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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5.05.04 07:15
조회
948

허재의 카리스마, 최강 삼성을 부수다

 

[명승부 역사 속으로⑦] 2000~2001시즌 <삼보 vs 삼성>

 

허재 감독(환한 표정) 복사.jpg

@전주 KCC

 

아무도 예상치 못한 2000~2001시즌 1라운드 최고 이변이었다. 누가 삼보(현 동부)가 6연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던 최강 전력의 삼성에게 브레이크를 걸 것으로 상상이나 했으랴. 시즌 전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삼성은 뛰어난 외국인 선수는 물론 각 포지션별로 탄탄한 선수 구성을 완성한 팀이었다. 짜임새와 구성에서 타 팀과 격을 달리한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하지만 기적같은 이변은 일어났다. 가뜩이나 아쉬운 전력에 주전 외국인 센터 모리스 조던까지 부상으로 뛰지 못하는 악재를 맞은 삼보는 강인한 정신력과 투지를 바탕으로 대어 삼성을 잡아내는 데 성공한다. 허재를 중심으로 신기성-김승기로 이어지는 황금 가드진의 활약과 외국인 득점원 존 와센버그가 키포인트였는데, 막판 후보들을 대거 투입하는 여유 속에 107대 94로 여유있는 낙승을 거뒀다.

2000년 11월 18일 삼보 vs 삼성(원주 경기)

2000~2001시즌 삼성의 전력은 굉장히 강력했다. 막강한 주전들과 용병진 거기에 다른 팀으로 가면 주전 한 자리씩은 너끈히 꿰찰 탄탄한 기량의 식스맨 군단까지... 타 팀들과는 압도적으로 다른 힘의 우위를 뽐내며 시범 경기 포함 단 한차례의 패배도 허용하지 않는 퍼펙트 한 파워를 보여왔다.

주희정(38·180cm)과 강혁(39·187cm)이 이끌고 김희선(42·187㎝)이 뒤를 받치는 가드진과 주전 슈터 문경은(44․190cm)이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는 가운데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이규섭(38·198cm)까지 선발하며 물샐 틈 없는 토종 선수층을 구축했다.

거기에 해당 시즌 최우수 외국인 선수 아티머스 맥클래리(42·194cm)와 준수한 센터 무스타파 호프(43·201cm)가 버티는 골밑 파워는 철옹성이었다. 각 포지션 별로 탄탄하기 이를 데 없는 막강한 전력이 완성된 시즌이었다. 반면 지난 시즌에 비해 크게 나아진 것 없는 삼보는 설상가상으로 주전센터 모리스 조던(37·204cm)마저 부상으로 출장하지 못하며 큰 위기에 빠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삼보에는 '농구 천재' 허재(50·188cm)가 있었다. 비록 당시 농구 선수로서는 은퇴를 바라볼 36세의 고령이지만 특유의 승부욕은 여전했다. 체력적 문제로 꾸준한 활약은 쉽지 않았으나 마음 먹고 제대로 투지를 불사르면 어느 팀도 쉽사리 막아내기 힘들었다. 이날 역시 허재는 강한 팀을 맞아 이를 악물고 나왔고 공수에서 팀을 이끌며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허재는 이날 경기에서 2쿼터에만 17득점을 기록한 것을 비롯 무려 37득점(3점슛 5개)을 쏟아 부었다. 외곽과 골밑에서 전천후로 득점을 올린 것은 물론 특유의 개인기를 이용해 삼성으로부터 많은 파울을 유발시켰다.

삼보에는 신기성(40·180cm)이라는 국가 대표급 포인트가드가 있었다. 노련한 허재는 신기성과의 역할 중첩을 피한 채 외려 후배의 부족한 부분을 커버해주는 플레이로 톡톡한 팀 공헌도를 자랑했다. 신기성이 슛감이 좋을 때는 경기 조율 및 패스에 주력하며 자신이 1번 역할을 하고, 득점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득점에 가세하는 모습이었다.

당시의 신기성은 '총알탄 사나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매우 빠르고 3점슛마저 정교했지만 젊은 선수의 특성상 노련미는 부족했던지라 많은 부분에서 허재가 그 빈틈을 채워주곤 했다.

이날 유달리 컨디션이 좋았던 허재는 고득점을 올리면서도 빈 공간에 있는 동료들의 움직임을 잘 살폈고 그로인해 '백인 탱크'로 불리던 존 와센버그(36·192.6㎝)는 30득점이나 올릴 수 있었다. 골밑 근처에서 자리만 잡고 있으면 이른바 허재의 꿀패스가 계속해서 들어왔기 때문이다.

허재와 와센버그가 득점을 이끌자 슬럼프 기미를 보였던 나머지 주전 두 명마저 살아났다. 신기성은 한창 물이 오른 주희정을 상대로 한 수위의 기량을 과시하며 10득점을 올렸고 주전 3번 양경민(43·193㎝) 역시 15득점으로 컨디션을 재조정했다.

주전들이 펄펄 날자 식스맨들도 쏠쏠한 경기력을 보였다. 정경호(45·202㎝)는 평소 경기 시간의 곱절을 뛰며 골밑슛으로만 8점을 올렸다. 체격조건을 활용해 삼성 센터진과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벌이며 주전센터가 빠진 빈자리를 그럭저럭 메워줬다. 루키 박종덕(38·196㎝)과 연제석(38·193㎝)도 적재적소에서 수비와 허슬플레이를 펼치며 신인다운 근성을 과시했다.

그에 비해 삼성은 팀 내 공격의 핵 멕클레리(45득점, 3점슛 2개) 만이 이리저리 고군분투했을 뿐 외곽에서 공격을 이끌어야할 문경은이 양경민의 수비에 막히고 허재에게 농락당한 채 무득점을 기록하고 5반칙 퇴장 당하는 등 전체적으로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이규섭 정도만이 그럭저럭 평소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삼보의 107 대 94 여유 있는 승리였다.

- 문피아 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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