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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90 부정
작성
13.10.09 15:36
조회
1,338

1. 서론

  판타지 세상엔 절대강자라는 존재가 있다. 서양의 유명 세계관인 D&D의 마법사도 시간을 멈출 수 있는 능력이 있고, 한국의 수많은 판타지에선 손짓 한 번에 수십, 수백명이 반토막이 되어 죽어간다.

  그렇다면 내가 판타지 세상의 절대 강자라고 가정했을 때 나는 사회에 어떤 존재가 될 것인가 한 번 상상해보도록 하자.

 

2. 시대배경

  배경은 흔히 볼 수 있는 철을 다를 수 있는 문명 수준이다. 화약무기는 발달되지 않았으며 제법 높은 수준의 열처리 기술을 갖고 있다. 활자기술이 없어 손으로 써야 해 책이 귀하다. 몬스터의 존재로 인해 농업생산력이 좋은 편은 아니다. 즉, 그리 발달 되지 않은, 그리 안정적이지 않은 사회라는 것이다.

 

3. 절대자의 강함의 기준

  절대자의 무력은 어느 정도 될까? 작품마다 설정이 다르지만 흔히 말하는 소드마스터와 9서클 대마법사라고 가정하자. 세계관이 잘 짜여진 서양 판타지나 그것을 기반으로한 국내 판타지는 논외로 친다. 이미 그 쪽은 제법 논의가 되고 있을 터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생각보다 무력이 강한 국내 판타지의 절대자들은 무력이 어느 정도일까?

  작품들을 보면 이런 절대자들이 국가의 무력에 미치는 영향이 무척이나 크다고 나온다. 거의 전략무기급 수준이다. 절대자의 존재가 전투의 승패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과장을 좀 보태면 조총을 든 왜놈들 사이에 뛰어든 전차를 보는 것 같다. 최소한 영지전 정도는 혼자 감당할 수 있어보인다.

 

4. 그곳 인간들의 생각하는 방법.

  작품이 표현한 판타지 세상이라고 해서 특별히 인간들이 다르게 생각하진 않는다. 현대의 인간을 보는 듯 나쁜 사람, 좋은 사람, 기회주의적인 사람 모두 있다. 심지어 신이 존재하고 그 기적을 증거로 보여주는 세상임에도 부패한 성직자가 있으며 도덕은 바로 서지 않았다. 즉 인간은 욕심이 많고 그것을 충분히 저지를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5. 절대자가 사회에 끼칠 영향.

  위의 조건을 따져봤을 때 판타지 소설은 큰 모순을 갖게 되지 않나 싶다. 바로 대부분의 소설이 봉건제와 장자 우선 상속을 표방하고 있다는 것이다. 왕이 존재하고 영지을 가진 영주가 있는. 이 체제는 생각보다 틀이 잘 짜여 있어 기사는 충성심을 갖고 주인을 보필한다. 특히나 왕의 오른팔 역할을 하는 소드마스터 공작 캐릭터는 약방의 감초다.

  이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인간이 사회적 제도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하나는 인간의 능력이 개인차가 있다고는 하지만 크게 보면 고만고만하다는 것이며, 사회적 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인간이라는 종이 생존하는데 큰 이점을 준다는 것이다.

  그런데 절대자의 무력은 인간이라는 종을 뛰어넘을 정도다. 사회적 제도가 어떻든 마음먹은 대로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왕이니 영주니 하는 계급이 무의미하다는 말이다. 절대자는 사회 시스템을 고려할 이유가 없다. 그냥 다 죽이고 왕위에 오르면 된다. 절대자의 아들이라고 다를 것 없다. 절대자라는 우산이 치워지게 되면 다른 절대자의 손에 죽음을 맞을 수밖에 없다. 즉 온전한 힘의 논리를 따르지 않을까 싶다.

