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고등학생이었을 때 저희 학교는 아직 중국어 선택과목이 들어오기 전이었어요.
선택할 수 있는 제2외국어는 일본어, 프랑스어, 독일어 세 개였는데
대세가 일본어여서 (문과반 13개 중 10개가 일본어, 이과반 3개 중 2개가 일본어)
일본어를 선택했지요.
어릴 때 서예를 좀 오래 배워서 한문을 잘 알기도 했고, 일본은 좋든 싫든 이웃나라니까 쓸모가 많을 것 같았거든요. 중국어가 있었으면 중국어를 했겠지만...
여하튼 이왕 배운 거 써 먹자는 생각으로 학부 때도 나름 꾸준히 공부를 해 나갔습니다.
그리고 대학원을 입학하던 때에도 게이오에서 이중 학위를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장학금 지원이라 그걸 지원해 볼 생각이 있었거든요. 2학기에 신청하는 거라 내년에 신청해야지, 하고 있었는데,
그 내년(지원하려던 해)이 바로 2011년(동북대지진). ㅎㄷㄷㄷㄷ
지원은 4월 지진은 3월... 하늘의 도우심인가. =_=
아무튼, 일본어가 메리트가 없어진단 얘기는 사실 10년 전부터 있었지만
재해 이후(사실 쯔나미보다 원전 때문이지만) 점점 더 메리트가 없어지는 것 같아요.
일본에서 취업했던 친구가 폭풍 귀국하는 마당에...
학부 때 제가 나온 고등학교 후배를 과외한 적이 있는데
자기 학년은 문과반 12반 중 중국어 반이 아홉 반이라고 하더군요. (제가 졸업한 이듬해에 중국어 선택 도입 ;ㅅ;) 일본어를 선택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일본 유학은커녕 일본 여행도 갈 일이 없을 것 같은데(가는 분들도 많지만 저는 안 갈 듯...) 배운 일어가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보다 이제 진짜 중국어를 배워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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