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이야기를 여기서 직접적으로 다시 하긴 싫었는데. -ㅅ-;;
더군다나 좋은 소리나 숨겨진 비화도 아니고 주절주절 헛소리....
(정치 관련 푸념입니다만. 토론할 것도 아니니 뭐.)
1.
해군의 인사적체는, 어찌보면 전군에서 가장 심각할 겁니다.
사관학교 순혈주의가 강한 국군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해사 출신자들도 장기복무자 중 겨우 60%정도만이 중령으로 진급하고, NROTC의 경우 사태가 더 심각해서 기수를 평가할 때 한 기수에 몇 명이 소령으로 진급했느냐를 따집니다.(애초에 장기복무 자체가 힘든 편이지만.... 10명 이상 진급했다면 전설적인 기수요, 최다 소령 진급자를 배출한 기수는 선배들과 후배들에게 두고두고 자랑거리로 회자됩니다.)
이러한 인사적체가 발생하는 것은, 해군이라는 조직 자체가 함정을 기반으로 한 조직이라는 점에서 기인합니다. 신형함이 건조되고 함대 규모가 증강되지 않는 이상. 별자리도 말똥자리도 늘지 않죠.
(그래서 대양해군의 작전 목표에 대해 알프레드 마한 레벨의 정의만 늘어놓은 체 쇼핑하듯이 전투함 전력 확충에만 목매달았었던 것엔 그러한 요인도 상당부분 작용한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 덕분에 정작 대양 작전을 위한 지원함 전력은 안드로메다로 관광유람보냈죠.)
2.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문제를 가진 조직은 빠르게 관료화됩니다.
심각하게 사람들이 쌓여 있을 경우, 사소한 책임 소재만으로도 언제 자신의 목이 날아갈 지 모르니까요.(명언: 필사즉생-위에서 지시 내려오지 않은 이상 뭘 하든지 기록해라. 그리고 보고해라. 그럼 최소한 책임은 피한다.)
그래서 새파랗게 경험도 없는 막 부임한 중쏘가리가 자기 안 거치고 직결보고했다고-그게 사소한 일이건 중대한 일이건-나이든 상사 불러내서 깨는 모습까지 보게 되죠. (애초에 부사관들이 조타와 항해와 기관까지 엔간한 실무는 다 담당하다보니. 다이아 레벨까지는 서로 은근히 대립각이 형성된다는 탓도 큽니다만. 이 역시 관료화;;;)
그러다 보면 해상자위대에서 벌어진 것처럼, 그냥 바로 보고하면 될 게 수없이 많은 지휘계통을 거치고 거치며 올라간 탓에. 최고 지휘관은 보고를 받기 전에 언론 보도를 보고 사태를 파악하게 되는 황당한 사태가 종종 벌어지게 되죠.
3.
애초에 사고 원인도 예측하지 못하고 버벅거릴 때부터, 그런 경직된 분위기가 어느 정도 작용하였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거기에 더해 기밀+북한과의 관계 문제로 함부로 단정짓지 못할 문제일 것으로 생각하고 그리 중요하지 않게 넘어갔는데........ 좀 열받더군요.
원래 관료화된 조직 자체가 예측 범위를 벗어난 돌발사태에 잘 대응하지 못하는 건 이해를 합니다.(그리고 예측이 가능한 일은 효율적으로 처리가 가능하죠.) 그리고 그로 인해서 상하관계를 중요시하고 직결보고를 금기시하는 조직 분위기 때문에 보고가 늦어졌다는 것도 어느 정도 참작해줄 수 있는 이야기죠.(그리고 그런 식으로 책임소재 올리다가, 결국 책임은 제가 지지만 이건 현장에 있던 애들이 잘못한 겁니다.....로 훈훈하게 마무리짓는 것 역시 X같습니다만 납득이야 합니다. 뼛속까지 관료주의적인 조직이니 그럴 만도 하고.)
그런데 말이죠....... 자기 보신을 생각해서 보고체계에 목숨 건 끝에 보고가 지연된 것도 아니고. 자기 보신을 생각해서 보고체계에 목숨 건 데 더해서 아예 허위보고에 직무까지 해태했다는 건.......
그냥 끓는군요. 저도 뭐 잘났다고 푸념할 입장은 아닙니다만.
Ps.
어찌보면 우리 사회가 일본의 열화카피화되는 것 같습니다.
일본이 겪었던 걸 20~30년 뒤에 열화카피판으로 겪는 것 같아요.
(다시 한 번 10유요마루 호 사건 당시의 촌극이 생각납니다.)
Ps2. 이 글을 하늘소 2님께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http://tomaxi.egloos.com/5288944
http://tomaxi.egloos.com/5289606
저보다 훨씬 친절하시고, 코드에도 맞는 분이실 겁니다.
(맥시 님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저와는 성향도 정반대로 다르지만. 간만에 그 분 시각에 동감하고 있습니다.)
Ps3.
유족들에게 사기치려던 남자가 경찰에 신고되어 수사 들어갔다네요. 그렇게 격앙된 모습 보이며 함장에게 '너만 왜 살아왔냐' 운운했을 때부터 예상했긴 했는데.......
사람들은 엎어진 사람을 보면 머리를 짖밟고 호주머니의 돈을 털어버리죠. 지하철 벽이나 아파트 현관에서 찾을 수 있는 진리의 예언중 하나입니다.
Ps4. 어쨌거나 7월 발표가 기다려지는군요.(그 때는 단기 알바로 어딘가에서 둥둥 떠서 괴굉거리고 있겠지만.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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