  집단은 절대자를 중심으로 이뤄지게 될 것이다. 이는 조직폭력배가 일정한 구역을 기반으로 삼고 폭력을 통해 영향력을 키워나가는 것과 비슷하다. 역량 만큼의 구역을 차지할 것이고 나머지 자리는 다른 힘 있는 사람에 의해 지배될 것이다. 부자상속은 없어질 것이고 능력있는 사람이 능력만큼의 힘을 갖게 될 것이다. 권력이나 금력은 의미 없다. 무력이 그 모든 것을 무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힘이 있는 일부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는 것이기에 생각보다 무리가 차지하는 영역은 크지 않을 것이다. 땅을 넓게 가져도 지킬 수가 없다. 절대자의 게릴라전에 모든 것이 무너질 것이기 때문이다. 국경수비대의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들이 하는 일은 몬스터를 막아내는 정도일 뿐이다.

 

6. 결론.

 

  위의 것들을 종합해본 결과 절대 강자가 존재한다면 국가라는 개념은 없어지고, 원시의 씨족 사회처럼 그런 식의 무리가 형성되지 않을까 싶다. 현재의 도덕관과는 다른 관념이 있을 것이다. 무력이라는 가시적이고 단순한 목표가 있기에 문명은 발달되지 않고 어느 정도 선에서 정체될 지도 모른다. 눈앞에 있는 마법이라는 희대의 기적을 버려두고 잘 알지도 못하는 상상 속의 기술에 목매달긴 어려운 일이니까. 발전이 있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계기가 없다면 무척이나 더딜 것이다. 수천년이 지나도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판타지속의 배경설정은 어찌보면 타당한 것일지도 모른다.

  계급은 남아있어도 신분계층이란 것은 없어질 것이다. 절대자의 자식이라고 해서 절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니까. 존재의 고귀함은 혈통이 아닌 보여줄 수 있는 무력으로 밖에 증명하지 못할 것이다.

  물론 세상을 돌아가게 하는 메카니즘은 무척이나 복잡한 것이어서 몇가지 설정에 의해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Comment ' 15

  • 작성자
    Lv.18 터베
    작성일
    13.10.09 15:45
    No. 1

    전투의 승패에 관여하는 정도는 전술적인 단위가 아닌가 합니다만,

    신분 계층 자체는 있을거라 봅니다. 아무리 절대자가 강하다 하더라도 열손이 필요한 일에는 한손의 역활밖에 못할테니 보조해주거나 알아서 목숨챙길 전사계층등은 있겠죠. 절대자가 모든것을 관리할게 아니라면 신분의 차(무력의 차이든 능력의 차이든)이 생기겠고 계급이 생기지 않을까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0 부정
    작성일
    13.10.09 15:48
    No. 2

    제가 표현하고 싶은 것은 계급은 생기지만 그것이 혈연으로 이어지는 귀족층은 생기지 않을 것 같다는 것입니다. 일종의 간부나 직속수하 개념이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7 서래귀검
    작성일
    13.10.09 15:54
    No. 3

    무림이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0 부정
    작성일
    13.10.09 15:57
    No. 4

    저도 쓰면서 사파만 모아놨네. 이랬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양산
    작성일
    13.10.09 15:56
    No. 5

    그런 비슷한 소설을 보았던 것 같은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메앓
    작성일
    13.10.09 16:03
    No. 6

    뭐, 판타지니까 가능한 이야기겠죠.
    현실에서 나라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건 여자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경국지색이란 말도 있잖아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유니셀프
    작성일
    13.10.09 17:25
    No. 7

    혼자서는 자급자족이 불가능하지 않나요? 오히려 절대자를 중심으로 통일이 되어 하나의 국가가 되는 경우는 있더라도 국가라는 개념 자체가 없어진다고 보긴 힘들것 같네요. 뭐 미쳐서 날뛴다면 문명의 쇠퇴와 더불어 부족사회로 돌아갈지도 모르겠지만..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0 부정
    작성일
    13.10.09 17:46
    No. 8

