저도 뭐 잘났다고 푸념할 입장은 아닙니다만.

Ps.

어찌보면 우리 사회가 일본의 열화카피화되는 것 같습니다.

일본이 겪었던 걸 20~30년 뒤에 열화카피판으로 겪는 것 같아요.

(다시 한 번 10유요마루 호 사건 당시의 촌극이 생각납니다.)

Ps2. 이 글을 하늘소 2님께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http://tomaxi.egloos.com/5288944

http://tomaxi.egloos.com/5289606

저보다 훨씬 친절하시고, 코드에도 맞는 분이실 겁니다.

(맥시 님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저와는 성향도 정반대로 다르지만. 간만에 그 분 시각에 동감하고 있습니다.)

Ps3.

유족들에게 사기치려던 남자가 경찰에 신고되어 수사 들어갔다네요. 그렇게 격앙된 모습 보이며 함장에게 '너만 왜 살아왔냐' 운운했을 때부터 예상했긴 했는데.......

사람들은 엎어진 사람을 보면 머리를 짖밟고 호주머니의 돈을 털어버리죠. 지하철 벽이나 아파트 현관에서 찾을 수 있는 진리의 예언중 하나입니다.

Ps4. 어쨌거나 7월 발표가 기다려지는군요.(그 때는 단기 알바로 어딘가에서 둥둥 떠서 괴굉거리고 있겠지만. orz)


Comment ' 6

  • 작성자
    Lv.55 하늘의색
    작성일
    10.06.12 01:23
    No. 1

    ps3. ? 유족에게 사기? 궁금한데 링크좀 알려주실주 없나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하늘소ii
    작성일
    10.06.12 01:24
    No. 2

    어느분이 그러시드군요. 지가 믿고 싶은걸 믿는것뿐이라고.
    저 블로그 봐도 자신의 가설뿐이군요. 저 사람의 성향이 어떠하든 사건에 대한 정보에 제 상식으로판단할뿐이죠. 저 블로그에서 말한 논거는 다어뢰폭발을 부정하는 증거가 됩니다. 실험이라고 한것도 실험의 기초도 모르는 사람들이 한것같구요.
    지금 나온 정보론 정부주장에 개소리라고 밖에 말 못하겠군요.
    그리고 정치적인 사건엔 정보를 신뢰하지 마세요. 대중에 공개 되었을 경우엔 몇차례 필터링을 한후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리하자면, 어뢰 폭발은 아니다가 제 주장입니다. 님 주장은 어뢰폭발이 맞다겠죠? 여기에 음모론이니 조작론이니 이딴 소리는 안하길 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하늘소ii
    작성일
    10.06.12 01:31
    No. 3

    마지막..ㅡㅡ,
    어뢰폭발이 제한된 방향만으로 검도고수처럼 물체를 자를 수 있느냐 없느냐가 관건이겠군요. 전 아직은 불가능하다는게 제 판단이고, 님은 가능하다고 그리고 현실화 시켰다고 주장하시는거죠.
    이건 서로 싸울 필요가 없는겁니다. 앞에 명시했다 시피 믿고 싶은걸 믿으면 그만이니까요. 나중에 납득할만한 것들이 제시 된다면 사과글 올리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688잠수함
    작성일
    10.06.12 02:01
    No. 4

    하늘의색님/
    생존자를 사칭해서 유족에게 전화로 금품을 요구한 남자가 있었다고 합니다. 실제 생존 장병과의 통화로 드러났는데. 지금은 수사중이라는듯.

    하늘소2님/
    그에 대해서는..........한 7월 중순에 발표 끝나고 시간 날 때 다시 설명해드릴 기회가 있겠죠. 그 때도 납득할만한 것들이 제시되지 않는다고 말하신다면 그저 무의미할 뿐이겠습니다만.

