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신작도 안 내고, 출간하기로 한 작품들을 자꾸 안 내시던 작가분이
요즘 몇십년된 전작을 연재하길래 그러려니 하고 있었습니다.
읽으면서 '그때 기준에선 정말 잘 쓴 글이네. 왜 요즘은 이렇게 좋은 작품은
안 쓰고 자꾸 다른 일만 벌릴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그걸 E북 연재로 돌린다고 하시더군요...
뭐, 본인 저작을 본인 마음대로 한다는데 별로 할말은 없습니다만,
두 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첫째.
나이때가 엇비슷한걸로 아는 다른 작가들도 아직 현역에서 새 작품 내면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데, 원로라는 이유로 작품 안 하면서 옛날 작품 우려먹기 하는건 좀
아니라는 생각. 다른 직업이면 모를까 소설작가로는 한창 때이건만.
둘째.
아무리 좋은 작품이어도 지금 이 시점에서 유료 연재한다면 몇이나 볼까?
물론 그 작품이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는 부분이 없는건 아니지만, 애초에
그 시대를 열어젖힌 작품 중 하나고 상당부분 해당 시기의 한계점에 갖혀있는 것도
사실. E-북으로 통째로 구매하는건 몰라도 연재작은 좀 아니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업계 사정이 워낙 안 좋고 어른의 사정이라는게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작가는 작품으로 독자와 만나고 있어야 인정을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작품을 조망하는 것도 독자가 직접 찾아가야 의미가 있는거지, 토씨
하나 안 바뀐 - 잘해야 맞춤법이나 바뀌었을 - 오래된 작품을 다시 내놓는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고, 현실적으로 작가분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도 의문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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