    그렇기에 거점이 필요하죠. 마을 단위 정도는 되지않을까 싶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페르딕스
    작성일
    13.10.09 17:36
    No. 9

    전의 글부터 잘 보고 있습니다.
    작가분들이 한번쯤은 심도 있게 생각해 볼만한 주제를 올려주시는 것에 감사드립니다.
    판타지소설을 쓰는 이상 모순은 어쩔수 없지만, 그 모순이 당연한 거라고 당당히 뭐가 문제냐고 하는 사람들은 정말 보기 싫었죠.
    모순을 없애려고 재밌는 주제를 작가님이 포기할 필요는 없지만, 이런 시스템적인 문제, 자신의 설정이 그 세계 설정과의 연관성이 전혀 매치가 되지 않는다면, 정말 문제가 있지 않는가하고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0 부정
    작성일
    13.10.09 17:47
    No. 10

    많은 사람들의 상상이 모여서 좀 더 그럴 듯한 세계관이 만들어진다면 그거 나름대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페르딕스
    작성일
    13.10.09 18:11
    No. 11

    제가 원하는게 바로 그런 것이었습니다.
    작가님들이 작품이 나올수록 괜찮은 설정이 모야 한국형 판타지 세계가 치밀하고 깊이 있는 세계가 되리란 기대를 했었습니다만, 하향평준화로 가는데에 정말 실망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0 부정
    작성일
    13.10.09 18:12
    No. 12

    그래서 가끔은 쓰는 사람들이 모여 무협이나 판타지에 대한 공통적인 세계관을 적립하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설정 차용이 빈번한데 이게 저작권 문제도 있고 영 좋지 않긴 한 것 같거든요. 그러니 아예 오픈해서 누구나 쓸 수 있고 누구나 그럴듯하게 고개를 끄덕일 법한 세상을 같이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일은 없겠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0 시다바리
    작성일
    13.10.09 19:40
    No. 13

    저런 권력자들도 바보는 아니니깐 최소한 자기들 권력을 유지할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겁니다.예를 들면 재능있는 고아들을 세뇌시켜서 왕에게만 충성하는 기사단을 만든다든지 아니면 각가문의 후계자들을 강제적으로 초인에 이를수 있는 방법을 만든다든지 여튼 자기들 권력을 지킬수 있는 비전을 만든 왕실이나 가문들은 살아남는거고 아니면 몰락하겠죠.뭐 권력유지수단을 아무도 못만든다면야 부족사회에서 벗어나진 못할거같긴한데 근데 인간이 가진욕망으로봐선 무슨수를 써서라도 권력을 유지할수 있는 방법을 만들거 같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4 정재훈
    작성일
    13.10.09 20:04
    No. 14

    디오라는 소설에서 능력들을 각성하면서 위에 가정한 것과 유사한 상황이 나타납니다. 작중 준신으로 각성한 캐릭은 현대국가에 큰 타격을 주고 국권이상의 위치에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이상 기존 양상에 좀 더 예외가 있는 것과 같은 양상이 보이고 저도 그러하다고 봅니다. 플라톤이 말한 철인이 아닌 마음이 있고, 편파적인 시야, 애정이 있는 이상 능력만의 세상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속된말로 100점짜리 인재와 50점짜리 아들에서 선택을 하라면 아들을 선택하겠지요. 그리고 인재가 아들을 앞서지 못하도록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것입니다. 이것이 시장자본주의에서 말하는 자유경쟁이 불가능하고 효율적인 자원분배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상황이더라도 인간은 인간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페르딕스
    작성일
    13.10.09 21:42
    No. 15

    정재훈님과 시다바리님이 말씀하신 시스템이 유지될수 있는 이유가 소설상에 따로 나오던가 하면 말씀하신대로 겠지만, 웬만한 소설에선 털끝만큼도 안보인다는게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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