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담란을 보다보면 대여점 주독자층이 10대라 쉽고 간단하고 유치한 글들이 주를 이룬다는 어조의 글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옛날이면 모를까 요새 주 독자층이 정말 10대일까... 싶네요.
대여점업주 사이트 가보면 업주들이 각각의 책마다 고객들의 반응에 대해 적는데 그때 고객들의 예시로 드는거 보면 전부 30~40대입니다. 20대도 드물고 10대는 아예 없죠.
업주 사이트가 대여점 전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글쎄요, 분명 의미가 있긴 하겠죠.
저같은 경우 대여점이 멀고, 대여점 갈 시간도 없다보니 정말 한두달에 한 번 갈까 말까지만 가보면 소설 코너에는 언제나 어른들밖에 없습니다. 낮에가든 밤에가든 애들은 소설 코너 자체를 안 가요.
가끔 길가다가 버스나 지하철에서 장르 소설 보는 사람봐도 죄다 30~40대 중장년층이고요.
이번에 시드 노벨 편집진들의 인터뷰를 봤는데 이런 구절이 있더군요
-기억에 의존해 적은 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힘든 하루 일과를 끝마치고 집에와서 책을 봤는데 너무 즐겁고 좋았더라-라는 편지를 받은 적이 있다. 독자들은 쉬기 위해 책을 보는 거다. 쉬기 위해 꺼내든 책에서조차 머리를 싸메고 고민하고 싶지 않은 거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장르 소설의 전개가 간단간단해지고, 복잡한 복선 대신 바로 눈앞에 보이는 이야기 흐름을 택하고, 대리만족의 극의를 추구하고, 주인공 빼고는 전부 다 바보 멍청이가 되는 것도...
딱히 독자가 어려서라기 보다는 그냥 현 독자층이 그걸 원해서겠죠.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도 힘든데 책에서까지 골머리를 썩기는 싫으니까요.
요새 오로지 대리만족만을 추구하는 현대물들이 잘 나가는 것도 그래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덧1) 딱히 독자가 잘못이네 쓴 작자들이 잘못이네 출판사가 잘못이네 그런게 아니라... 대여점 독자층이 어려서 글 내용이 쉬워지는 건 아닐거다...란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덧2) 이건 좀 딴소리지만... 요새 이야기가 많은 브라반트의 흑기사도, 죽어야 번다도 읽어보지 않았지만
소설의 개연성을 따짐에 있어 중요한건 그저 독자를 납득시킬 수 있는가인 것 같습니다.
콩으로 두부를 만든다고 해도 독자들이 납득을 못하면 그건 결국 개연성이 없는 거죠. 반대로 해가 서쪽에서 뜬다고 해도 독자들이 수긍하게 만들면 그건 개연성이 있는 겁니다.
두 작품 모두 읽어보지도 않은 제가 이러는 것도 우습지만, 저렇게까지 의견이 갈리는 건 독자의 연륜이 부족하고 뭐고 그런 문제가 아니라, 그저 독자를 수긍하게 만드는 설득력이 부족해서가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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