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는 제목으로 쓰던 엄청난 양의 글이(3천자?) 컴터가 멈추는 바람에 날아갔습니다. 참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비참한 이야기들이었거든요.
그냥 공익이나 5급 제 2 국민역을 안좋게 바라보시는 분들께 당부하겠습니다.
아니, 한 마디만 하겠습니다. 적어도 제2국민역보다 군대가 낫습니다.
(제2국민역은 흔히들 말하는 면제를 말합니다. 공익근무요원은 4급일겁니다.)
수정합니다. 전 언제나 저를 신의 아들이라고 소개합니다. 흔히들 군면제라고 말하는 5급이라고 소개하고싶지가 않기때문입니다.
고3때 크론이라는 병을 알게되었습니다. 크론병 환자들은 말기환자가 아니면 외관상 일반인과 똑같습니다.
하지만 내면은 다릅니다. 일단 크론병에 대한 약간의 첨부를 합니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어느 부위에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이다. 궤양성 대장염과 달리 염증이 장의 모든 층을 침범하며, 병적인 변화가 분포하는 양상이 연속적이지 않고 드문드문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대장과 소장이 연결되는 부위인 회맹부에 질환이 발행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며 그 다음으로 대장, 회장 말단부, 소장 등에서 흔히 발생한다. 병적인 변화가 회장과 맹장에 같이 나타나는 경우가 40~60%로 가장 흔하고, 소장에만 염증이 생기는 경우가 30%, 대장에만 발병하는 경우가 10~25%를 차지한다.
문피아에서 장염 아프다는 글을 몇 번 본적이 있습니다. 장염 그거? 달고 삽니다. 저 같은 경우 가을,봄, 겨울엔 밖에 10분 이상을 못 있습니다. 춥지는 않더라도 배가 아프거든요.
혹시 100kg에서 74kg까지 빠지는 데 시간이 얼마나 필요한 지 아십니까? 저 같은 경우 한 달 약간 안 걸린 것 같습니다. 한 주에 약8kg 빠지는 걸 본 적도 있습니다.
혹시 화장실 가기가 무서워본적 있으신가요? 치질 말고요. (치질도 많이 겪어봤습니다.)
혹시 화장실 갈때마다 무서워서 비상연락을 위해 핸드폰을 가져가본 적 있으신가요? 전 몸이 안좋을 때 비상연락을 위해 동생에게 발신기록을 남기고 휴대폰을 화장실에 가져갔었습니다.
혹시 혈변이 뭔지 아시나요? 저에게 혈변은 일상이었고 다시 일상이 되려는 것 같습니다. 심할때는 항문에서 오줌처럼 분사되더군요. 재미있었습니다. 황당하거나 그런것도 없고 그저 재미있었습니다.
혹시 화장실에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셨나요? 전 변기를 끌어안고 사랑을 나눈 횟수가 얼마나 되는 지 모릅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열 손가락 셈할 수는 있겠네요.
혹시 여자들이 김밥 한 조각 먹고 배부르다고 하는 게 아직도 내숭으로 느껴지시나요? 그거 과식이에요. 김밥 한 조각이면 한 끼 다 먹은겁니다. (지금은 다행히 정상식단입니다.)
전 여자가 아니기에 생리통을 모릅니다. 하지만, 대충 어떠할 것이다라는 걸 알것 같고, 여성분들이 왜 그날 예민해지는 지도 알겠습니다.
전 장염이 직장부근에 주로 퍼져있습니다. 그래서 혈변도 일상이었고요. 게다가 '장염'이기에 당연히 염증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게 새어나옵니다. 당연히 냄새납니다. 예전엔 남들은 모를지라도 전 조금이라도 냄새가 맡아지면 극도로 까칠해졌었습니다. 지금은 워낙 신경을 안써서 주변에서 냄새가 난다고 말하죠. (엄마나 동생)
전 전혀 제가 부끄럽지 않습니다. 당연히 군대에 안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크론병 환우 중 군대에서 발생한 분들도 계십니다. 이게 30세 이전에 주로 발병하거든요. 그럼 환우들은 그냥 의가사인가? 아무튼 그거로 나오라고 합니다. 하지만, 한 분은 그렇게 증상도 심하지 않고 복무날짜도 얼마 안남아서 끝까지 버텨 전역하셨습니다.
그리고, 다음부터 이러시더군요. '크론이면 군대 가지 마라. 진짜 엄청난 의무감에 못 갈 수 없다. 라는 생각이 아니라면 제발 가지마라.'
라고, 군대관련 질문글에 답하셨 던 것 같습니다. (정확하게 저 내용은 아니지만 부정적이셨습니다.)
전 군대를 안다녀왔습니다만 당당합니다. 하지만 저를 5급 제2국민역이라고 소개하기는 싫더군요. 그래서 이 글도 그렇고 전 항상 이렇게 소개합니다. "저 신의 아들이에요."
문피아 캠페인 다른 사람의 의견은 틀린 게 아닌 다른것입니다.
이 문구가 생각나서 그리고 전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기에, 군대 다녀와서 이력서에 '미필, 군필, 면제' 이 사항 중 과연 어디에 체크해야하는 지 난감한 저로서는 그 분들을 이해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이력서 항목 중 군대 '미필,군필,면제' 에서 군필과 면제를 한참이나 바라봐야 하는 이들의 심정을 아시나요?
군대를 안 간 게 아닌 못 간(갈 수는 있겠죠. 목숨을 건다면) 이들의 심정을 아시나요?
문피아에는 정상인만 있는 게 아닙니다. 저처럼 희귀난치성환우분들이 계실 수도 있고, 신체적 장애를 가진 분이 계실 수도 있고, 지적 장애를 가진분도 계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군대 못간 사실에 부끄러운 줄 알아야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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