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집 근처 중학교로 토익을 보러갔다왔습니다.
별 생각 없이 시험 치고 나오는데
문득 [따돌림을 당할 때면] 이라는 게시물이 복도에 걸려는 걸 봤네요.
저도 어렸을 때 그런 일을 당했던 경험이 있었어서 뭔 내용을 써놨는지 궁금하더라구요.
그리고 ‘와 신기하다 이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찍어왔습니다.
맨 첫번째 항목이 [자신을 뒤돌아 보세요] 군요.
왕따로 고생하고 있는 아이한테 ‘니가 뭔가 문제가 있으니까 애들이 그러는거 아니냐?’라고 묻는 교사의 모습이 상상되는건 제가 삐뚤어져 있어서일까요?
뒤에 내용들도 비슷한 느낌입니다.
지금 주변 애들이 교과서를 숨기고, 뒤에서 욕을 하고, 때리고, 돈을 뺏고 있어도 [맞서서 싸우지 마세요], [시간이 가기를 기다리세요]라니... 그 무슨 세월호 침몰하는 소린가요. ‘가만히 있으라’?
대응책으로 이야기 하는 것도 참 뭐라고 말을 해야되나...
호의적인 친구를 찾아보라고 하는데, 애초에 그런게 쉽게 찾아지면 따돌림 당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거기다 중학교 교실이라는 폐쇄적인 환경에서 따돌림 당하고 있는 아이와 선뜻 친해지겠다고 나설만한 아이도 많지 않겠구요.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너무 힘들 땐] 상담하라니.
아니 물론, 학교와 또래집단이라는 특성상 하늘에서 교사가 내려와 모든 갈등을 해소시켜준다는게 불가능 하단건 압니다. 이래저래 복잡하고, 양상도 각각 다르고, 적합한 해결책도 다 다를테니까요. 자기 노력도 분명히 중요하긴 하죠.
그래도 고생하는 아이가 이 게시판을 봤을때 ‘걱정마라, 우리는 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문제 해결을 위해서 여러가지 도움을 줄 준비가 되어있다’라는 식의 뭔가 좀 희망과 용기를 줄만한 그런게 있어야 맞지 않을까요?
‘가급적 그냥 니가 잘 버텨봐라’는 정말 아니지 않나요?
음. 그리고 옆쪽에 비슷한 게 하나 더 있었네요.
왠지 학교가 왕따 피해자 학생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것 같습니다.
세세한 코멘트는 하지 않겠지만,
등교길을 바꿔보라느냐... 돈자랑 하지 말라느니...
학교에서 돈자랑 하는 애들도 있었나요?
가장 압권은 저거 같습니다. 여섯번째.
[만일 내가 싫어하거나 나를 험담하는 별명이 있다면 그것에 익숙해 지려고 노력하세요]
학생 여러분!
누가 당신을 son of Bxxxh 라고 부르면 그냥 ‘아 난 xxx of Bitch구나’ 하고 익숙해지세요!!
패드립을 먹어도 익숙해지면 됩니다!!!
어후... 자식 낳더라도 저런 학교에는 보내고 싶지가 않네요.
아, 난 애초에 여친도 없으니까 괜찮았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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