    각설하고........
    지금 걱정되는 건, 밤바다 위 별님들께서 너무나 보신을 위해 움직였다는 겁니다. 관료화된 조직의 구성원들이 보신을 목적으로 행동한다면 그 결과는 걷잡을 수 없게 되죠.(조직 자체는 별 일 없는 한 계속 효율적으로 돌아가겠지만. 간부들의 보신과 이익을 위해서만 효율적으로 돌아갈 테니.) 이래서야......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좌-우 단체들의 행보도 걱정되고 말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3 아트로
    작성일
    10.06.12 07:55
    No. 5

    생각하는 바가 다르니 의견이 평행선을 달리는 군요.
    저 역시 천안함 사건에 대해 688잠수함님의 의견과 다른 면이 많지만, 그래도 688잠수함님의 글을 읽다 보면 군에 관련된 지식이 대단하다는 걸 느끼는 바입니다. 평소 그쪽 분야에 관심이 많으시거나 직업적으로 관련이 있지 않나 조심스레 추측해 보네요.

    각설하고,
    해군과 관료화에 대한 이야기는 상당히 인상 깊네요. 육군하고는 보고 체계가 좀 다른가 싶습니다.
    음~~~ 근데, 제가 군에 있을 때 아침에 지휘관 상황보고나 독수리 훈련, 을지훈련 등의 훈련 상황시를 보면 지휘 보고 체계가 해군에만 국한되지 않는 것 같아서요.(해군만의 방식이라기 보다는 해안초소가 육군에 포함돼서일까 싶습니다만) 아침마다 해안초소 및 레이다병들의 상황보고가 해안대대, 연대 그리고 사단을 거쳐 지휘 상황실로 올라오거든요. 훈련시에는 비상핫라인으로 더 상황보고가 긴박하게 이루어졌구요. 이번 천안함 사건 역시 해군의 보고 방향과는 달리 해안초소에서 사건을 인식한 순간 육군의 보고 체계 방식으로 곧바로 예하 연대를 거쳐 사단, 군단을 통해 육본까지 전달 되었을거라 여깁니다. 즉, 해군의 보고와는 별도로 육군의 보고도 이루어졌을 텐데 상황이 이렇게까지 진행되었다는 것에는 근본적으로 뭔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아니 쓰다 보니 얘기가 엉뚱한 데로 빠졌는데, 신형함의 부족으로 관료화되는 것이라면 해결책은 뻔하네요. 해군의 파이를 키우면 된다는 것. 문제는 파이를 키울려면 얼마만큼의 예산을 투입할 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말입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육군이 해군이나 공군에 비해 너무 비대하다는 것 주지의 사실입니다. 그래서 마음 같아선 육군의 수를 줄이고(대신 정예화하고) 해군과 공군력을 확~키웠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이제껏 육군 위주로 군을 키웠으니 예산 편성시 해군과 공군력 위주로 하면 우리나라 삼군의 균형이 잘 이루어질 것 같은데...그럼, 해군의 관료화도 어느정도 해소될 수도 있을 것 같구요...문제는 육군의 양보와 앞서 말한 예산...즉, 돈이 문제지만요.

    흠~~ 그래도 언제까지 육군 위주의 군 운영을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얼릉 해군도 키우고 그래서 688잠수함님이 얘기하신 관료화 문제고 해결하고 더불어 공군도 키워서 막강 군을 만들었으면 하네요.
    그런 의미에서 군대에 예산을 좀 더 투입했으면 합니다. 주위에 다른 나라들은 군비 확충에 열을 올리는 데 우리 나라는 너무 느슨한 것 같아서요. 좀 더 군 정예화와 첨단화에 신경 썼으면 좋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688잠수함
    작성일
    10.06.12 13:46
    No. 6

    아트로님/우리 군의 조직문화 자체가 지독하게 관료화되어 있죠, 그걸 쇄신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엄청난 인사 적체일 뿐.......

    파이 늘리는 건 반대입니다. 기명사미 할배 이후 대양해군의 정의와 작전범위조차 확정하지 못한 채 무작정 전투함 건조해대기에 열을 올렸던 꼬라지가 재현되는 것밖에는 안 되니까요.

    진정으로 필요한 건 조직 자체의 쇄신입니다.(당연히 엄청난 반발을 겪겠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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